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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상승세 런닝맨의 조용한 진화 유재석의 집념이 만든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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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수다의 기록적인 열풍 속에서 솔직히 sbs '런닝맨'은 관심 밖이였습니다. 워낙 '나는가수다'와 '패밀리가 떴다시즌1'이 끝난 이후 오랫동안 동시간대 1위를 고수해온 kbs2 '남자의 자격'이 쟁쟁하였거든요. 유재석이라는 국민mc를 기용했음에도 그리 높지 않은 시청률과 화제도면에서도 경쟁 프로그램에 뒤지곤 하였습니다. 거기에다가 설상가상으로 요즘같은 시대에 치명적인 일부 제작진의 욕설까지. 그야말로 런닝맨은 사면초가 상태로 보여지는 듯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방송계는 그닥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이 런닝맨의 상승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입니다. 더군다나 런닝맨은 오히려 제작진의 욕설논란, 게스트 구하라의 반말 논란 등으로 상당한 비난을 받았음에도 더욱 잘나가는 모양새입니다. 작년 7월에 런칭한 이후 크게 주목받은 적도, 화제를 뿌린 적도 없으나, 서서히 인기몰이를 시작하여 조용히 일요 예능의 새 복병으로 자리잡은 런닝맨입니다. 

사실 런닝맨의 출발은 그리 상큼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도 '패밀리가 떴다1' 이후 다시 sbs 주말 예능에 돌아온 국민mc 유재석의 복귀로 어느정도 관심을 받긴 하였으나, 그 이후 런닝맨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그리 썩 호의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 당시 유재석에 대한 여론의 견제도 만만치 않았던터라 런닝맨을 단숨에 성공시키지 못한 이 국민mc의 역량이 이제 빛을 바랬다는 비이냥섞인 말들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 뒤 게스트로 출연하여 무궁무진한 예능감을 과시한 송지효가 고정멤버로 투입되고 프로그램 포맷 자체도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듯 싶었으나, 갑자기 들어닥친 '나는가수다' 열풍으로 런닝맨은 잠시 주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디에다가 새로 개설된 김연아의 '키스앤크라이' 때문에 '1박2일' 시간대에 옮겼다가 다시 런닝맨이 원 시간대로 복귀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이대로 유재석의 '런닝맨'이 무너지나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유재석은 어떠한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포기라는 말 대신 묵묵히 노를 저어가는 집념의 사나이였습니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서 그의 남다른 승부사적 기질을 여러번 보았듯이 그는 한번 일을 시작하면 자기가 먼저 '노우' 하는 일이 흔치 않았습니다. 카레이서때도 그랬고, 레슬링도 그랬고, 동계올림픽, 최근에 조정에서도 그의 남다른 열정과 집념은 계속되었습니다. 처음 잡아보는 노젓기를 보다 잘하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미사리 조정 경기장을 찾아가 연습의 연습을 거듭하고, 밥먹을 힘이 없어 손을 떨 정도로, 경기가 끝나고 난 이후에는 8분 내내 참았던 입안의 침이 줄줄 흘릴 정도로 그는 자기에게 주어진 모든 미션에서 결코 잔꾀를 부린 적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다소 쳐진 멤버들을 독려하면서 몸소 자기가 내려와 망설이는 멤버들의 손을 잡고 함께 정상에 올라가서 기쁨을 만끽하는 리더였습니다.(동계올림픽, 조정) 

 

 


어떻게보면 이 포기라는 단어를 모르고,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까지 다 끌고 올라가야 직성이 풀리는 유재석의삶이 참 피곤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물론 유재석이 힘들게 걸어가고 있는 길이 리더가 취해야할 정석임은 알고 있으나, 몸소 그걸 실천하는 리더는 그리 많지가 았습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다소 뒤쳐진 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아주고, 그들의 향상을 이끌어주기보다 잘하는 소수 몇 명만 챙겨주고 그 들만 이끌어가고자하는 모습이 대다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사 태도논란으로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지적받는 멤버들과, 예능 초보에, 남다른 배우병까지 걸려있는 연예인들까지 일일이 챙겨주고, 그들이 잘할 수 있도록 자기 스스로를 희생시키는 유재석의 남다른 배려가 더욱더 큰 주목을 받고 유독 젊은층에게 찬사를 받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리얼 예능의 교과서이자, 최강 브랜드로 구축한 '무한도전'도 처음 시작은 이렇게까지 잘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만 유재석을 필두로 한 멤버들의 성공 확률이 없어보이는 뻔한 도전에 대한 불타는 투지와 십시각각 기호가 변하는 젊은이의 트렌드에 부합하고자하는 프로그램의 변화가 오늘날 무한도전의 엄청난 성공을 이끌어낸 것이지요. 런닝맨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비록 초반 주춤하긴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심을 뛰어달리는 원 포맷을 그대로 고집하면서도 매회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고자하는 조용한 변화가 돋보이곤 합니다. 분명 런닝맨 제작진도 지난 1여년간 고민이 많았을 것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그 때문에 자신들이 힘겹게 쌓아왔던 입지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과연 자기네들의 원래 포맷을 유지해야하는 중대한 기로 앞에서 말이죠. 그러나 런닝맨은 획기적인 변화를 단행하기보다, 프로그램 이름처럼 묵묵히 달리면서 자기들만의 고유한 색깔을 잡는데 전력 질주를 해왔습니다. 



그 결과 런닝맨은 오디션 프로그램 사이에서 다소 독특한 리얼버라이어티로 입소문이 난 동시에, 미운오리새끼에서 이제는 회사 차원에서 나름 기대를 걸어볼만한 효자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런닝맨을 다시 정상의 궤도에 올려놓은 유재석의 위상은 다시 급격히 올라가게 됩니다. 그동안 런닝맨을 위해서 발에 쥐가 나도록 달린 보람이 헛되이 되지 않은 셈이죠. 다소 불가능한 일도, 오롯이 노력과 근성만으로 결국 해내고야마는 유재석의 남다른 열정과 집념이 놀라울 뿐입니다. 그런 승부사적 기질이 있었기에 매회 놀라운 기적을 보여주는 예능의 마법사로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과연 유재석과 런닝맨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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