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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최효종 팬감소 단순히 케이블계 유재석 발언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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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쳐블(Untouchable). 원래는 인도의 최하층의 불가촉 천민을 지칭하는 말에서 손대어서는 안되는, 당할 수 없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단어지요. 

아마 대한민국 연예계에서 언터쳐블 즉 섣불리 손대어서는 안되는 스타 하면 단연 유재석이 아닌가 싶어요. 전 세대에 골고루 사랑받는 국민mc에 도무지 흠잡을 데, 나무랄 곳이 없는 무결점 매력까지. 거기에다가 우스개 소리로 '무한재석교'라고 불리는 막강한 팬덤까지. '무한재석교' 열혈 신도를 자청하는 하하의 말처럼 쉽게 건드려서는 안될 인물인지도 몰라요.

유재석과 함께 뜨기 시작하고, 한 때는 인기나 능력 면에서 그를 앞질렀던 방송인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와중에도 굳건히 정상을 지킨 유재석이였기에 당연히 그의 재능과 압도적인 인기를 시기하는 이들도 많겠지요. 뿐만 아니라 유재석의 뒤를 이어 제2의 유재석 혹은 조심스레 그를 뛰어넘는 최고 mc가 되고 싶은 후배들에게는 지상 최고의 롤모델이면서도 꼭 넘어야할 산으로 보여질 수도 있구요.  

 


지난 연말 강용석 의원의 고소로 일약 국민 스타덤에 오른 개그맨 최효종이 정말로 선배 유재석을 시기하고 그를 디스하고자하는 못된 마음에 "나는 케이블계 유재석." "유재석 (선배)를 따라 이 정도 했으면 됬다고 생각했다." 라는 말을 하지는 않았을 듯 합니다. 어떤 연예인보다 선후배 위계질서가 엄격하다는 개그계에서 그것도 같은 방송사 공채 출신인 유재석은 최효종에게는 까마득한 대선배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감히 선배님과 같은 방송을 하면서 "나는 다른 곳에서는 이미 그 선배급으로 대접받는다."는 농담은 커녕 선배들은 정자세로 진행하는데 혼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행동조차 하지 못했겠죠. 다만 지난 주 유재석이 몸소 일어나 스케치북을 가지러 갈 때에도 한참 후배들이 멀뚱멀뚱 쳐다만 보다가 유재석이 한 마디 하자 그 때서야 일어나 굽신굽신 거릴 정도로 온화한 선배 유재석이니까 너그럽게 받아줄 수 있었던 것이죠. 

 


<개그콘서트-사마귀 유치원> 등 날센 사회 풍자 개그를 펼치는 최효종이기 때문에  높으신 어르신을 거침없이 비판하는 것처럼 유재석 역시 같은 선상에서 접근했을 수도 있습니다. 풍자와 날카로운 비판이야말로 오늘날 최효종을 있게한 원동력이자 최고 자산이니까요. 하지만 <사마귀 유치원>에서 사회의 부조리를 낱낱이 꼬집으면서 방청객과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던 때와는 달리 유재석을 향한 그의 한 마디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반감을 초래하게 됩니다. 심지어 그는 1월 19일 <해피투게더3> 방송에서 "케이블 유재석."이라 자칭한 이후 자신의 안티팬이 급증했다는 고충을 토로하기도 하였습니다. 

자꾸 유재석을 디스하는 듯한 연이은 무리수 발언으로 최효종은 자신의 본래 뜻과 다르게 "감히 선배를 대놓고 비이냥 거린다." "강용석 의원 때문에 이제 막 뜨기 시작한 개그맨이 벌써부터 시건방졌다."라는 오해와 집중 포화를 한 몸에 받게 됩니다. 차세대 주목받는 개그맨으로 탄탄대로가 예상되었는데 장난삼아 언급한 그 한마디 때문에 하루 아침에 비호감으로 전락했다고 하니 강용석 의원이 고소한다 했을 때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과연 단순히 건드려서는 안 될(?) 하늘 같은(?) 유재석을 들먹거렸기 때문에 몇몇 네티즌들의 호된 질책을 받았던 것일까요? 만약 최효종이 거론한 상대가 유재석이 아니라 그리 호감이 떨어지는 연예인이라 할 지라도 상대가 그것도 선배가 버젓이 앞에 있는 데도 불구하고 "나는 케이블계의 000.", "힘든 시절을 겪었다는 점에서 (동정표를 받아) 인기가 많으신 것 같다"라는 말은 아무리 예능을 위한 농담이라고 하도 듣는 사람 기분도 그닥 유쾌하지 않음은 물론 자칫 건방져보이기 십상입니다.

거기에다가 <해피투게더> 등장부터 유재석 (선배)의 이미지는 메이킹 되었다. 힘든 시절을 겪었으니 우리가 인정해주자는 분위기 속에 사람들이 유재석을 좋아한다는 발언부터 조마조마 한 게 불과 몇 주 전입니다. 거기에 쐐기를 박듯이 유재석 선배가 방송을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면서 잘못된 소문으로 방송 분량만 나오면 중간에 그만둬버리는 식을 따라하다가 제작진들에게 혼났다는 무리수까지 두었으니 그를 좋아했던 대중들의 실망감이 다소 크게 다가오기까지 합니다. 

 


어제 유재석 글에도 언급했지만, <해피투게더 유재석 황정민을 놀라게한 타고난 바른 사나이 된 원동력유재석이 오랫동안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것은 힘든 시절을 위한 보상심리가 아니라 변치않는 성실함. 그리고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겸손함과 인간에 대한 배려가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각에서는 과거 건방진 신인시절을 언급하면서 가식이라고 애써 그를 깎아내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눈에 뻔히 보이는 가식이 확 느껴지는 태도로 방송에 임했다면 지금까지 수많은 대중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으면서 국민MC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요? 과연 동정심리 하나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을까요. 

 


예전보다 방송 분위기도 너그러워지고 하고 싶은 말도 마음껏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예능 환경이라고 하나, 해서는 안될 말이 있고, 보여서는 안될 행동이 있는 것입니다. 그저 '무한재석교'의 교주님 '유느님'을 버르장없이 대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아무리 예능을 위한 농담이라 해도 좀 떴다고 자신의 인기를 과시하는 것 같은 건방지고 거만해보일 수 있는 방송 태도가 시청자들의 심기를 거스렸기 때문이 아닐련지요. 물론 본 마음과 다른 농담일 가능성이 많지만, 설마 정말로 유재석 발언 때문에 늘어난 팬들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생각하시면 마음을 바꾸고 트위터에 남긴 각오대로 겸손하고 한결같은 개그맨으로 오랫동안 사랑받는 계기를 마련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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