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에서 생긴 일>처럼 새드 엔딩으로 갈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달리, MBC <보고싶다>의 마지막회 엔딩은 글쓴이의 바람대로 한정우(박유천 분)과 이수연(윤은혜 분)이 이어지는 해피엔딩이었다. 하지만 그토록 원하던 해피엔딩이였건만, 참으로 이상하게도 전혀 흡족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어릴 적 상처를 이유로 무려 여섯 명을 연달아 죽인 강형준(유승호 분)에게도 죽음 대신, 기억상실증 무기징역이라는 나름 통 큰 배려(?)를 하사하였지만 살아서 다행이라는 생각보다도 그저 눈앞에 펼쳐지는 모든 풍경들이 당황스러울 뿐이다. 





애초 <보고싶다>의 기본 뼈대는 어릴 적 어른들의 탐욕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받은 주인공들이 재회를 하며,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식이었다. 첫 회부터 자극적인 설정으로 가득하던 MBC <보고싶다>가 그럼에도 불구, 다수의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있었던 배경에는 '힐링'이 있었다. 어릴 적 탐욕스러운 어른들의 욕심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서서히 자신들을 둘러싼 비극의 악순환을 뚫고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하길 바라는 희망. 여타 드라마라면 애시당초 기대도 안했던 과정이지만, 그동안 훈훈한 사람 냄새 가득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고단한 삶을 위로하던 문희정 작가였기에, 그리고 그간 <보고싶다>가 보여주던 여정들은 충분히 주인공들은 물론, 시청자들끼리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설령 주인공 중 한 명 이상이 죽는 새드 엔딩으로 간다해도 말이다. 


 

그러나 시청률 면에서는 큰 재미를 보진 못하였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적절한 추리 요소와 반전,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몰입도 하나는 최강이었던 <보고싶다>였건만. 정작 가장 중요한 마무리로 갈 수록 해이해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알고보니 원래 20회에 끝나야하는 <보고싶다>는 얼마 전 완성도를 이유로 1회 연장을 결정한 바 있다. 


최근까지 연장은 없다고 입장을 고수해오던 <보고싶다>가 1회 연장을 선택한 것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까지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보여드리겠다는 <보고싶다>의 의지였다. 하지만 하루 더 생명을 연장한 <보고싶다>의 20회는 역대 최악의 느슨함을 자랑했다. 주인공이 성인이 된 이후, 끊임없이 과거를 찾아 헤매는 지지부진한 내용에도 불구 지금까지 비교적 늘어지는 것 없이 타이트한 전개를 유지해온 <보고싶다>라서 그런지, 막판 연장을 결정한 <보고싶다>의  마무리는 종영을 채 앞두고 질질 끄는 분위기가 농후했다. 





하지만 <보고싶다>의 본질적인 문제는 연장으로 인한 막판 느슨한 전개가 아니었다. 언제부터인가 <보고싶다>는 한정우와 이수연, 강형준의 상처를 치유하기보다 14년 전 한정우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저지른 악행의 주변만 빙빙 맴돌며, 한태준을 향한 '사적 복수' 정당화에만 초점을 맞춘다. 


주인공 부모 대에 벌어진 악연의 악순환을 끊고 어릴적 여자로서 큰 상처를 받은 이수연의 아픔을 보듬아주는데 힘써야할 한정우는 강형준이 연쇄 살인을 벌인 배경과, 아버지 뒷조사나 하는 탐정으로만 전락한지 오래다. 그 과정에서 메인이 되어야할 한정우와 이수연의 관계 진전은 소홀히 다뤄졌고, 설득력없이 '그저 14년 전 첫사랑이니까.' 식으로 정당화시키려던 한정우와 이수연의 운명은, 결국 이수연을 첫사랑 나타났다고 14년 동안 자신을 위해 헌신한 강형준 버린 희대의 어장관리녀로 전락시켜 버린다. 





그렇다고 각각 한정우, 이수연, 강형준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했던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점점 막판으로 갈 수록 무너지는 대본에 비해, 박유천, 윤은혜, 유승호가 보여준 연기는 끝까지 중심을 잃지 않았다. 윤은혜의 잘못이라면 대본에 나와있는 이수연의 역할에 충실히 한 것 밖에 없다. 


애초 대본에 나와있는 이수연 자체가 서서히 한정우의 따뜻한 배려심에 마음이 끌렸다는 충실한 개연성있는 설명 없이, 극 중반 이상까지 한정우와 강형준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가뜩이나 애정결핍 심한 강형준의 의처증(?)과 충격적 진실에 미련없이 한정우를 택하는 설정이다. 그런데 초반 이수연과 강형준의 러블리한 애정행각을 바로 뒤엎을 정도로 워낙 한정우와 이수연 사이의 러브라인 진척에 큰 공을 들인게 없다보니 정작 메인이 되어야할 한정우와 이수연의 사랑은 속된 말로 강형준의 복수에 밀린 '곁다리'로 전락한지 오래다. 


평소 드라마를 그리 즐겨보지 않는 글쓴이가 유독 <보고싶다>만큼은 빼놓지 않고 시청한 이유는 기존 멜로 통속극과 달리, 추리 과정을 통해 극악 범죄 경각심을 일깨워주며 치유하는 과정이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마무리로 갈 수록 <보고싶다>는 주인공의 '힐링' 대신 이수연의 사랑을 얻는데 실패한 강형준의 치정 복수의 형태를 띄게 된다. 시청자들은 1회부터 알고 있었는데, 한정우만 몰랐던 한태준-강형준 이복 형제 관계를 20회에 가서야 깜짝 반전인양 귀띔해주는 것도 김 새게 다가올 뿐이다. 


첫회부터 남달리 벌어놓은 설정은 많은데, 정작 20회 가량 그 많은 사건들을 제대로 차곡차곡 담아놓지 못한 <보고싶다>는 21회에 들어서 황급히 모든 것을 제자리로 수습해야겠다는 흔적이 역력하다. 하지만 한정우와 이수연, 강형준의 치유는 물건너간지 오래요, 오직 강형준의 핏빛 치정극만 남아버린 <보고싶다>이기에, 극 의도상 당연히 귀결되어야하는 한정우-이수연 해피엔딩도 찜찜한 기분만 들게 한다. 





유승호의 소름끼치는 싸이코패스 열연과, 메인 주인공으로서 맡은 바 드라마를 차분히 이끌어가던 박유천 호연만 기억에 남았던 <보고싶다>. 충분히 한국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 명품 드라마로 기억에 남을 수 있음에도 불구, 그저 미래가 기대되는 박유천, 유승호의 앞날을 위한 교두보로 간신히 살아남은 <보고싶다>의 허겁지겁 멘붕 마무리가 안타까울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용두사미의 나쁜 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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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잠시 해리 형준(유승호 분)의 곁을 떠난 수연(윤은혜 분)은 거듭된 해리의 협박(?)에 다시 돌아오게되고, 형준은 정우(박유천 분) 앞에서 보란듯이 수연을 꼭 껴안고 아이처럼 엉엉 눈물을 흘리고, 정우에게 야비한 미소를 흘린다. 


'거봐. 수연이는 한 시도 내 곁을 떠날 수 없어. 니까짓 놈에게 우리 수연이를 빼길 수 없다!!!!'





하지만 애초, 해리를 한주먹거리조차 생각하지 않은(응?) 정우는 그러던지 말던지. 어차피 정우는 수연이 자신에게 완전히 마음 쏠린 지 알고 있으니. 이게 바로 승자의 여유. 그리고 수연에게 곧 자신의 집. 그러니까 생물학적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살고 있는 집으로 돌아간다고 통보한다. 얼마 전 자신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안겨준 사건의 총책임자가 한태준이라는 사실을 알게된 수연은 벌써부터 걱정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한정우가 굳이 14년전 가족의 연을 끊어버린 한태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버지의 돈이 탐나서도, 그동안 하지 못했던 효도 욕심때문도 아니다. 





정우는 수연에게 자신의 아버지를 두고 불쌍하다고 털어 놓는다. 돈을 지키기 위해서 그 흔한 여행도 못가보고, 도망가는 아들까지 잡지 못하는 매정한 아버지. 그런 아버지가 싫어 집을 나가 수연 엄마 김명희(송옥숙 분)  아들로 살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낳아준 핏줄을 부정할 수 없는 법. 


그러나 정우는 무작정 아버지의 악행을 감싸주기보다 자신과 이수연 납치와 이수연 실종, 그리고 김형사 죽음, 14년 뒤 강상득, 강상철, 남이사 살해에 관련된 진실을 파헤치는데 주력한다. 그저 14년 전부터 자신과 수연을 괴롭힌 사건들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서. 더 이상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 만약 아버지가 사건에 연루되었다고 하더라도, 자기 손으로 쇠고랑까지 채울 각오가 되어있는 게 한정우다. 


아버지와 관련된 뒷조사를 하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간 정우는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아버지와 새엄마 미란(도지원 분)에게 문전박대를 당한다. 그러던지 말던지 특유의 능청스러움으로 자리 피고 홀라당 누워버린 정우. 그래도 한태준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인데 내쫓기나 하겠는가. 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온 정우의 속셈은 따로 있기에 방심은 금물. 역시나 집에 다시 돌아오니,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연쇄 살인사건 의문점들이 하나둘씩 밝혀진다. 





이복동생 아름(이세영 분)은 정우 이모라고 하는데, 실제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이모 아닌(다행이다. 여기서 희대의 막장이 될 위험요소가 말끔히 사라졌다. 역시 문희정 작가를 믿기 잘했다) 형준 엄마 강형준(차화연 분)도 만났고 정우와 다른 루트로 강현주의 정체를 추적하던 주정명(오정세 분)은 얼마 전 현주가 입원했던 병원에 어떤 어르신이 강현주 정체를 물어보러 왔다는 귀중한 정보를 전한다. 


그 어르신은 한 때 김형사가 경찰로 근무할 당시 반장으로 재직하던 전직 형사 최창식(송재호 분). 잠시 수연과의 달콤한 데이트를 즐기고 창식을 만나러 간 정우는 그곳에서....미친 토끼인 자기마저 눈치 채지 못했던 결정적 힌트(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강현주가 입원한 00병원이 있었다)는 물론, 해리 보이슨이 14년 전 그 꼬마인 줄 드디어 눈치채게 되었다!!!!!





한편 형준은 엄마를 보기 위해 직접 호랑이굴로 뛰어드는 모험을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의 정체를 속이며 14년전 자신과 이수연과 관계된 인물들을 하나씩 제거에 들어간 형준은 자신이 한태준보다 한 수위라고 자신만만해하고 있다. 지금까지 형준은 태준과 미란에게 돈많은 해리 보이슨으로 말끔히 속여놨고, 자신의 비밀친구 윤실장(천재호 분)을 한태준 심복으로 심어놓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리고 엄마를 보기 위해 미란과의 사업 계약서 체결을 빌미로 한태준의 집에 찾아가기에 이른다. 


거기까진 좋았다. 미란이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형준은 몰래 현주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엄마가 한눈에 자신을 알아봐주길 바랐다. 얼마나 기다렸던 엄마의 품 속인가....그런데 불행히도 현주는 그토록 그리던 형준을 안아주지 못한다. 오히려 한태준만 찾으며 울부짖는다. 현주의 울음소리에 부리나케 달려온 미란과 낌새가 이상해서 바로 태준의 집으로 달려온 수연. 그런데 형준은 자신은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그걸 예사롭게 받아들이지 않는 미란이 더 이상할 정도로 형준은 그동안 자신을 속여왔던 치밀한 계획을 원점으로 돌리는 모험을 벌인다. 


한정우도 자기가 그 때 그 꼬마인줄 알았는데, 한태준도 곧이어 해리 보이슨의 정체를 아는 것도 시간 문제다. 그런데 한태준 집을 찾아가기 전에 윤실장보고 해리라 부르면서 프랑스 농장으로 돌아가라는 형준의 말을 들어보면, 형준은 이미 형준으로 돌아갈 만발의 준비를 갖췄는지도 모른다. 평소 철두철미 용의주도한 형준의 성향을 보면 그게 더 아귀가 맞아보인다. 하긴 이제 3회 정도 남았으니 한태준도 슬슬 해리가 형준인 줄 알아야 이야기가 성립되겠지..


<보고싶다> 16회의 부제를 꼽자면...부모님때문에 발목잡힌 불쌍한 아이들로 표현하고 싶다. 한정우에게 죄가 있다면 한태준 아들로 태어난거다. 한태준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정우는 한창 예민한 시절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친구가 자기 때문에 납치당하고, 심지어 자신이 보는 앞에서 몹쓸 짓을 당하는 충격을 겪게 된다. 그에 모자라 한정우는 지금 자신이 아버지가 저지른 모든 죗값을 대신 치룰 위기에 놓여있다. 한 때 돈많은 아버지를 둔 덕분에 미국에서 잠시 최고의 교육을 받기도 했지만, 아버지 덕을 보기보다 아버지 때문에 인생이 더 꼬인 케이스가 한정우다. 


거기에다가 욕심많은 이복형 잘 둬서 어릴 때부터 죽을 위기에 놓였던 강형준은 한태준 때문에 다리 한쪽 절게되고 엄마와 생이별까지 하기 이른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자신의 다리와 엄마를 앗아간 한태준에 대한 증오를 극대화시키고, 수연을 향한 격한 집착으로 번진다. 그래서 형준은 과거 수연을 힘들게 한 이들을 하나하나씩 제거하는 동시에 그 모든 사건을 진두지휘한 한태준에게 서서히 총알을 당길 만발의 준비가 다 되어있었다. 그런데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가 자신을 거부하는 순간, 모든 것이 다 흐트려지기 시작한다. 거기에다가 한정우마저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


엄연히 말하면 형준은 그의 삐뚤어질 수 밖에 없는 마음이 이해가 가고 안쓰럽긴 하더라도 동정심을 자아내기보다 공포심을 자극하는 무서운 인간이다. 정우의 말처럼 아무리 사람이 밉고 죽이고 싶어도, 직접 죽일 수 없다. 정우보다 형준이 받은 상처와 원한이 더 깊기 때문인 것도 없지 않다. 그러나 사적 복수는 더 큰 파장과 더 극한의 연쇄 비극을 예고할 뿐이다. 결국 그토록 꿈에 그리던 한태준을 향한 복수가 성공리에 마무리 되었다고 해도, 정우는 물론 수연 그리고 본인마저 파멸의 길을 앞당기는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어찌되었던 이번 16화에서 형준은 그토록 보고 싶은 엄마를 만났으나 정신줄을 놓아버린 엄마를 보고 숨이 끊어질 듯이 폭풍 오열을 토한다. 지난 13년 동안 꾸준히 실력을 쌓아온 착실한 배우 유승호의 연기 내공이 빛나는 명장면이다. 


다행히 <보고싶다>는 남자주인공 박유천, 유승호 모두 출중한 외모와 연기력을 고루 갖추었다. 때문에 <보고 싶다> 시청자들은 아버지 잘못 만나 고생하는 한정우와 이수연의 사랑을 진심으로 응원하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강형준의 캐릭터마저 일말의 안타까움을 자극한다. 





박유천이 아니었음 14년 전 자신과 수연과 관련된 어두운 진실을 찾기 위해 아버지까지 잡을 기세인 '미친 토끼' 한정우의 행동에 공감갈 수 있을까. 혹은 유승호 아닌 다른 배우가 형준이었다면 이 싸이코패스적 기질이 다분한 몸만 20대 정신연령은 여전히 엄마찾아 삼만리 12살인 어린아이 눈물에 잠시나마 슬퍼질 수 있을까. 쉽게 납득가지 않은 어려운 캐릭터들임에도 불구,  각각 역할에 대한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박유천과 유승호의 앞날이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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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14년 전 끔찍한 일을 겪을 당시 자신 곁에 있었던 한정우(박유천 분)이 자신이 싫어져 도망가버렸다고만 생각했던 수연(윤은혜 분)은 14년 동안 자신만을 기다려온 정우의 진심을 알게되고, 점점 정우에게 빠져들어가는 스스로를 인식한다. 


그러나 수연에게는 지난 14년 동안 때로는 가족처럼, 친구처럼, 연인처럼 함께해온 동반자 해리(유승호 분)이 있다. 수연에게 강한 집착 증세를 보이는 해리는 얼마 전 수연에게 자신의 곁을 떠나지 말라고 울먹인다. 14년동안 해리와 함께 조이로 살아온 수연은 자기가 떠나면 오롯이 혼자남게 될 해리를 떠날 수 없다. 그래서 해리 곁을 떠나지 않도록 굳게 마음먹었는데, 수연의 사랑을 구걸하는 한정우 참으로 저돌적이다. 





만약 수연이 해리를 더 좋아하거나, 정우에 대한 감정이 눈곱만큼도 없다면, 한정우의 치명적인 대쉬. 뿌리치면 그만이다. 누가 한정우 같은 꽃미남의 고백을 거절할까하나만, 수연에게는 그 못지 않게 멋진 해리가 있으니까. 그런데 문제는 현재 수연의 마음 속에 해리가 아닌, 정우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수연은 애써 정우를 거절하고자 한다. 정우에게 수연은 어차피 너와 난 이뤄질 수 없는 사이라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물론 진짜 그녀의 마음과 달리 말이다. 


'미친 토끼'로서 상대방의 얼굴만 봐도 다 아는 한정우가 수연의 속내를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정우는 수연이 자신을 피할 수록 더욱 부드럽고 간절하게 다가간다. 결국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한 진심을 읽게 되고, 한정우 계모 황미란(도지원 분)이 운영하는 부티크숍의 휴게실에서 조심스럽게, 그러면서 뜨겁게 입을 맞춘다. 정우의 일방적인 입맞춤으로 시작되었지만, 수연도 딱히 정우의 유혹을 거부하지 않는다. 수연이 좋아하는 남자는 정우니까 말이다. 





그러나 수연은 정우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수연에게는 해리가 있고, 해리는 언제나 수연의 곁을 빙빙맴돈다. 그리고 수연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해리 또한 수연이 자기 아닌 정우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해리의 속을 부글부글 타오른다. 행여나 수연이 자신아닌 정우를 택할까봐. 해리는 두렵다. 


해리의 약혼녀이면서 동시에 해리의 보호자이기도 한 수연은 쉽게 해리를 버릴 수 없다. 그래서 수연은 오랜만에 정우와 함께여서 설레이는 시간의 감정을 뒤로하고, 어렵게 본심과 다른 말을 꺼내기 시작한다. 


수연은 그 때 그 시간을 잊지않고, 자신을 찾아주고 좋아하는 정우가 진심으로 고맙다. 하지만 수연은 해리 아닌 정우 너를 택할 수 없다고 강하게 못을 박는다. 얼마 뒤 결혼할 사이이기도 하지만, 지금 수연에게 해리는 14년동안 함께 살아온 가족이다. 그래서 정우는 수연의 잔인한 거절에 친구로 지내자고 요청한다. 그토록 애타게 찾던 수연을 만난 정우의 마음은 솜사탕처럼 부풀어올랐지만, 이미 수연에게는 결혼을 약속한 약혼남이 있고, 얼마 뒤 그녀는 영영 한국을 떠날지 모른다. 그래도 수연과 친구가 되면 오랫동안 수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정우는 수연과 연인 아닌 친구가 되고자 한다. 





이제 14년 전 정우에 대한 오해를 완전히 풀고 어느덧 정우를 사랑하게된 수연이 정우에게 쉽게 마음의 문을 열어놓지 못하는 것은 해리다. 수연은 안다. 해리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런데 수연에 대한 해리의 애정은 보편적인 사랑을 넘어 집착에 가깝다. 그런데 정우는 얼마 전  남이사 로부터 수연을 찾으면 자신이 다칠 수도 있다는 경고의 문자메시지를 받는다. (이 또한 해리가 시키긴 했지만)





갑자기 실종된 남이사의 행적을 추적하고,  아버지 한태준(한진희 분)이 운영하는 저축은행 차명계좌 수사 중에 해리의 요청으로 동료형사 정명(오정세 분)과 함께 한 정신 요양원에 찾아간 정우는 우연히 강상철의 살해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멀리서 강상철의 죽음과 그 죽음을 목격한 정우를 바라보고 있는 해리. 생각해보니 그는 과거 수연의 행적을 쫓은 김형사(전광렬 분)을 차사고로 유인하여 죽인 전력도 있다. 김형사를 자신과 수연의 또다른 납치범으로 오해하고 벌인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어린 형준의 행동은 김형사를 죽였고 은주(장미인애 분)은 졸지에 아버지를 잃었다. 


또 현재 앞서 일어난 강상득(박선우 분) 살해사건 용의자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한 때 정우의 경찰서에서 청소부로 일했던 보라엄마(김미경 분)이 강상득을 포박하긴 하였으나, 결정적으로 강상득을 죽음으로 몰고간 물수건을 얹어놓은 이는 수연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진행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해리가 보라엄마에게 강상득 납치를 사주한 이 같다는 의견도 분분한 상태다. 


강상득 살해사건 용의자는 <보고싶다> 막판까지 가야 그 진범이 파악되겠지만, 지난 20일 방영한 <보고싶다> 13회 분에서 14년 당시 수연과 정우를 폭행한 강상철의 살해를 사주한 해리는 수연을 지키기 위해서, 죽음까지 서슴지 않고 벌이는 인물이다. 현재 해리의 복수의 화살은 자신과 수연, 그리고 정우까지 불행하게 만든 한태준에 향해있다. 해리가 정우에게 원하는 것은, 정우가 직접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체포하는 것. 하지만 점점 정우와 수연의 사이가 깊어지면 해리는 두 사람을 떼어놓기 위해 그보다 더 한 음모를 계획할 수도 있다. 


그런데 뒤늦게 김형사의 죽음을 알게된 수연은, 한 때 자신을 친딸처럼 보살핀 김형사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잊고 싶었던 그 날의 기억까지 더듬어 올라가고자 한다. 참으로 기막히게도 김형사를 죽은 사람은 다름아닌 해리. 조만간 수연은 김형사를 죽음으로 몰고간 당사자가 해리임을 알게 될 것이다.





남이사의 경고대로 수연을 찾는 순간 자신에게 어떤 비극적인 운명이 닥쳐올지 모른 채 오직 수연에게 달려가는 정우의 무모한 사랑, 그리고 정우에게서 수연을 뺏기지 않으려고 하는 해리의 악랄한 몸부림, 반면 수연과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살인까지 저지르는 해리의 실체에 큰 충격을 받을 수연. 그러나 수연 또한 여전히 강상득 살해 진범 용의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오히려 가까워지면 가까워질 수록 서로를 극한 궁지에 몰어넣는 슬픈 운명을 타고난 정우와 수연. 서로를 향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좋아하기에 그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이들의 키스가 달달하기보다 쓰린 가슴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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