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저희 반은 우리 학교에서 가장 평균점수가 높았고, 공부잘하는 애들도 많은 편이였지만, 제가 속해있던 반의 반장과, 부반장은 모두 성적이 그닥 좋지는 않았어요. 심지어 전교회장도 잘해야 중위권 정도였고, 부회장은 중상위권 수준이였죠. 당연히 반장은 리더십있고, 모든 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는 학생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반장,부반장마저 선생님이 반에서 1,2등하는 애들 지목한데요. 뭐 반장이 그저 선생님이 시키는 것 전달해주는 목적이라면 그냥 공부잘하고 말귀 잘 알아듣는 애 뽑아서 하면 되겠죠. 일단 학급 회장을 했다는 경력은 대학 입학할 때 큰 플러스 요인이잖아요.

특히나 요즘은 입학 사정관 때문에 더욱더 우등생에게 반장,부반장 몰아주기가 더 심각하게 흘려가는 것 같네요.
덕분에 공부잘하는 애들은 친구들에게 인기가 없어도 리더십 경력을 쌓을 수 있겠네요. 반면, 공부는 못하는데 친구들에게 인기도 좋고, 리더십도 강한 학생들은 반장 마저도 할 수 없게 되었네요.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손으로 학급을 잘 이끌어나갈 수 있는 반장을 뽑을 기회마저 박탈당해버립니다. 그야말로 얼마나 명문대를 보내는지에 혈안이 된 고등학교의 명문대 지상주의와 1등을 위해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가 희생해도 괜찮다는 신자유주의가 만든 웃기지도 않은 일입니다.

어짜피 지금 20대나 10대들이나 결국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는 룰에 적응하면서 살 수 밖에 없어요. 결국 공부못하는 하위권 학생들은 출마조차 막는 학교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학벌이 딸리고 돈이 없어서 정치판에 뛰어들지 못하는 이 사회와 도대체 차이가 뭔지. 아무리 사회가 능력있는 자에게 모든 걸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학교다닐 땐, 모든 학생들에게 골고루 기회가 돌아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어릴 때부터 공부못한다고 차별받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내 자식들은 이런 치사한 꼴 안볼려고 아이를 안낳는 길 밖에 없겠네요. 어짜피 개천에서 용나는 것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인 지금에서는 공부잘했던 부모 밑에 공부잘하는 애들이 태어나니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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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재수시절 펑펑 놀다가, 내가 그 대학에 갈거라고 생각도 못한 서울 끝자락 대학에 합격하고, 필자는 대학에 안가겠다고 선언했다. 그 당시에는 그런 대학(?) 가봤자 가나 안가나 똑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 어머니가 그래도 대학은 꼭 가야한다고 하셨기에 망정이지.

애초부터 애정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었기 때문에 대학생활이 유쾌했을리는 없었다. 지금도 솔직히 말해서 학교간다는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프다. 엄연히 말해서 학교자체가 싫다기 보다는 학우랍시고 같은 학교에서 숨쉬는 학생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봤자 필자도 그 학생일뿐이지만, 아무튼 200석도 채 안되는 도서관 열람석도 시험기간빼곤 다 채우지도못하면서(명문대 학생들은 평소에도 필자가 다니는 학교 몇 배나 되는 열람실 꽉꽉 채우더만) 학교 탓하는 학우들, 대학생다운 구석이 전혀 보이지않으면서 그저 치장이나 열중하고 명품가방을 덜레덜레 들고다니는 분들 보고 느낀 생각은 딱하나. 도대체 대학은 왜 왔나?




따지고 보면 그들이나 나나 불쌍한 존재다. 그나마 수시로 대박난 케이스아님 그래도 인서울 끝자락에 올 정도면 학교다닐 때 아주 뛰어난 학생은 아니라도, 공부 좀 했네 이 소리 들었던 친구들인데, 그 학교오자마자 희망이 몇 풀은 꺾었으니, 그들도 오죽하겠나. 그저 술이나 마시고, 외모 잘 가꿔서 학교 수업 땡치고 물 좋은 클럽가서 남자 하나 잘물자는 심정으로 사는거지. 뭐 필자의 학교에 그런 학생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가끔 정말 학구열에 불타고 열심히 사는 학우들도 있었다만(대체적으로 그런 학우들은 학교다닐 때는 별볼일 없어 보여도 끝내 번듯한 직장에 취업하더만) 하도 그런 류의 인간들을 질리도록 보아온지라 어쩌면 그저 가상 속 인물에 불과한 '지붕뚫고 하이킥'의 황정음에 지나친 거부반응을 보였던거고.


아마, 그런 대학생답지(?)않은 대학생들이 그래도 대학이란 곳에 온건 대학에 나오지 않으면 그나마 최저생활도 보장되지 않고, 제대로 된 남자도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만큼 이제 대학교 진학률은 높디 높고, 지금 20대의 대다수가 전문대 포함 대학생이고, 대졸자도 즐비하다. 하지만 문제는 다들 대졸자다보니 4년제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나 지붕킥 황정음같이 서운대에 기본적인(?)스펙 하나 갖춰있지 않으면 중소기업에 취업은 커녕, 알바 두 탕 뚸도 감사하게 생각할 판국이다. 하지만 아무리 취업이 어려워도 그럴 수록 대학을 나와야한다는게 우리네들 부모님들이나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된 생각이다. 대학에 가서 심도있는 학문 공부를 한다고. 그건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구, 그저 지금 대학생들이 대학을 가는건 기본적인 스펙인 대학졸업장과 학점. 그리고 명문대 출신이면 가산점이 붙는 학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어떠한 학문에 대한 열정도 없이 너도나도 대학을 가는 판국에, 왠 명문대 경영학과 학생이 돌연 자퇴를 했단다. 그 학생이 다니고 있던 고대 경영학과라면 요즘 아무리 취업하기 어렵다고해도 영어잘하고 인턴 몇 번하고 공모전 몇 번 입상하면 대기업 취업이 다른 학교 학생보다는 유리하고, 본인이 마음만 먹으면 회계사 준비해서, 대형 회계법인에 들어가거나, 그 자격증 이용해서 금융계 취업도 한결 쉬운데, 그 좋은 학교를 그만 다니시겠단다. 그저 필자같은 서운대 학생에게는 "쟨 왜 지 복을 지 발로 찬데" 이 소리가 절로 나오는 쇼킹한 뉴스다.



솔직히 말해서 김예슬인가, 그 학생이 너무 부럽다. 어떤 이들은 일종의 쇼 아니라고 보는 사람도 있지만, 쇼든 진심이든 그 학생이 학교를 그만다니겠다는 의도 자체만으로도 그 학생은 깨어있는 지식인이다. 지금 이 세상이 지나친 경쟁의 룰로 짜여있고 대학이 학문의 전당이 아닌 그저 기업 브로커, 자격증 학원으로 전락한 사실은 아는 젊은이들이면 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필자를 비롯한 모두다 입을 꽉 다문채 그저 이 신자유주의 시대에서 빛나는 G세대는 못되더라도, 최소한 88만원 세대는 안되기 위해서 서로를 경쟁상대로 여기며, 취업전쟁에 뛰어들 뿐이다. 다들 이 룰이 다소 공정치못하고, 너무 과한 것 아니나는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나만 이 게임에서 승리하면되라는 심정으로 좋은 직장 볼북볼 게임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그 게임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던 김예슬은 스스로 그 게임을 기권했다. 그리고 다른 방식으로 아무리 똑똑해도, 자퇴생에게는 냉담한 이 사회와 겨뤄보겠단다. 어쩜 그녀가 고려대학교 내에서도 잘나가는 학생인터라 이런 모험을 할 여력이라도 있는지 모르겠다만, 아무튼 이제 그녀는 기득권에 안주하는 대학생이 아닌, 너무나도 모순된 이 대학사회에 조금이라도 자성을 줄 수 있는 선구자가 된 셈이다.

아마 그녀를 따라서 많은 대학생들이 자퇴를 하지 않는한, 자퇴생의 인생이 가시밭길인건 불보듯 뻔하다. 김예슬은 이미 자퇴선언으로 사회 유명인사가 되었기 때문에, 굳이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그녀의 활동 반경은 넒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자퇴가 아니더라도, 대학생들이 지금 이 취업 제로섬 게임을 폐지까지는 아니라도 완화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젊은이들이 깨어있는 양심이 되었는가가 관건이다. 물론 필자는 많은 대학생들이 겉으로는 철이 덜 든 것처럼 보이고 사회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척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2010/02/25 - [20대전망대] - 졸업마저 제대로 축하받지 못하는 서운대생들
2010/02/11 - [20대전망대] - 하이킥이 항의황을 통해 20대들에게 말하고 싶은 바는?
2010/02/06 - [20대전망대] - 입학과 동시에 취업준비할 수 밖에 없는 대학생들.
2010/02/04 - [20대전망대] - 대학등록금을 더 올리면 대학교육의 질이 좋아질 수 있나요?
2010/02/07 - [20대전망대] - 대학생의 정치참여. 88만원 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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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결국 일이 커지고 말았군요. 현경은 이제 다시 정음의 얼굴이 보기도 싫답니다. 사실 현경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니에요. 엄연히 말해서 정음이 고의적이든, 비의도적이든 학벌을 속이고 과외를 한건 일종의 사기죄입니다.

만약 정음이 대학교수였다면, 아마 당장 해고는 물론, 사법처벌까지 받을 수도 있어요. 바로 몇 년전 학력위조로 시작해서 온 유명인들의 학벌까지 들추어내더니, 급기야 참여정부 실세와의 스캔들로까지 퍼졌던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 사건이 대표적인 예지요. 사실 신정아말고도, 몇몇 교수들의 학벌이 위조가 됬다는 사실이 확인이 됨에따라,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기도 했었죠.



어쩌면 학력위조사건은 대한민국의 학벌지상주의 병폐를 여실히 드러내는 거였는지도 몰라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대학이나 대학원을 나오지 않으면, 인정받기 어려운 더러운 세상. 학교 공부와 전혀 상관없는 예술분야에도 가방끈으로 프리미엄 붙이는 세상. 네 우리가 너무나도 사랑하는 대한민국 맞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은 그런 혜택을 좀 누려보고자, 학벌을 위조하기도 했지요. 그들이 이해가 안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때문에, 오히려 그들보다 뛰어난데, 정정당당히 실력으로 승부하는 분들이 피해를 보지요. 그분들은 학벌을 위조하고 싶지 않아서, 안했겠습니까? 그게 아니니까 안한거죠. 뭐 학벌위조했다고 드러난 유명인들의 상당수는, 학벌과 상관없이,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을 정도로 훌륭하신 분들이지만, 그분들 역시 학교 프리미엄을 안받았다고 할 수도 없지요. 그만큼 대한민국에서 학벌은 한 개인의 성공을 좌지우지 할 정도로 중요하니까요.



아무튼 현경이 단순히 정음이 학벌을 속인거 때문에, 그리고 당일 정음이 분명 서울대생이 아닌데도, 학사모까지 쓰면서까지 서울대생을 사칭(?)한 것에 분노한거라면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만약 저같아도, 과외선생님을 서울대인줄 알고 뽑았는데, 서운대라고 하면 기가막히죠. 엄연히 사람을 속인거 아닙니까? 물론 아무리 유능한 인재라고하더라도 학벌위조 하나가지고도, 해고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경이 단지, 그녀가 평소 무시했던 서운대생이 감히 우리집 과외선생님이였던 이유로 정음을 해고했다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정음이 서운대생이고 영어실력이 바닥이라고하더라도, 어찌되었든 준혁을 성심성의껏 지도했고, 성적이 많이 올랐잖아요. 현경이 과외선생을 구한 것도 아들 성적을 올리고 싶어서 그렇지, 오직 서울대생에게만 과외를 받겠다 이런 건 아니잖아요. 네 서울대생이 서운대생보다는 영어를 훨씬 잘하고, 일반적으로 교수법도 좋습니다. 하지만 준혁이는 그런 우수한 학생의 뛰어난 가르침보다 정음의 영어학습이 더 잘맞는다고하고, 효과도 좋았잖아요.



지만 정음이 학벌을 속이고 과외를 한건 잘못한 일입니다. 처음부터 솔직히 서운대생이라고 밝혀야했습니다. (그렇다면 준혁이와 과외는 불가능했겠지만)
학력위조해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올라가신 분들도 좋게본다면, 우리나라 학벌지상주의 피해자라고도 볼 수 있어요.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피해보는 선의의 능력자들이 있다는거, 그리고 제가 진심으로 존경하는 교수님은 저희 학교나와서 지금 명문대 출신 남자들이 즐비한 금융권에서도 알아주는 여걸이 되셨습니다. 저희 아빠회사에는 고졸이나, 지방 서운대 나와서, 인서울출신들보다 일잘하는 분들도 많구요. 도대체 언제까지 자신의 학교탓만 하고 사실겁니까? 그럼 고등학교만 나와서 그리고 지방 전문대 나와서도 떴떴하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분들은 뭐가됩니까? 영어를 황정음보다 잘한다고해도, 명문대가 아니라서 과외알바는 꿈도 못꾸고, 대형마트나 공사장에서 힘들게 알바해서 학비버는 다른 서운대 학생들은 학교 속이지 못하는 순진한 바보들이라서 그런겁니까? 엄연히 학벌위조는 사기입니다. 아무리 좋게보더라도, 이건 어쩔 수 없어요. 다만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그 자체로 평가하기보다는, 간판가지고 사람 평가하고 교수채용하는 이 시대가 나은 희생양이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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