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가 잘가는 카페에서 현재 mbc 황금시간대에 방영되고 있는 '탐나는 도다'를 보고 시간대를 참 잘잡았다고 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대에는 평일 8시 반과 함께 주부님들이 리모컨을 꽉 잡고 있는 시간대이지요. 아님 뉴스를 보던가
그런데 아주 신선한 컨셉의 일부 젊은 층 마니아만 호응할 수 있는 드라마가 그 시간대에 방영한다는 것은 제작사나 방송사로서는 큰 모험이였죠.
아니나 다를까 시청률은 5% 안팍. 하긴 요즘 그정도 시청률 나오는 드라마가 꽤 있는 걸로 알지만 그래도 불과 몇 달 전 잘생긴 애들을 총집합시켜서 40%까지 끌어모으고 그 외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웰메이드 드라마를 만들기로 정평이 나있었던 제작사로서는 엄청난 굴욕이죠.
사실 전 연예계에 대해서 논하는 블로거이전에 취업준비에 바쁜 수험생인지라 드라마를 아예 보지 않습니다. 게다가 필자의 집은 그 드라마의 적수(?) '솔약국네'를 제시간에 꼭 봐야하는 마니아인지라 한번도 채널을 11번으로 돌릴 엄두가 안나죠
드라마도 안 본 사람이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거 잘 알고 있지만, 아마 그 드라마는 일부 마니아들만 좋아할만한 드라마가 아닐까 싶네요. 아무리 상대경쟁작이 30~40%가 나오는 골릿이라고해도 모든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게 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다면 5%의 시청률까지는 나오지 않는데 말이죠.
물론 인터넷에서는 계속적으로 '탐나는 도다'가 재미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고 현재 '탐나는 도다' 조기종영 결정 반대 청원에 예상밖으로 4000천명이 서명했다는 것은 이 드라마가 정말 잘 만들었고 비록 얼마 안되지만 그 시청자들은 정말 재미있게 본 드라마이라는 사실은 결코 부인할 수 없지요.
전 그 드라마에 대해서 재미있네 배우들의 연기는 어떻네 하고 논하고 싶지는 않고 단지 시청률이 낮다고 이미 17부까지 만들었는데 16부로 단축해서 조기종영하라는 방송사의 태도에 어이가 없을 뿐이네요.
물론 그 방송사가 요즘 현정부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고 있고 또 친정부적 성향의 인물들이 이사진을 장악하는 것도 잘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일부 시청자들이 잘만들어진 드라마를 볼 권리까지 자기네들 마음대로 침해할 수 있는지?
지금 이 드라마뿐만 아니라 그동안 시청률이 좋지 않았던 많은 드라마들이 조기에 끝나는 아픔을 겪어왔죠. 물론 그 중에서는 정말 빨리 끝냈어야하는 드라마라기도 민망한 작품들도 있었겠죠. 하지만 정말 잘만들어진 드라마인데 단순히 대다수의 대중들이 공감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또 광고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의 의견도 반영하지도 않고 자기네들 마음대로 싹둑 잘라버리는 것은 헌법에서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명백히 보장하고 있는 나라의 공영방송이 할 수 있는 일인지 묻고 싶군요.
필자는 걱정입니다. 이제 미디어법대로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와같은 현상이 밥먹듯이 일어나지 않을까? 아니 그동안 밥먹듯이 일어났긴 하지만.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탐나는 도다'같은 그동안 한번도 볼 수 없었던 모험적이고 흥미진진한 드라마를 볼 수 있기는 커녕 요즘 하는 족족 인기를 끌고 있는 막장 컨셉의 드라마들만 보게되지 않을까 겁나네요.
필자는 '탐나는 도다'를 볼 시간도 생각도 없지만 예정대로 24부작 꽉 채워서 방영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재방이나 어둠의 경로로 보는 이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본방으로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단순히 이 드라마가 잘되길 바라서 그러는거 아닙니다. 이 드라마가 잘되야 앞으로 또 이런 류의 제대로 된 드라마가 나올 수 있고 그래야 드라마 제작사들도 시청률 걱정없이 사전제작을 하면서 마음껏 창의적인 양질의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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