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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승승장구 개념 국민 개그맨 최효종의 뼈있는 통쾌한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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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최효종이 무소속 (전 한나라당 소속) 강용석 의원에 의해 '집단모욕죄'로 고소 운운을 당한 직후 바로 녹화된 <승승장구>입니다.  또한 그 사건 이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최효종이 <승승장구>에서 고소 건과 관련한 심경을 밝힌다기에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갈 법도 합니다.  왜냐 최효종은 강용석 의원 덕분에 평소 <개그콘서트>를 즐겨보지 않았던 국민들조차 알게된 '국민 개그맨'이 되었거든요. 

어릴 때부터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개그맨의 꿈을 키워온 그는 재력가(?) 아버지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면서 자신의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합니다. 지난 11월 17일 고소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어머니가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는 기쁨에(?) 화면 캡처까지 하실 정도로(?) 아들의 개그를 전적으로 지지하는 부모님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개그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던 최효종도 결코 순탄한 승승장구를 펼치지는 못하였습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꿈에도 그리던 kbs 공채 개그맨으로 선발되긴 하였지만, 그가 청운의 꿈을 안고 야심차게 시작한 '행복전도사'는 첫회부터 주위 선배, 동료들의 싸늘한 시선을 받아야만했습니다. 그로서는 과연 자기가 개그에 소질이 있는가, 이 길이 맞는가 싶을 정도로 참담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허나 그의 재능을 알아본 PD의 조언으로 그는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었고, 지금은 <개그콘서트>의 에이스로 발돋움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세월부터 개그맨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고민해왔을 법한 최효종의 개그 철학은 바로 '뼈있는 개그' 였습니다. 사회에 대한 통찰이니 고민없는 개그는 재롱에 불과하다고 하였습니다. 이건 개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겠지요. 어떤 이들은 별생각없이 마냥 웃기는 몸개그를 더 좋아라하는 이가 있고, 또 반면에 최효종이 추구하는 개그처럼 웃으면서도 뭔가 씁쓸함을 지울 수 없는 '풍자 개그'를 더 선호하는 이도 있구요. 

 


그렇다고 최효종이 사회 개혁에 대한 투철한 신념이니 정치색이 뚜렷한 개그맨이기 때문에 일부로 '뼈있는 개그'만 추구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단지 지극히 평범한 상식을 가진 20대 청년일 뿐이요, 오로지 시청자들에게 건전한 웃음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희극인으로 남고 싶을 뿐입니다. 애초부터 웃음과 풍자를 원했기 때문에 일부로 국회의원에 대해서 다소 과장되게 진행한 개그를 펼쳤을 뿐입니다. 하지만 최효종이 지나친 과장 개그에 강용석 의원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최효종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받아들일 수 있는 '평범한' 풍자를 펼쳤을 뿐입니다. 지금보다 덜 민주적이고 억압적인 6공 시대에도 '우리 회장님' 김형곤이나 '네로25시'의 최양락이 고소를 당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집권층이 찬양하고 떠받드는 미국은 우리나라 <개그콘서트>는 감히 시도도 못할 정도로의 유명인의 풍자가 자연스럽게 행해지고 있습니다.

 


최효종이 유독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개그를 추구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개그를 통해 특정인을 조롱하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고 합니다. 국회의원 모두다가 최효종이 <사마귀 유치원>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집권 여당의 공천을 받고 선거철에만 시장 유세를 하고 국밥을 먹는 사람들이 아니듯이, 그의 개그 속 국회의원은 최효종이 개그를 위해 꾸민 가상의 인물입니다. 오히려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고소를 운운하는 것 그 자체가, "나는 진짜 그런 사람이다"라는 강한 인증만 남기는 꼴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고소' 이야기만 나와도, 특히 권력자에게 고소를 당했다면 벌벌 떨기 마련인데 오히려 최효종은 의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주위 사람들이 더 많은 걱정을 해주셔서 안 힘들면 안될 것 같다면서 농담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오히려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 강하게 하거나, 더 약하게 하는 일 없이 하던대로 계속 이어나겠다는 당당한 소신 발언을 펼쳐 눈길을 끌기도 하였습니다. 

 


다행히도 그 코미디 같은 고소 사건 이후 최효종과 별다른 인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그의 용기에 힘이 주겠다는 네티즌들도 많아졌습니다. 그들도 최효종이가 민주 투사가 아니라, 평범한 상식으로 웃음을 위해서만 사는 개그맨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화가 나는 것입니다. 최효종이 딱히 누구를 꼬집어 모욕을 준 것도 아니고,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면 '참으로 말도 안되는 이야기' 고 충분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최효종 아니 일수꾼의 눈에서 바라본 세상은 웬만한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체감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단지 최효종은 가장 개그에 충실하면서 어두운 현실과 기득권층의 부조리함과 모순이 정당화되는 세상에 상처받은 서민들의 마음을 위로했을 뿐입니다. 허나 최효종뿐만 아니라, 그가 <사마귀 유치원>에서 했던 말들보다 더 수위가 약한 현실 비판도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분명 "한번도 언론 탄압을 한 적이 없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적이 없다" 라고 하지만 자꾸만 몸을 움츠리게 되는 암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일 수록 침묵하고, 상식 밖의 부조리함에 순응하고 동의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빛이 나는 최효종을 그의 소원대로 일찌감치 '국민 개그맨'으로 만들어 준 강용석 의원입니다. 오히려 강용석 의원 덕분에 '최효종'이라는 꽤 괜찮은 개그맨의 진면목을 더 잘 알게 되었으니 고마워해야할지 화내야할지, 도대체 누가 국회의원이고 개그맨인지 분간도 잘 안될 정도입니다.

이제는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표가 국회의원이 아니라, 일개 개그맨으로 넘어간지 오래입니다. 대한민국 최고 학부의 법대를 나오고, 해외 유수 로스쿨을 나와 법을 빼곰히 알면서도 국가를 위해 사용하기보다 개그맨이나 고소하는데 시간을 낭비하는 국회의원보다 일요일 밤 지극히 상식 수준에서 현실을 풍자하는 젊은 개그맨이 우리 서민들에게는 더 필요한 존재로 부각되어가고 있는 씁쓸한 추세입니다. 

 


앞으로도 고소에 굴하지 않고 하던 대로만 개그맨으
로서의 직분에 충실히 살겠다는 최효종처럼, 정치인들도 최효종을 포함 국민의 쓴소리에 귀를 막으려고 하기 이전에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실한 삶을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 개그에 충실할 뿐인 개그맨의 농담에 찔리는 부분도 없고 구태어 시간내어 고소를 운운할 여유조차 없을 테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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