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8일은 JYJ에게 의미있는 날이다. 2009년 이래 3년 동안 이어지던 구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와의 악몽같은 소송이 끝나고 합의를 이뤘다. 공식적으로 JYJ는 SM에 소속되지 않은 자유의 몸이다. 물론 SM이 온전히 JYJ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할 지는 미지수이지만, 일단 공중파 방송국도 예전처럼 "JYJ가 현재 이중계약 상태로 활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 출연을 지속할 경우 법률적인 문제는 물론 문화산업의 발전과 질서를 저해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해 선고 및 확정 혹은 합의를 통해 종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자제할 것이다"는 JYJ 출연제재에 대한 그럴 싸할 이유가 사라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JYJ는 공중파 예능이나 음악 프로그램에만 못나왔을 뿐이지, 드라마, 뮤지컬, 영화 등 여러 대중 문화 장르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했다. 현재 뮤지컬 위주로 활동하는 김준수는 남다른 티켓 파워 못지 않게 실력을 인정받은 대한민국 최고의 뮤지컬 스타로 우뚝선지 오래고, KBS <성균관 스캔들>로 드라마 데뷔작임에도 불구, 연기력과 스타성을 보여준 박유천은 그 후 MBC <미스 리플리>, SBS <옥탑방 왕세자>, MBC <보고 싶다> 등 여러 공중파에 당당히 주연으로 출연했다. 김재중 같은 경우에는 얼마 전 영화 <자칼이 온다>에 출연하긴 했으나, 작품은 요즘 보기 드문 망작이였으나, 김재중의 연기는 괜찮은 편이었다.
서론이 길었지만, JYJ는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손의 방해(?)에도 불구, 연기돌로 큰 성공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공중파 드라마에 주연급으로 출연했다고 하면, 잦은 홍보용 예능 출연 등 엄청난 푸쉬를 받는 대형 기획사 아이돌도 이루지 못한 성과다.
그동안 언제나 중박 이상의 준수한 성적을 거둔 박유천과 연기돌에 도전한 여타 아이돌이 이룬 결과물만 놓고 고려해도, 연기자로서 완전히 인정받은 박유천의 존재감을 수긍케한다. 드라마라는 분야는 가요계처럼 몇몇 잘 조직된 팬덤만 있다고 장악(?)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물론 JYJ가 여타 아이돌 팬덤보다도 팬 수도 많고, 조직화도 잘 되어있지만, 연기자로 인정받으려면 팬덤을 넘어 그동안 박유천을 잘 모르거나 좋아하지 않았던 다른 대중들의 호감을 자아내어야한다. 다행히, 박유천은 여러 드라마를 통해 팬덤이 아닌 대중에게도 재능있고 스타성 겸비한 연기자로 인정받았고, 그 덕분에 박유천이 출연한 <보고 싶다>는 연일 시청률이 상승하는 기염을 토한다. 여기서 경쟁작들이 의외로 망작이라 그 덕을 톡톡히 봤다는 의견도 더러 있겠지만..
그런데 박유천이 출연한 <보고싶다>는 참으로 독특한 드라마이다. 박유천, 윤은혜가 나오고, 여진구, 김소현이 그들의 아역으로 출연한다 했을 때, 시청자들은 그저 <해를 품은 달> 연장선인 첫사랑을 잊지 못한 남자의 처절한 옛여자 찾기인 줄 알았다. 물론 극 중 한정우 역을 맡은 박유천은 현재 조이로 이름까지 바꾼 이수연(윤은혜 분)을 잊지 못해, 준재벌 3세 타이틀도 포기하고 형사가 됬다.
그런데 미국 유학파 재벌3세 옷까지 버린 한정우가 14년동안 이수연을 잊지 못한 이유는 대중들의 뻔한 상상력 그 이상이다. 한정우를 따라 납치된 이수연의 겁탈 설정은 방영 초기 당시, 많은 사람들의 비판에 직면하긴 했지만, 제작진들은 그 이후 수 차례 성폭행이 얼마나 끔찍한 중범죄이고, 정작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극도로 미약한 대한민국 사법부를 우회적으로 디스한다. 어떻게 보면 대놓고 성폭력의 심각성을 운운했다가 정작 최악의 완성도와 극강의 발연기를 보여준, 영화 <돈 크라이 마미>가 말하고픈 메시지보다 가슴에 와닿을 정도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 달려온 한국에서 유일하게 인연을 맺고,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자신이 보는 앞에서 끔찍한 일을 당했으니, 가뜩이나 예민할 나이의 정우가 받을 충격은 오죽할까. 그래서 14년 이후 정우는 한시도 수연을 잊어본 역사가 없다.
만날 수연 엄마(송옥순 분)을 찾아가 아들 애교를 부리는 것은 기본, 자신을 납치하고 겁탈한 인간들 찾아가 수도 없이 협박하고 괴롭힌다. 그것이 수연을 위한 정우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였다. 그럼에도 수연은 정우 앞에 나타날 기미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수연은 14년 전 해리(강형철-유승호 분)을 따라 미국에 건너갔다. 그래서 엄마하고도 연락을 끊었고, 심지어 눈 앞에서도 엄마를 봤음에도 수연은 엄마를 외면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수연이 해리와 함께 한국에 돌아오고, 해리의 집에서 발생한 해리 이모 죽음을 수사하려온 한정우는 한눈에 그 집에 있는 조이가 수연임을 한 눈에 알아본다. 그런데 수연은 그 다리저는 해리와 약혼을 앞두고 있단다. 하지만 정우는 그 난감한 상황을 전혀 꺼리지 않는다. 그 사이 자기가 죽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던 수연 성폭행범 강상득(박선우 분)이 살해당했다. 강상득의 행적을 추적하다가 교도소 인근에 위치한 CCTV를 통해 차안에서 강상득을 보고 부르르 떨고 있는 수연을 목격한 정우. 한정우는 그 즉시 조이가 수연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그녀에게 바로 달려간다.
14년 전 처음 만났을 때, 그 때 정우가 수연 이름표를 달아준 그 노오란 우산을 들고 조이에게 다가간 정우. 수연에게 건낸 정우의 첫 마디는 "내가 많이 늦었죠? 약속했지 않냐. 한강카페 가자"고 말했다. 하지만 수연은 "곧 해리가 온다."면서 냉정히 거절한다. 하지만 한정우는 전혀 개의치 않고 조이를 따라가 "내 차 저 쪽에 있다. 우리 약속이 먼저다"고 맞대응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조이의 대답은 "약혼할거다." 그런데 거기서 머뭇거릴 정우가 아니다.
"한게 아니라 곧 한다? 했다며..거짓말 못한다더니 잘하네. 어디까지가 거짓말이냐"며 "진짜 싫은거야. 싫은척 하는거야. 뭐가 진짜인지 알아야 비키죠"라고 능청스럽게 대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사가 압권이다...
"비밀친구 재미없다. 비밀연애하자"며 조이를 박력있게 끌어 당기는 한정우. 완전히 상남자다. 좌유천 우승호 윤은혜는 서른즈음에 제대로 복탔다. 그 모습을 본 해리는 분노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해리는 조이에게 강한 집착증을 보인다.
현재 인터넷에서는 <보고싶다> 유승호에 대한 몇 가지 비밀이라는 글이 떠돌아다닐 정도인데, 강상범은 물론 이모도 해리가 죽이고, 과연 진짜 그가 지팡이를 들고다닐 필요성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제기된다. 심지어 해리네 집 비밀 창고에 해리 엄마(차화연 분)이 갖혀있다는 추리까지 나올 정도다. 하긴 어린 시절 수연과 함께 도망가다가, 수연을 찾으러 도로를 달리는 김형사(전광렬 분)의 달리는 차 앞에 캔을 버려 그를 즉사하게 만들었던 해리인데, 수연을 한 눈에 알아보고 강하게 대쉬하는 정우가 결코 반가울리 없다. 순수한 미소 뒤에 정우를 위기에 빠트리기 위해 모든 짓을 다 할 사람이 해리다.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하시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주세요^^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드시면 구독+을 눌러주세요.
'드라마전망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담동 앨리스 문근영.삼포 세대를 대변한 가슴아픈 눈물 (12) | 2012.12.02 |
---|---|
울랄라 부부. 눈물겨운 가부장 판타지 부활의 몸부림 (6) | 2012.11.28 |
보고싶다 14년을 자연스럽게 뛰어넘은 박유천의 등장 (15) | 2012.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