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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상식의 진수를 보여준 한석규-신하균 연기대상. 시청자들의 환호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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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방송사 연예대상과는 달리, KBS, SBS 연기대상만큼은 대부분 시청자들이 납득할 만한 명배우들에게 돌아갔다는 평입니다. 물론 세세하게 부분별로 나누어, 공동수상을 남발하고 특히나 몇몇 최우수상 수상자에서 실소가 뿜어나오기도 하였지만, 가장 중요한 대상은 이견없이 완벽하게 수여했으니까요. 다행히 2007년, 2008년 MBC 연기대상처럼 김명민을 제대로 물먹인 참사는 일어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라고 할까요?  

SBS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한 한석규,  KBS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한 신하균. 두 배우 모두 충무로에서도 인정받는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동안 상 복하고는 상당히 거리가 먼 배우들이죠. 방송 드라마와 달리, 충무로에는 한석규, 신하균 못지 않게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즐비하고 그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들의 스코어 성적이 썩 좋은 편은 아니였던지라 늘 영화제 수상과는 인연을 맺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받은 상으로 연기력을 재단할 수 있을까요? 그들은 누가 뭐래도 대한민국에서 연기하면 손꼽히는 명배우들입니다. 그래서 한석규가 16년 만에 <뿌리깊은 나무>로 드라마로 복귀한다 했을 때, 오랜 캐스팅 난항을 겪던 <브레인>이 신하균으로 결정되었을 때 최소한 연기력만큼은 이견이 없겠구나하는 안도감이 들더군요. 허나 과연 시청률이 잘 나올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대한민국 방송계는 제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미친 존재감을 뽐낸다 하더라도 시청률이 좋지 않으면 연말 시상식에서 '철저히' 외면하곤 하니까요.

다행히 한석규가 주연을 맡은 <뿌리깊은 나무>는 시청률도 좋았고, 종영 당시 SBS에서 특별히 스페셜 3부작으로 제작하는 등 많은 공을 들였기 때문에 그의 대상은 방송사 안팎으로 '당연시' 되는 듯 하였습니다 . 하지만 신하균은 막강한 대상후보(?)들과 비교할 수 없는 신들린 연기를 펼치고도 누가 봐도 충분히 납득가능한 대상이 몇몇에 의해 흔들리는 위기에 시달려야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이 신하균의 대상을 장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내세운 것은 다름아닌 '시청률'이 였습니다. 제 아무리 시청률로 연기대상을 주지않는 KBS라고 해도, 최소한 시청률 20%는 넘어야한다는 웃기지도 않은 논리로 여론 물 흐르기에 시도합니다.



하지만 신하균은 보란듯이 연기대상을 거머쥐었고, 동 시간대 한석규 또한 SBS 연기대상을 수상하여 시청자들의 기쁨은 두배가 됩니다. 최소한 MBC가 2년 연속 김명민을 가지고 놀았던 모욕감을 주지 않았다는 안도감. 그리고 시청자들이 인정하는 연기잘하는 배우들이 탈 만한 상을 탔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2011년 한해 묵었던 스트레스와 피로가 싹 가시는 피로회복제 역할을 톡톡히 하였습니다.


언제부터인가 기본적인 연기조차 되지 않은 벼락 스타들이 안방 극장 주연자리를 떡하니 차지하더니, 급기야 연기를 잘하는 배우에게 줘야하는 연기대상마저도 시청률과 인기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블랙 코미디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게됩니다. 지금도 연기대상 빼곤 도저히 거부하기 어려운 강력한 힘에 의해 수여된 듯한 상이 종종 눈에 띄긴 합니다. 또한 2011년 한해 인기를 모은 <싸인> 홀대 논란도 있고요. 하지만 그게 어디 연기대상뿐인가요? 이미 '상식'이란 단어가 무용지물 되어가고 있는 대한민국이란 현실의 축소판을 보는 느낌입니다.


그렇게 '발연기'만 일삼는 대책없는 배우님들에게 고통 받던 사이, 구세주처럼 나타난 한석규와 신하균은 그야말로 빛과 소금이었습니다. 단지 그들은 배우로서 본업에 충실했을 뿐인데, 그들의 섬세한 손동작, 표정 하나에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울고 웃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하였습니다.  매회 몰입도있는 연기를 선보인 덕분에 그 해 방송사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의 영예를 거머쥘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석규와 신하균은 순전히 본인들이 연기를 잘해서 상을 받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음에도, 봐주는 시청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는 겸손한 수상소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나 한석규는 "나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한해 한해 동료배우들의 소중함을 느낀다. 빈말이 아니라 동료들을 대신해 큰 상을 받는다."라고 하여 더욱 뜨거운 박수를 받았습니다.

오로지 연기력 하나로 인정받고,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음에도 모든 이에게 영광을 돌리며 감사할 줄 아는 겸손한 한석규와 신하균. 두 배우에 대한 수많은 대중들의 열광은 단순히 연기 잘하는 배우에 대한 환호로만 그치지 않습니다. '빽'과 뛰어난 외면이 아닌 오직 그 사람이 가진 자질과 내면으로 평가해줬으면 하는, 당연한 말이지만 이 사회에서는 쉽게 이룰 수 없는 일종의 희망고문입니다.

다행히 한석규와 신하균은 실력있는 사람이 당연한 결과를 획득하는 쾌거를 이뤄주었고, 그들의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바라는 수많은 대중들의 염원을 대신 이루어줬습니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상식적이고 뜻 깊은 연기대상입니다. 올해 2012년에는 한석규, 신하균처럼 대상받을 자격이 충분한 사람들이 주목받고 정정당당히 맞서 승리할 수 있는 상식적인 사회가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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