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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정글의 법칙. 김병만족이 아프리카 힘바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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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도 가장 용맹하기로 소문난 붉은 전사 힘바족이 흔쾌히 김병만족을 받아줄지 의문이었습니다. 문명 생활 자체를 거부하고 부족 본연의 생활을 이어나가는터라, 당연히 외부 세력을 경계하는 눈초리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으니 언제 그랬나는듯이 오래전부터 한 부족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처럼 화기애애 친해지는 놀라운 친화력을 선보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힘바족과 가장 잘 어울리는 김병만족은 성격 좋고, 잘 놀기로 소문난 류담과 예능돌 황광희입니다. 류담은 힘바족 여인들 사이에서 힘바의 연인 류담바로 통할 정도로 한류 스타 못지 않은 인기를 과시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추장님은 류담바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자기 뜻대로 미래 사위감으로 내정하시기도 하였고, 워낙 류담바에게 적극적으로 구애를 하는 여인들 덕분에 한국에 돌아가서 결혼도 못할 뻔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몸소 힘바 여인처럼 온 몸에 바르고 오카를 치장하고 애를 등에 엎는 등 힘바족 여인과 100%이상 동질감을 자아내어 카리스마 추장 할머니가 너무 웃겨서 눈물이 나오게하는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류담바가 주로 여인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면, 광희는 어린 아이들과 또래 청년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나 아이들 중에서도 엉뚱이가 광희를 유독 잘 따르더군요. 김병만족이 힘바족을 떠날 때, 유독 눈물을 많이 보인 엉뚱이입니다. 또한 광희는 다들 수려하고 몸도 좋은 또래 청년들을 결속하여 차기 대세 와땀바를 사장님으로 하여, '힘바의 아이돌'을 결성하여 모두를 부끄럽게 하면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이렇게 류담과 광희가 특유의 친화력으로 힘바족으로부터 인심을 얻는 동안, 정작 족장 김병만은 늘 한발자국 뒤에서 이 모든 것을 웃으면서 지켜봐야했습니다. 알고보니 김병만은 상당히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이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는 것이 더 편한 김병만 족장입니다. 그래서 그는 힘바족과 좀더 가까워지기 위해 단 하루 만에 부족을 위한 그늘집을 만드는데 도전을 합니다.

상당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추장의 아들 차기대세 와땀바도 여인들도 김병만의 하루만의 집짓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와땀바는 김병만이 하루 만에 집을 지으면 자기 손에 장을 지진다고 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바족은 외부인이 자신들을 위해서 집을 지어준다는 것에 큰 기대감을 걸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힘바족 여인들이 더운 날씨에도 쉬지않고 집을 짓는 김병만을 위해 마을의 영웅이나 큰 거사를 치룰 때  부르는 흥겨운 노래로 격려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가만히 박수치고 구경만 하고 있을 김병만족이 아니죠. 수려한 리키김과 류담이 자신들에게 호감있는 여인들을 위해서 춤을 추면서 그녀들을 기쁘게 해주면서 힘바마을을 애정촌으로 만드는 동안에도 김병만은 묵묵히 망치질을 하고 있었습니다. 

 


뜨거운 백주대낮에 힘바족 사람들마저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김병만의 집만들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결코 지붕을 완성하기까지 절대로 바닥으로 내려오지 않겠다고 공약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부족들이 주는 귀한 소고기를 먹을 때도 지붕 위에서 거꾸로 매달려 먹을지언정, 진짜 지붕 위에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김병만은 차기 대세도 부정적으로 보았던 하루만에 집짓기를 뚝딱 완성했습니다. 역시 달인에게는 불가능은 없는가봅니다. 김병만 본인도 뿌듯했고, 힘바족에게는 새로운 휴식처가 생겨서 행복입니다. 힘바족을 떠나기 전 날에는 힘바 어린이들과, 어른들 모두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새로운 그늘집에서  축제를 벌이기도 하였습니다. 김병만이 구슬땀을 흘려 만든 집때문에 진정한 하나의 부족이 된 힘바족과 김병만족입니다.

 



이처럼 김병만은 보통 사람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행위에 대한 숭고한 도전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미친(?) 당나귀를 타면서도 그냥 타지 못하고, 일어서서 타기, 한꺼번에 두마리 타기 등 여러가지 도전을 할 정도로 타고난 승부욕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는 무슨 일을 하던 진전성을 가지고 덤벼듭니다.

<개그콘서트> 최장수코너 달인이 오랫동안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단순히 신기한 묘기를 보여줬기 때문은 아닙니다. 서커스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매주 새로운 무언가를 향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 김병만의 열정이 시청자들과 통했기 때문입니다. 실제 <정글의 법칙> 또한 방영 초에는 김병만의 독단적인 리더십으로 벌어진 리키김과의 불화로 김병만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동생들을 살리기 위해 묵묵히 희생하고, 동생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김병만 족장의 모습을 통해 기존 예능에서는 쉽사리 느낄 수 없었던 무한한 감동을 느끼기 충분합니다.



어렵게 자라, 개그맨으로 성공하기 까지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거쳤고 인기 개그맨으로 부상한 이후에도 5년 째 아프신 아버지의 병원비를 대줘야하는 가장으로 살고있는 김병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혼자가 모든 것을 해쳐나갈 수 밖에 없었고,  김병만의 어깨에 달린 책임감은 더욱 무겁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김병만의 곁에는 처음에는 오해도 있었으나, 묵묵히 일하는 김병만을 잘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리키김, 류담, 광희가 있었습니다. 이 4명이 있었기에 무인도보다 더 어려워보였던 힘바족과의 성공적인 공존이 가능했고, 진심으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이죠.

 


마지막으로 힘바족을 떠나는 날. 추장, 차기대세, 청년들, 여인들, 아이들 할 것 없이 일주일동안 정들었던 김병만족과의 이별에 아쉬움을 표합니다. 심지어 힘바족의 권위의 상징 추장님은 그 어느 때보다 잔뜩 기운이 없으셨고, 결국에는 눈물을 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촬영때문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으로 마을 사람들과 교류를 하고, 힘바족을 위해 한시도 쉬지 않고 그늘집을 지은 김병만족입니다. 제 아무리 외부 문명을 거부하고 홀로 살아가는 힘바족이라고 할지라도, 진짜 마을 사람들과 동화되어 한 마음 한 뜻이 된 김병만족을 거부할 수는 없었습니다. 비록 잠깐의 동거였으나 이들은 정말 친구가 되었고 가족이 되었습니다. 

 


예능으로서 재미도  있고, 보고 느끼는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은 꽤 괜찮은 프로그램입니다. 특히나 각기 다른 삶을 살아왔고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는 김병만족과 힘바족이 허물없이 서로 어울리는 모습에서는, 앞으로의 지구촌의 화두가 된 인류간의 공존의 해법을 잠시나마 제시합니다.  비단 인류간의 화합이라는 거창하고 추상적인 과제뿐만 아니라 우리들의 인간관계와 서로 다른 말만 하고 있는 첨예한 갈등으로 점철된 사회, 정치에도 고민하게되는 문제이기도 하지요. 

겉으로만 붉은 오카족을 바르면서 그들의 외향을 따라하고 말로만 이해한다고 했으면, 결코 힘바족과의 진짜 공존은 불가능했겠죠.  4명이 각기 가진 특징을 활용하여 진정으로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진심으로 상대방에 다가가는 것. 그것이 김병만족이 힘바족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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