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동안 뭘해도 안되는 <우리들의 일밤>이였다. 지금은 jTBC로 이적했지만, 그 당시에는 MBC 예능국 최고 히트제조기라고 불리던 여운혁CP를 불러모아도 안되는 게 <일밤>이었다. 그렇게 계속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일밤을 다시 살린건 다름아닌 기존 주말 버라이어티에서는 보기 어려운 실력파 가수들을 앞세운 <나는가수다> 였다. 예능 재미를 위해 개그맨들을 섭외했다고하나, 그들의 존재감이 미미한 <나는가수다>가 성공한 비결은 다름아닌 서바이벌 탈락 제도가 주는 긴장감과 가수들의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였다.

그 중에서도 <나는가수다>를 정상의 궤도로 올려놓은 일등공신이 바로 임재범이다. 노래 실력은 최고지만 만날 잠적으로 얼룩진 임재범이 방송에서 다시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큰 화제였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임재범이란 가수에게 열광하게한건, 듣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하는 감동적인 울림과, 평탄치 않은 인생에서도 꺾이지 않고 오히려 원숙하게 만개한 임재범의 음악에 대한 열정이었다.그렇게 <나는가수다>에서 요근래 어떤 전문 예능인도 하지못했던 '대박'을 친 임재범을 염두에 두고 예능이라고하기에는 안 웃기고, 그렇다고 여행전문 다큐멘터리라고 하기에는 모호한 작품이 하나 나왔다. 

애초부터 요즘 대세 임재범 하나만을 바라보고 뚝딱 만들어낸 일밤 <바람에 실려>는 예능으로는 가히 실패작에 가까운 기획이었다. 만약에 15일 종영한 kbs <톱밴드> 처럼 예능국이 아닌 교양국이 만들었다면, 시간대만 달랐으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바람에 실려>는 이도저도 빼도 아닌 예능이다. 거기에다가 총성없는 전쟁으로 불리우는 일요일 황금시간대에 도전장을 낸 프로그램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시청률로 프로그램 성공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거기에다가 <바람에 실려>는 주인공 임재범을 비롯하여, 하광훈, 김영호, 이준혁, 넋업샨 등 정말 예능과 안 친한 사람들만 즐비하다. 그나마 희극인으로서 우스개소리를 잘하는 지상렬은 국내 활동 때문에 임재범이 잠적할 당시 형님이 빨리 돌아오시길 바라며 귀국행 비행기를 탔고, 그나마 예능물을 좀 먹었다는 FT 아일랜드의 이홍기는 3회가 되어서야 <바람에 실려> 팀에 합류했다. 만약 이게 기존 방송의 틀을 확 깨버리고자하는 음악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능으로 만들었다면, 작정하고 망하기를 바라지 않은 이상 이런 캐스팅이 나올 수가 없다. 

 


하지만 예능이니 황금 시간대를 떠나서 출연자들에게는 미국 여행을 통해서 보다 좋은 음악이 나오게하고, 시청자들에게는 보다 색다른 음악적 깊이를 제공한다는 <바람에 실려>의 기획의도와 그 자체를 보면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2회에서 <바람에 실려>는 음악여행에서는 괜찮은 임재범의 파트너들을 무기력하게 보일 정도의 큰 실수를 벌렸다. 이 모든게 임재범을 위한, 임재범에 의한 방송에서 임재범이 잠적해서 일어난 일이라고하나, 흥미를 가지고 지켜보던 시청자들도 "도대체 이건 뭐지"하고 본방사수 자체를 후회하게 만들어버리게 충분했다.

비록 2회만에 자신의 음이탈을 자책하며 말도없이 잠적해버린 대장 임재범때문에 한바탕 해프닝이 일어났지만, 그 대장은 다시 돌아왔고, 2회 끝에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LA의 key club 공연장에서 'Rock in Korea'라는 멋진 음악 선물로 대신 사과했다. 만약에 2회가 끝날 때까지 임재범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그리고 임재범의 사과로만 끝났다면 아마 다른 출연자와 스태프에게 제대로 민폐를 끼친 임재범의 이유없는 잠적에 더욱 화가 났었을 지도 모른다. 물론 기존의 예능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음악활동을 하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예능 사상. 그것도 2회만에 발생한 잠적에 대해서 그것도 임재범 하나만 믿고 차린 음식점에서 최고 셰프의 이탈에 재미있었고 신선하다고 박수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렇게 말도 많고 심지어 조작의혹까지 불러일으켰던 임재범의 증발 해프닝이 끝나고, 이홍기가 새로 합류한 3회는 그야말로 <바람에 실려>가 자랑하는 빅이벤트이자, 존재가치인 'UC버클리대'에서의 공연이었다. 이미 방송에 나오기 몇 주 전에 임재범의 'UC버클리대'에서의 공연이 유튜브에서도 큰 인기를 끄는 등 여러모로 화제가 되었기 때문에 그의 노래에 대해서 많은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방송으로 접한 임재범의 노래는 '감동' 그 자체였다. 한국 교포가 아닌 다른 미국인도 많았기 때문에 일부로 자기 노래가 아닌 Eagles의 대표 명곡 'Desperado(데스페라도)' 를 불렀다. 그 노래를 현장에서 접한 UC 버클리 대학교 학생들은 인종, 어느 나라 출신을 떠나서 임재범의 노래 인생과 비슷한 여정을 닮은 데스페라도에 기립 박수로 화답했으며, 무려 앙코르를 3번이나 요청받는 등 한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통하는 대한민국 로큰롤대디 임재범의 역량을 마음껏 과시하였다. 시청자들 또한 다시한번 <바람에 실려>를 통해 노래로 감동을 주는 임재범의 귀환에 열띈 환호를 보냈다. 

 


또한 'UC버클리'를 뜨겁게 달군 건 비단 임재범뿐만이 아니였다. 첫무대에서 자신만의 소울로 분위기를 화끈하게 띄운 넋업샨. 난생처음으로 노래로 무대를 서게된다는 긴장감에 공연이 중단되긴 하였지만, 결국은 임재범의 '비상'을 멋지게 부른 이준혁의 예상 외의 선전도 있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건, 최연소 음악여행 동행자인 이홍기였다. 임재범의 노래가 다 부르기 어렵지만, 그 중에서도 임재범이 아니면 소화하기 어렵다는 '고해'를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내어 원곡자 임재범도 만족시켰다. 겉멋만 잔뜩 든 아이돌 밴드의 편견을 조금이라도 깨게해준 굉장한 무대라고 평가해도 될 듯 싶을 정도로 이홍기의 노래는 훌륭한 편이었다. 또한 지난 2회에서 김영호 또한 가수 못지않은 가창력으로 변집서의 '홀로 된다는 것'으로 적잖은 화제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음악에 대해선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예능으로 나가면 가히 '잉여'에 가까운 예능 초보 출연자들이 임재범과 함께하는 무대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100%이상 발휘하는 것이 <바람에 실려>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자 특색이다. 

 



<바람에 실려>에서 보여진 임재범은 평상시에는 짓궃은 이야기도 잘하고 장난기도 가득하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한없이 진지하다. 노래와 그가 음악인으로서 살아온 여정만으로도 온갖 루머로 얼룩진 임재범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열게하는 비상한 재주가 바로 임재범이 가진 최대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에 실려>는 이왕 임재범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만큼 어떻게 해서든지 다른 예능인과 차별화되는 임재범만이 할 수 있는 재주를 십분 잘 활용해야한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뻑하면 잠적을 하여 다른 출연자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철없는 임재범보다 진지하게 노래하는 로커 임재범을 자주 비춰야 더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실제 임재범의 잠적으로 한 회를 채웠던 2회와는 달리 16일 방송은 임재범의 '데스페라도'와 이홍기, 이준혁의 선전에 힘입어 "역시 임재범""노래로서 감동을 주는 진정한 가수" "이홍기의 재발견" 등 나름 좋은 평을 듣는데 성공했다. 물론 시청률 측면으로 보자면 여전히 기대 이하 한자리 숫자에서 맴돌듯 하다. 그러나 시청률과 예능 욕심에 별로 웃기지도 않은 사람들 데려다가 별로 웃기지도 않은 무리수 개그를 남발할 수록 그나마 음악을 테마로 한 <바람에 실려> 존재이유마저도 퇴색되어 버린 채 지난 일밤에서 방영된 실패작들처럼 졸작으로 기록될 것이다. 


<바람에 실려>는 기획의도나 구성, 그리고 출연자 면면을 보나 예능으로 나가면 이도저도 아닌 방송이 되기 십상이다. 물론 음악만 하면 재미가 없으니, 중간중간 로버트 드니로 따라하기, 바다사자 울음소리 등의  보는 이들에게 소소한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들도 꼭 필요하다. 그러나 <바람에 실려>는 첫째도 둘째도 음악을 중심으로 타 예능과 차별화하는 승부수를 띄워야한다. 어짜피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많은 이들을 웃기는 예능이 되지못할 바엔 차라리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임재범과 하광훈, 이호준 등 쟁쟁한 뮤지션들의 진지하고도 깊이있는 음악세계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음악프로그램으로 나가는 것이 더 승산이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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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처음에
<일밤>에서 임재범을 대상으로 한 음악여행을 만든다고 했을 때, 다시 TV에서 임재범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니  기대가 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는 잘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더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차라리 시간대가 심야시간대였지만, 시청률은 썩 좋지 않아도 그럭저럭 반응이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일요 저녁 시간대에 자칫 마니아 취향으로 비춰질 수 있는 음악여행이라, 아무리 요즘 임재범이 화제의 인물이고, 음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고하나,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모든 실패가 임재범에게 화살이 돌아갈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때 <나는가수다>와 정면으로 붙어서 곤욕을 치룬 적이 있는 유명 예능PD가 <바람에 실려> 제작진 또한 프로그램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하였을 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예능PD의 추측과는 달리 정작 일밤 제작진 측은 <바람에 실려>에 나름 큰 기대를 한 모양인가봅니다. 그건 다름아닌 이 프로그램을 있게한 임재범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실제로 <일밤-바람에 실려>는 말 그대로 정말 임재범 하나만 보고 만든 방송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 MC 강호동, 유재석을 메인으로 내세운 프로그램인 많았지만, 이처럼 예능인도 아닌 전업 가수인 임재범이 중심이 되어 미국으로 떠나는 주말 황금 시간대 방송은 손에 꼽을 정도로 유례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능적인 재미를 살리기 위해 <나는가수다>에서 임재범을 매니저로 모신 경험이 있는 개그맨 지상렬과 비주얼을 고려한 듯한 배우 이준혁도 함께 동행하는 나름대로 적절한 조화를 내세웠지만, 일단 첫회만 보자면, 임재범을 위한, 임재범에 의한, 임재범의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방송이 임재범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한편으로 당연한 건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임재범은 한 때 잠적이 특기라고 불릴 정도로 어디로 튈 줄 모르는 돌출 행동으로 많은 이들을 조마조마하였던 야생호랑이입니다. 그래서 임재범의 오랜 지기이자, 그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작곡가 하광훈을 붙이기도 하는 나름대로 안전망을 구축하였습니다. 그리고 보기보다 윗 사람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임재범을 붙잡기 위해 가왕 조용필의 전속밴드 '위대한 탄생'에서 키보드를 맡고 있는 전설적인 연주가 이호준을 특별 초빙하기도 하였구요. 게다가 임재범 못지않게 야생적인 사자의 매력이 도드란히 묻어나면서도, 가수 못지않은 훌륭한 노래솜씨를 가지고 있는 배우 김영호도 투입되었으니, 이정도면 음악여행을 위한 최고의 드림팀이라고 부를 만 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바람에 실려>는 음악 전문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주말 황금 시간대에 방영하는 예능 버라이어티입니다. 그래서 음악성 못지 않게 일단은 웃겨야합니다. 그런데 지금 이 조합으로 보면 웃길 사람은 지상렬밖에 보이지 않습니다아 그런데, <바람에 실려> 원정대 대장이자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는 임재범이 예능감까지 출중하다는 것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 양반 <나는가수다>에 이어 아예 자기만을 위한 방송 하나 만들어주니까, 작정하고 그동안 숨겨왔던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이덕화, 이대근 성대모사에 이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가서는 우욱~우욱 바다사자 웃음소리를 내면서 바다사자들과의 교감도 시도합니다. 그 사이에 임재범의 범절할 수 없는 카리스마에 우들우들 떨고 있었던 동행자들도 웃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나가수> 시절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던 <너를 위해>, <빈잔>, <여러분>의 비장함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가벼움이였습니다. 겉으로만 보면 가오만 잡을 것 같은 무게있는 록커가 내는 바다사자 소리란...참 보면 볼 수록 재미있는 사람이군요



어찌되었든 심사숙고 끝에 <바람에 실려> 출연을 결정한 임재범은 꽤나 의욕이 앞서 보였습니다. 워낙 음악을 잘 아는 록커이기 때문에 음악의 본고장이라고 불리는 미국은 결코 만만하게 볼 무대가 아니라면서, 내가 노래를 하면서 들은 호평은 모두 가짜에 내가 내는 소리가 싫었다라는 좀 장황해서 탈이지만, 진지함이 엿보이는 음악 강의를 늘어놓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음악에 대한 전문가이자, 한 때 록의 고장 영국에서 백두산 김도균과 함께 '아시아나'로 활동했던 뮤지션이니까 나올 수 있는 일종의 소신이었습니다. 또한 이번 <바람에 실려>를 자기가 처음으로 자신의 노래에 만족했던 '빈잔' 에서 자신이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는 것 조차 느끼지 못할 때 처럼 <바람에 실려>에서도 스스로의 감정에 푹 빠져서 노래를 해야하고, 방송에 임한다는 의식없이 여행 그 자체를 즐기면서 충실히 잘해보겠다는 임재범의 강한 의지의 피력이겠죠



군데군데 묻어나는 길들여지지 않은 시베리아 수컷 야생 호랑이의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드러나서 자칫 공포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지만, 오히려 자신의 으르렁에 두려움을 느끼는 타인을 놀리는데 신난 듯한 개구쟁이 모습이 오히려 더 신선하게 다가오더군요. 게다가 유명 아나운서 아들답게 달변가에 카리스마 넘치면서 잘생긴 외모에, 유창한 영어실력은 기본, 그 어떤 출연자보다 웃겨주기까지 하니, 이정도만 임재범 하나만 믿고 방송을 했다해도 제작진으로서는 일단 안심입니다



아직까지 첫 회는 임재범표 음악여행의 시초에 불과하였습니다. 아마 다음주에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음악 기행이 시작되면, 임재범의 어디로 튈지모르는 야생 호랑이의 거친 매력이 더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고, 아직 예능이 낯설기만 한 야생 사자 김영호와 꽃미남 이준혁도 점점 살아나겠죠. 특히나 이준혁은 곱상하고 반듯한 외모와는 달리, 의외로 아무도 건들 수 없을 듯한 임재범을 향해 원정대 대장을 교체하자고 하는 다소 당돌한 모습을 보여(물론 정작 임재범 앞에서는 깨갱거렸지만) 향후 임재범의 독단 체제에 어떠한 반란(?)을 일으킬까 벌써부터 이준혁의 의외의 맹활약이 기대되기까지 합니다

일단 다른 방송인들에게는 볼 수 없었던 야생 호랑이를 넘어선 '카멜리온 호랑이' 임재범의 깨알같은 예능감 덕분에 첫회는 생각보다 만족이었습니다. 또한 다소 부족해보일 수있는 임재범 원맨쇼를 보완하기 위해 임재범의 뒷목을 잡게하는 그럴사할 유사품 정재범이 특별 출연하여 임재범의 성대모사를 잘 할 수 있는 비법에서 오는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바람의 실려>의 정체성을 살려준 건 뭐니해도 대장 임재범의 보컬이었습니다. 첫 회 엔딩 부분에 샌프란시스코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뮤지션과 임재범의 즉석 합동공연은 지나가던 미국인들을 단숨에 매료시킬 정도로 역시 대한민국 국보급 록커 임재범만큼은  미국에서도 통한다는 긍지를 심어주었습니다. '빈잔' '여러분' 등 노래만으로 관객들을 열광시키는 임재범의 노래를 다시 방송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든 <바람에 실려>였습니다. 그런 임재범이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들려주는 노래야말로 이번 음악여행이 있게한 근원이자, <바람에 실려>의 가장 큰 장점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오늘날 시베리아 야생 호랑이 임재범을 지탱해준 음악과 많은 이들을 자유롭게하는 여행이 훌륭한 배합을 이루며 임재범, 하광훈, 넋없샨 등 뮤지션들에게는 좋은 영감을 제공함은 물론, 음악여행이라는 독특하게 잘 만들어진 방송 하나 나올 것 같은 기대감이 물씬 풍기는 서두였습니다. 임재범의 활약이 돋보였던 첫 회에서 느꼈던 예상 외의 재미와 감동을 뛰어넘는 고품격 음악 예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역사적인 프로그램으로 기록될까 조금 더 지켜봐도 괜찮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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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




몇 달 전 mbc 스페셜로 방영된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우연치 않게 추석 연휴 다시 보게되면서 여간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제가 태어날 때 쯤. 그 해는 시나위, 부활, 백두산 등 대한민국 가요계를 새로 쓰던 쟁쟁한 록밴드들이 위력을 떨치던 나날들이였습니다. 이제야 우리나라도 드디어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위대한 록밴드를 배출하나 싶었습니다. 실제 그 당시 록밴드의 인기는 어느 아이돌 못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후 몇몇 보컬들을 제외하면 그들은 과거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의 전설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한 때 임재범과 함께 '아시아나'로 활동하면서 록의 본고장 영국에서 인정받았던 기타리스트 김도균은 그 큰 덩치에 몇 십년의 소형차를 직접 운전하면서 분식집에서 김치볶음밥으로 끼니를 떼워야했습니다.

하긴 <하이킥! 짧은 다리 역습>에서 그려내다시피 중산층의 도산이 이어지고, 대학 입학과 동시에 빚더미에 쌓여 취업도 안되서 반년만에 고기를 먹는다면서 제대로 익지 않은 고기를 한꺼번에 몇 점 먹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는 현실에서 소형차에 그나마 제대로된 식사를 먹으면서 살 수 있다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며 살아가야합니다. 그러나 김도균은 음악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로서 그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금자탑을 쌓은 인물입니다. 그런 그마저 여유가 없는 최소한의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것은, 나머지 김도균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 살기만을 고집하는 이들의 생활을 상상하니 가슴을 쓸어내릴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록커임을 자부하는 이들은, 너무나도 고지식할 정도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고집합니다. 비록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한 이승철이나 김종서처럼 큰 주목과 돈을 거머쥘 수는 없겠지만, 한 때 음반 세션을 담당했던 시나위의 신대철처럼 밴드로서 쌓았던 유명세를 조금만 다른 곳으로 돌리면 어느정도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을 정도로 삶을 꾸려나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러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다시 배고프고 돈 안되는 록으로 돌아오는 그들입니다. 임재범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때 김도균과 '아시아나'를 결성하여 록의 중흥을 꿈꿨으나, 결국은 솔로로 전향하여 앨범 발매와 동시에 지금 <나는가수다>에 출연한 이후처럼 선풍적인 인기를 맛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록이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록커로 비상하는 순간만을 꿈꾸며 연이은 도피행각을 벌인 끝에 결국 그는 록커라는 타이틀 대신 기인이라는 별명을 얻어야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오랜 공백기를 뒤로하고 본격적인 복귀 신호탄으로 <나는가수다> 무대에 섰을 때 많은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록커이기 때문에 국가대표전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았고 방송 출연도 많지 않았던 그가 <나는가수다> 무대에 서게 된 계기는 암투병 중인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였습니다. 오랫동안 록커로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았던 그가 오로지 가족들을 위해 대중들 앞에 섰을 때 많은 대중들은 끊임없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고, 이제 임재범도 조금씩 세상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임재범의 활발한 행보는 후배인 박완규에게도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부활 보컬에서 솔로로 전향하면서 '천년의 사랑'이라는 빅히트곡까지 내었지만, 그 뒤 박완규는 가요계에서 좀처럼 자리잡지 못한 채 힘겨운 생활을 이어나가야했습니다. 그 사이 첫사랑 부인과 가슴아픈 이별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도 임재범과 마찬가지로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포기하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아이돌 핑클의 '나우'를 리메이크하면서 대중음악과 타협을 이루고자 했던 김경호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에서 국민할매로 변신을 시도하는 김태원을 뜯어 말리던 박완규였습니다. 그러나 결국은 박완규의 음악적 재기를 도와주고 했던 김태원의 손을 잡았고 그 뒤 조금씩 방송을 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박완규가 방송 출연을 활발히 시작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가수가 예능출연을 하면 음악을 갈고 닦아야하는 여유가 사라진다고 반대하던 적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그는 임재범이 <나는가수다>에 출연하기 전에 임재범의 정체성과 신비성이 사라질 우려가 있다면서 임재범의 <나가수> 출연을 반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랬던 박완규가 불연듯 김태원이 이끄는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에 보컬 선생님으로 지원사격에 나서더니, 이제는 <나는가수다>에까지 출연을 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물론 출연 시기는 청춘합창단이 끝나는 무렵부터라고 합니다. 

극도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록커로서의 자존심을 놓지 않았던 박완규가 변화한 계기는 뭘까요? 아마 아이들은 자라나는데 계속 자신의 고집만 부릴 수가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죠. 하지만 박완규는 굳이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더라도 지난 1년간 부활 김태원과의 합작 활동을 통해 다시 큰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한 때 성대결절으로 과거 최전성기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서 열심히 성대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나가수> 출연 제의가 왔으나 망설였습니다. 당시 자신의 스승이기도 한 김태원이 출연하는 남자의 자격과 동시간대에 방영되기도 하였지만 대중들의 평가로 인해 자칫 록커로서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이 앞선 박완규입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 김태원과 함께 촬영했던 <나는 록의 전설이다>를 보면서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나가수> 출연 제안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방송을 보면서 힘들게 사는 형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던 후배 록커의 다짐이였습니다. 특히 이 록커의 가슴을 더욱 울린 것은 이제 나이가 들여 치열이 틀어져 있으면서도 살기 위해 기어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른 임재범의 한 마디였습니다. "나는 록이 좋다, 록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록이 잘 되기 위해서 죽으라고 하면 난 죽겠다. 나는 록으로 돌아갈 것이다". 결국 그 뒤로 박완규는 김태원에게 바로 전화를 걸어 "형님 전 이제 (록)을 위해 뭐든지 다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최근 tvN의 러브송에서는 "(나가수)에 큰 칼을 들고 간다. 내 속살을 보여 구며 다 쓸어 버릴 것. 과거의 95%상태의 목상태를 만들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보이면서 박완규 나가수 출연에 대한 기대 자체를 더욱 높이기도 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김태원의 예능 출연을 만류했던 박완규였습니다. 이제서야 김태원이 예능에서 록커로서 카리스마를 벗고 국민할매라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야하는지를,  왜 김태원을 비롯한 록을 하는 형들이 박완규 너도 변화해야한다는 그 말을 이해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김태원은 망가졌지만 덕분에 부활은 다시 전성기를 맞게 되었고, 박완규를 포함 수많은 록커들이 다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또한 임재범이 <나가수>에서 큰 히트를 친 덕분에 공중파 방송을 통해서 대한민국 록커들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록커로서의 삶을 지켜오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요. 

최근 임재범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버클리캠퍼스(UC 버클리) 강단에서 25일 첫 방송되는 MBC <바람에 실려> 촬영 일환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과 미니콘서트를 열어 큰 갈채를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김태원은 난생처음으로 지휘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청춘합창단>을 KBS '더 하모니' 본선 진출을 성공시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였습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였습니다. 그저 임재범이 용기를 내어 세상에 당당히 나와서 대중들에게 훌륭한 노래를 선사해주는 것만으로도 황홀할 뿐입니다. 게다가 김경호에 이어 박완규까지 곧 <나가수>에서 볼 수 있다니, 벌써부터 90년대 대표적인 록의 지존들끼리의 선후배를 넘어선 불꽃튀는 대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한 때 록커로서의 삶만을 고집했던 이들이 보다 마음을 열고 우리 대중들에게 성큼 다가오는 만큼 부디 그들의 바람대로 록이 잘 되고, 록이 크게 살아 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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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너돌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