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수목드라마 <보고싶다> 강형준(유승호 분)은 전형적인 싸이코패스다.그를 싸이코패스로 몰아넣었던 성장환경이 안쓰럽긴 하지만, 그간 강형준이 벌인 행동은 이해받을 수도, 동정받을 수도 없는 극악무도한 범죄행위다. 


강형준의 악행은 어릴 적 자신을 궁지로 내몰린 이들을 향한 복수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자신의 유일한 가족이자, 연인인 이수연의 상처와 관련된 강상득, 강상철 형제를 연달아 죽였을 때는, 이수연을 너무 사랑해서 그녀 대신 사적 복수를 감행했나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강형준은 이수연을 사랑한다기보다, 그냥 이수연 자체를 소유하고 싶을 뿐이다. 그것 또한 강형준에게는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릴 적 이복형 한태준(한진희 분) 때문에 엄마 강현주(차화연 분)과 생이별하고 다리까지 절게 되어 '사랑'이란 단어보다 '미움' '증오'를 뼛속까지 깨우친 형준은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자신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을 때 먼저 손을 잡아준 수연을 자기의 또다른 엄마로 받아들였던 형준은 도통 수연의 곁에서 떠나지 않으려고 발버둥친다. 형준의 밑도 끝도 없는 집착에 회의감을 느낀 수연은 형준의 곁을 떠나고, 형준은 자신의 심복 윤실장(천재호 분)에게 이수연 죽여서라도 자기 앞에 데리고 오라고 명령을 내린다. 


그 때까지만 해도, 잠시나마 이수연을 죽도록 사랑한 나머지, 그녀를 아프게한 사람들을 대신 죽였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형준이 벌인 악행은 이수연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복수를 위함이다. 앞서 형준이 죽인 강상철, 강상득 형제는 이수연뿐만 아니라, 형준의 최종 복수 상대 한태준과도 연관된 인물이다. 14년 전 한태준은 이수연에게 몹쓸 짓을 한 강상득에게 이수연을 죽였다고 거짓자백을 강요한 적이 있다. 또한 형준은 자기 옆에 붙어서 한태준의 정보를 알려주던 남이사마저 싸늘한 시체로 만들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한태준의 부인이자, 한정우(박유천 분) 새엄마 황미란(도지원 분)을 살인미수에 빠트렸다. 서서히 한태준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형준. 그는 누구를 위함이 아닌, 자신을 위한 복수를 감행하고 있을 뿐이다. 





지난 18회 강형준은 드디어 한태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일종의 거래를 시작한다. 오직 '돈' 밖에 몰랐던 한태준은 강형준에게 '돈'을 다시 돌려줄 것을 독촉하고, 강형준은 그 대가로 아들 한정우에게 가장 소중한 '이수연'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다. 14년 전에도 그랬듯이 아들보다 돈이 먼저였던 한태준은 순순히 강형준의 요청을 따른다. (아내 황미란을 협박해서 황미란을 죽이려고했던 범인은 이수연이라고 입을 맞췄으니) 


하지만 아버지와 달리 돈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였던 한정우에 의해 강형준이 계획했던 완전 범죄는 모두 물거품이 될 조짐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아버지까지 수사대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한정우의 강력한 수사의지는 한정우의 절친 주정명(오정세 분)의 도움으로 기어코 강형준이 그간 있었던 연쇄살인범의 범인이라는 것을 밝혀내고야 만다. 


사실 <보고싶다>에 유승호가 캐스팅되었을 때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섰다. 일단 유승호는 박유천, 윤은혜보다 한참 어리다. 연인 연기를 해야하는 윤은혜와는 무려 9살 차이고, 박유천과는 7살 차이다. 그런데 극중 설정은 그들보다 불과 3살 아래다. 혹시나 제2의 <해를 품은 달> 사태가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 나름 아역 스타로 활동하긴 했지만 이제 겨우 스무살인 유승호가 강형준이라는 복잡다난한 캐릭터를 잘 소화해낼 수 있을까도 관건이었다. 기획의도 속 등장인물 설정만 보아도, 강형준이라는 캐릭터는 고도의 연기력이 필요한 다소 어려운 역할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0여년 전 <집으로>로 때묻지 않은 풍부한 감정연기를 보여준 유승호라고 하나, 정작 너무 이른 나이에 성인 연기에 도전했음에도 불구, 그닥 임팩트있게 다가오지 않았다는 것도 잘 자라준 유승호의 이미지 소비만 가속화하는게 아닐까 싶은 또 하나의 행보가 아닐까 싶었다. 


그러나 유승호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대다수 보통 사람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싸이코패스의 연기를 잘해내고 있었다. 단순히 "유승호 연기 잘한다."에 그치는 선이 아닌, 유승호의 여리고도 흠잡을데 없는 완벽 미모와 어울려진 다양한 감정 변화는 심지어 약간의 동정심마저 자아낸다. 그냥 미친X에서 불과한 강형준 캐릭터를 유승호의 완벽 연기와 비주얼이 살려낸 것이다. 





만약에 이런 식으로 반동인물이 강한 빛을 뿜어낸다면, 정작 가장 중요한 주인공은 그 빛에 가려 존재감을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강렬한 강형준의 반격(?)에도 불구, 다소 밋밋하게 다가올 수 있는 한정우를 맡은 박유천은   "나 연기 잘해요" 식으로 과장하지 않으면서, 이 모든 총체적 비극을 해결해야하는 중요한 임무를 침착하게 완벽히 소화해낸다. 특히나 지난 18회 살인범으로 내몰린 이수연을 지켜내고자 했던 장면과, 자신의 아버지 악행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는 박유천의 감정은 과잉되지 않으면서도, 지난 14년간 한정우라는 인물이 겪여야했던 아픔을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납득시킨다. 


연기를 잘한다는 것은,단순히 관객들에게 연기잘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연기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그 당시 자신이 맡은 캐릭터와 완벽 동화되는 것이다. 다행히도 <보고싶다>에서 박유천과 유승호는 실제 그들이 아닌 각각 한정우와 강형준으로 보여진다. 이제 강형준과 관련된 모든 전말이 다 밝혀지고, 대면한 한정우와 강형준. 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과정을 그들은 오직 눈빛 하나로 모든 상황을 이해시킨다. 그저 동공만 돌리는 것이 아닌...눈으로 일촉즉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 한 마디로 소름이 쫙 끼칠 정도다. 





스킬이 아닌 풍부한 감정선으로 배우를 곱게 보지 않았던 사람들마음까지 사로잡는다는것. 그렇기 때문에 박유천이 인기 아이돌과 방송 출연이 힘들었던 장애물을 넘어, 원톱 주연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긴 하지만.  


시청률은 예상 외로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인기 아이돌 출신에 아직도 이런 저런 말이 많았던 박유천과 정작 이른 나이에 성인 연기 진입 이후 이렇다할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던 유승호에게는 연기력을 입증받을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다. 이번 <보고 싶다> 드라마가 앞으로 더 오랜 기간 연기자 생활을 해야하는 박유천, 유승호에게 각각 아이돌과 아역스타 출신이라는 딱지를 떼어준 동시에 힘찬 날개를 달아준 것이다. 


이제는 온전히 배우로서 입증받은 박유천과 유승호. 지금보다 앞으로의 장래가 더 기대되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행보를 기대해보아도 괜찮을 법하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





지난 3일 방영한 MBC <보고싶다> 17회는 이수연(윤은혜 분)에 대한 한정우(박유천 분)의 순애보가 절정을 이루던 한 회였다. 


이수연을 연인으로서 사랑한다기보다, 자신의 물건인양 소유하려고드는 강형준(유승호 분)에 비해, 한정우가 이수연에게 보여주는 마음은 아가페(조건없는 사랑)이다. 


수연이 자신의 여자가 되주길 바랐지만 정우는 자신이 수연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수연에게 자신에 대한 사랑을 강요하지 않았다. 14년 동안 수연을 위험에서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했던 정우는 죽은 줄만 알았던 수연이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 수연이 해리 형준과 정우 사이에서 깊은 갈등에 빠졌을 때, "친구면 어때?" 하면서 애써 마음을 다스리던 정우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 오직 수연만을 바라보다가 정작 자신은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정우의 다소 무모한 사랑에 감탄한 하늘은 정우에게 잠시 수연을 허한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강형준의 광기에 지쳐버린, 아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의 추악한 실체를 알게된 수연은 정우의 도움으로 형준의 곁을 떠나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과 정우가 살고 있는 집으로 향한다. 


"내가 널 위해 강상득을 죽였어."라는 고백에 쇼크를 먹은 수연을 위로한 것은 언제나 그랬듯이 정우의 몫이다. 지난 14년동안 수연은 조이라는 새 이름으로 해리 형준과 살며 아픈 지난 날을 모두 잊었다고 생각했으나, 해리는 수연의 아픈 상처를 보듬아 줄 수 있는 남자는 되지 못했다. 오히려 해리 쪽이 수연의 보살핌이 더 절실해 보였고, 이제 막 날갯짓을 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아이들끼리의 만남은 오히려 자신에게 상처를 입은 가해자쪽은 물론 자신마저 파멸을 이르게 하는 분노와 증오만 양성한 꼴이다. 





반면 돈만 밝히는 아버지의 탐욕으로 좌절과 낙담이라는 단어를 먼저 배우며 어린 시절 받은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자신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기와 돈밖에 모르는 아버지처럼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한다. 그래서 정우는 집을 뛰쳐나왔고 자기 스스로 경찰이 되어 자기 손으로 직접 이수연에게 몹쓸 짓을 한 강상득, 강상철 형제를 응징하고 수연도 직접 찾고자 지금껏 '미친토끼'로 열심히 살았다. 가진 돈과 권력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무작정 남을 짓밟는 것이 아니라 나름 상식적이고도 법이 인정하는 틀 내에서 자신에게 절망부터 안겨준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터특한 정우다. 


그런데 막 출소한 강상득이 허무하게 살해당함으로서 자신이 계획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었다며 낙담하고 있던 정우는 그토록 애타게 찾던 수연이 다시 돌아와 준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거기에다가 수연이 이제 자기 발로 정우의 품을 선택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마치 천하를 다 자기의 손에 쥔 기분이릴까. 오직 수연을 찾기 위해 그 좋다는 재벌3세도 포기하고 집을 뛰쳐나온 정우에게는 그저 수연 하나만 있으면 만사형통이다. 





그러나 하늘은 정우에게 유독 '사랑'만은 용납하지 않으셨다. 어떻게 보면 아무탈없이 편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던 정우 스스로가 고난의 길을 택한 것은 순전 '이수연' 때문이다. 이수연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이루고, 그 끔찍했던 악몽같은 하루에서 한 발자국도 걸어나오지 못했던 정우는 이제 그 이수연 때문에 다침을 넘어 죽을 위기에 놓여있다. 


다시 14년 전 정우와 수연으로 돌아가 이불 속에서 달콤하고 진한 키스로 서로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것도 잠시. "내것이 되지 못한다면, 죽여서라도 이수연 데려와. " 할 정도로 이수연 자체에 대한 집착쩌는 형준씨가 쿨하게 다시 만난 정우와 수연의 사랑을 축복할리 없다. 자기네 집에까지 찾아온 한정우 새엄마 황미란(도지원 분)까지 죽인 형준은 그동안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과 함께 감행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수연을 몰아세운다.





 "억울해도 참아."라는 형준이 남긴 메시지처럼 정우 동료 형사 주정명(오정세 분)을 포함 경찰들은 모두 수연을 연쇄사건 범인으로 믿으며, 형준의 집에 도착한다. 하지만 정우는 알고 있다. 수연은 결코 김형사,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황미란을 죽인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그래서 정우는 수연을 용의자로 체포하려는 동료 형사들 앞에서 총까지 들며, 수연을 지키고자 한다. 첫회에서 보았던 그 장면 그대로다. 결국 정우는 총에 맞고 쓰려지고 의식을 잃겠지.


하지만 정우가 수연을 지키다가 비극적인 최후를 맞을 것이라고 낙담하긴 아직 이르다. 드라마 전개상 비극으로 갈 정황이 높아보이지만, 매 작품마다 극과 극 갈등으로 치닿았던 인물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용서하는 따뜻한 결말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던 문희정 작가와 이재동PD이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했던 의외의 결말이 나올 수 있다. 지금으로서 다수의 <보고싶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결말은,,다소 확률적으로 부족해 보일지라도, 정우와 수연이 용케 살아남아 연인으로서 행복한 엔딩을 맞이하는 것이다. 





아직 사랑도 제대로 해보지 않고 고난의 길만 겪었던 선남선녀들이, 자신의 사랑을 지키다가 목숨까지 잃는 설정은, 주인공들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가혹한 설정이다. 절반의 행복으로 비춰질지 모르나 <공주의 남자> 식의 결말도 가슴 아리게 할 것 같고, 아예 애초부터 모르는 사이로 돌아가 두 사람의 사랑이 다시 리부팅한다는 <착한 남자>같은 방식도 그리 나빠보이진 않는다. 자신이 잘못되더라도 어떤 상황에서던지 수연을 지켜주려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순애보를 보여주는 정우가 안타까워서라도, 정우와 수연 커플은 그동안 아팠던 14년의 세월을 모두 보상받는 취지에서 저승에서의 결합 아닌, 이승에서 남은 사랑을 이루는 방향으로 맺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






잠시 해리 형준(유승호 분)의 곁을 떠난 수연(윤은혜 분)은 거듭된 해리의 협박(?)에 다시 돌아오게되고, 형준은 정우(박유천 분) 앞에서 보란듯이 수연을 꼭 껴안고 아이처럼 엉엉 눈물을 흘리고, 정우에게 야비한 미소를 흘린다. 


'거봐. 수연이는 한 시도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니까짓 놈에게 우리 수연이를 빼길 수 없다!!!!'





하지만 애초, 해리를 한주먹거리조차 생각하지 않은(응?) 정우는 그러던지 말던지. 어차피 정우는 수연이 자신에게 완전히 마음 쏠린 지 알고 있으니. 이게 바로 승자의 여유. 그리고 수연에게 곧 자신의 집. 그러니까 생물학적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고 통보한다. 얼마 전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준 사건의 총책임자가 한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수연은 벌써부터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정우가 굳이 14년전 가족의 연을 끊어버린 한태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버지의 돈이 탐나서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효도 욕심때문도 아니다. 





정우는 수연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두고 불쌍하다고 털어 놓는다. 돈을 지키기 위해서 그 흔한 여행도 못가보고, 도망가는 아들까지 잡지 못하는 매정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싫어 집을 나가 수연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  아들로 살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낳아준 핏줄을 부정할 수 없는 법. 


그러나 정우는 무작정 아버지의 악행을 감싸주기보다 자신과 이수연 납치와 이수연 실종, 그리고 김형사 죽음, 14년 뒤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살해에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는데 주력한다. 그저 14년 전부터 자신과 수연을 괴롭힌 사건들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서. 더 이상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만약 아버지가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 손으로 쇠고랑까지 채울 각오가 되어있는 게 한정우다. 


아버지와 관련된 뒷조사를 하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간 정우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아버지와 새엄마 미란(도지원 분)에게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러던지 말던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자리 피고 홀라당 누워버린 정우. 그래도 한태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내쫓기나 하겠는가.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정우의 속셈은 따로 있기에 방심은 금물. 역시나 집에 다시 돌아오니,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연쇄 살인사건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이복동생 아름(이세영 분)은 정우 이모라고 하는데, 실제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모 아닌(다행이다. 여기서 희대의 막장이 될 위험요소가 말끔히 사라졌다. 역시 문희정 작가를 믿기 잘했다) 형준 엄마 강형준(차화연 분)도 만났고 정우와 다른 루트로 강현주의 정체를 추적하던 주정명(오정세 분)은 얼마 전 현주가 입원했던 병원에 어떤 어르신이 강현주 정체를 물어보러 왔다는 귀중한 정보를 전한다. 


그 어르신은 한 때 김형사가 경찰로 근무할 당시 반장으로 재직하던 전직 형사 최창식(송재호 분). 잠시 수연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고 창식을 만나러 간 정우는 그곳에서....미친 토끼인 자기마저 눈치 채지 못했던 결정적 힌트(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강현주가 입원한 00병원이 있었다)는 물론, 해리 보이슨이 14년 전 그 꼬마인 줄 드디어 눈치채게 되었다!!!!!





한편 형준은 엄마를 보기 위해 직접 호랑이굴로 뛰어드는 모험을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의 정체를 속이며 14년전 자신과 이수연과 관계된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에 들어간 형준은 자신이 한태준보다 한 수위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형준은 태준과 미란에게 돈많은 해리 보이슨으로 말끔히 속여놨고,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을 한태준 심복으로 심어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리고 엄마를 보기 위해 미란과의 사업 계약서 체결을 빌미로 한태준의 집에 찾아가기에 이른다. 


거기까진 좋았다. 미란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형준은 몰래 현주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엄마가 한눈에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랐다. 얼마나 기다렸던 엄마의 품 속인가....그런데 불행히도 현주는 그토록 그리던 형준을 안아주지 못한다. 오히려 한태준만 찾으며 울부짖는다. 현주의 울음소리에 부리나케 달려온 미란과 낌새가 이상해서 바로 태준의 집으로 달려온 수연. 그런데 형준은 자신은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걸 예사롭게 받아들이지 않는 미란이 더 이상할 정도로 형준은 그동안 자신을 속여왔던 치밀한 계획을 원점으로 돌리는 모험을 벌인다. 


한정우도 자기가 그 때 그 꼬마인줄 알았는데, 한태준도 곧이어 해리 보이슨의 정체를 아는 것도 시간 문제다. 그런데 한태준 집을 찾아가기 전에 윤실장보고 해리라 부르면서 프랑스 농장으로 돌아가라는 형준의 말을 들어보면, 형준은 이미 형준으로 돌아갈 만발의 준비를 갖췄는지도 모른다. 평소 철두철미 용의주도한 형준의 성향을 보면 그게 더 아귀가 맞아보인다. 하긴 이제 3회 정도 남았으니 한태준도 슬슬 해리가 형준인 줄 알아야 이야기가 성립되겠지..


<보고싶다> 16회의 부제를 꼽자면...부모님때문에 발목잡힌 불쌍한 아이들로 표현하고 싶다. 한정우에게 죄가 있다면 한태준 아들로 태어난거다. 한태준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우는 한창 예민한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자기 때문에 납치당하고, 심지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몹쓸 짓을 당하는 충격을 겪게 된다. 그에 모자라 한정우는 지금 자신이 아버지가 저지른 모든 죗값을 대신 치룰 위기에 놓여있다. 한 때 돈많은 아버지를 둔 덕분에 미국에서 잠시 최고의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 덕을 보기보다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더 꼬인 케이스가 한정우다. 


거기에다가 욕심많은 이복형 잘 둬서 어릴 때부터 죽을 위기에 놓였던 강형준은 한태준 때문에 다리 한쪽 절게되고 엄마와 생이별까지 하기 이른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자신의 다리와 엄마를 앗아간 한태준에 대한 증오를 극대화시키고, 수연을 향한 격한 집착으로 번진다. 그래서 형준은 과거 수연을 힘들게 한 이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하는 동시에 그 모든 사건을 진두지휘한 한태준에게 서서히 총알을 당길 만발의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가 자신을 거부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다 흐트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한정우마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은 그의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이해가 가고 안쓰럽긴 하더라도 동정심을 자아내기보다 공포심을 자극하는 무서운 인간이다. 정우의 말처럼 아무리 사람이 밉고 죽이고 싶어도, 직접 죽일 수 없다. 정우보다 형준이 받은 상처와 원한이 더 깊기 때문인 것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사적 복수는 더 큰 파장과 더 극한의 연쇄 비극을 예고할 뿐이다. 결국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한태준을 향한 복수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다고 해도, 정우는 물론 수연 그리고 본인마저 파멸의 길을 앞당기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찌되었던 이번 16화에서 형준은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를 만났으나 정신줄을 놓아버린 엄마를 보고 숨이 끊어질 듯이 폭풍 오열을 토한다.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착실한 배우 유승호의 연기 내공이 빛나는 명장면이다. 


다행히 <보고싶다>는 남자주인공 박유천, 유승호 모두 출중한 외모와 연기력을 고루 갖추었다. 때문에 <보고 싶다> 시청자들은 아버지 잘못 만나 고생하는 한정우와 이수연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강형준의 캐릭터마저 일말의 안타까움을 자극한다. 





박유천이 아니었음 14년 전 자신과 수연과 관련된 어두운 진실을 찾기 위해 아버지까지 잡을 기세인 '미친 토끼' 한정우의 행동에 공감갈 수 있을까. 혹은 유승호 아닌 다른 배우가 형준이었다면 이 싸이코패스적 기질이 다분한 몸만 20대 정신연령은 여전히 엄마찾아 삼만리 12살인 어린아이 눈물에 잠시나마 슬퍼질 수 있을까. 쉽게 납득가지 않은 어려운 캐릭터들임에도 불구,  각각 역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앞날이 주목되는 바이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저작자 표시 비영리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