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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김구라 막말논란 맹목적 비난 부끄럽게한 또다른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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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한 인터넷 방송에서 일본군에 강제 동원된 위안부를 성 노동자 여성으로 비유한 책임을 지고 최근 방송계에서 잠정 은퇴를 선언한 김구라를 둘러싼 여론이 여전히 잠잠해질 줄 모르는군요. 


예상보다 김구라가 빨리 사과를 하고, 즉각 방송을 중단했기에 의외로 김구라에 대해 우호적인 분위기가 일어난 것 같아요. 물론 아무리 10년 전 일이라고해도 그 당시 김구라의 막말을 쉽게 용서해주자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잠정 은퇴 선언으로 내몬 상황이 과했다는 분들도 그렇게 많지는 않구요. 다만 자신의 잘못에 변명 한 마디 없이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는 모습이 그렇지 못한 더 높은 지위의 어르신들이 호위호식하는 사회에서 일종의 '센세이션'을 안겨주었다는 것이죠. 


그런데 김구라가 자신의 말실수를 인정하고 잠정 은퇴를 선언한 다음 날, 수많은 대중들을 분노케한 막말과는 정반대의 과거 행적도 있었던 김구라가 또다른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2007년 여름 케이블 채널 XTM의 <도와주십쇼>라는 프로그램에서 일본 내에서도 극우 언론인으로 평가받는 구로다와의 독도 문제와 위안부 등 민감한 한일 관계 문제를 놓고 벌인 설전이 뒤늦게 화제가 되었거든요. 


그 당시 "일본의 내로라하는 논객이 한국에 대해 지나치게 편향된 글만 쓰는 이유가 뭔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고 싶었다" 면서 구로다와 만남을 가진 김구라는 일본 극우파들의 독도, 위안부 등에 대한 억지 논리에 쓴 웃음을 짓고 즉각 반론을 피는 등 대담 내내 시종일관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나 구로다와의 일제시대 일본군에 의해 강제 동원된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 김구라는 당시" 미국 하원이 종군위안부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것을 언급하며 선공에 나섰습니다. 되레 구로다가 "일부의 의견이다."면서 평가 절하를 시도하자 김구라는 즉각 "의회가 민의를 대변하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것인데 그 말엔 어폐가 있다"고 쏘아붙이기까지 하였습니다. 





방송의 가장 압권은 뭐니해도 당시 위안부는 자발적이었다는 구로다의 망언이었죠. 그 당시 일본에는 그런 직업 여성이 많았다는 둥, 불법도 회피도 아니었다면서 요리조리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 구로다에게 김구라가 던진 한 마디는 보는 이들의 마음을 속 시원하게 합니다. 


"(당시 일제 치하의) 우리는 그런 시대가 아니었다." 


그 이후 방송이 끝나고 난 다음에도 구로다에게 위안부와 독도 망언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듣지 못하였지만 어찌되었든 그 방송을 통해 일본 극우파들의 황당한 논리를 확인사살한 것만으로도 큰 소득이라고나 할까요. 무엇보다도 가장 놀라웠던 것은 능구렁이처럼 요리조리 궤변을 일삼으며 상대 측에게 자신의 논리를 어떻게든 관철시키고자하는 능력이 뛰어난 구로다에 맞서 끝까지 그의 궤변과 허구된 논리를 꼬집은 자가 다름아닌 그 당시 기준으로 5년 전 위안부에 관한 막말로 최근 국민들의 수많은 비난을 한몸에 받았던 김구라였던 것이죠. 


그 당시 방송이 끝나고 김구라는 "구로다가 너무나도 많은 지식을 앞세워 궤변을 늘어놓았고, 무엇보다도 아버지 뻘 어른이라 마음대로 발언을 하지 못했다."면서 아쉽다는 소감을 발표해 다시 한번 눈길을 끌었습니다. 본인도 인정하는 힘든 토론을 이어나가면서도 어떻게든 일본의 식민 지배와 위안부,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합리화시키려는 구로다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하고자하는 태도가 역력했으니까요. 


뒤늦게 2007년 김구라와 구로다의 대담이 세상에 알려진 이후, 일부 네티즌들은 "김구라의 위안부 발언이 그의 평소 역사 인식이 아니라 단순한 말실수"라고 주장하면서 어느 한 자극적인 부분만을 보고 김구라를 지나치게 몰아친게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평소 역사 인식이 어쨌든지 간에 일단 인터넷 방송이라 할 지라도 해서는 안될 자극적인 표현으로 위안부를 성 노동자 여성으로 비유한 말실수는 쉽게 용서받을 수는 없을 듯 합니다. 물론 김구라도 정말 위안부와 성 노동자 여성을 동급으로 취급하는 무개념 역사의식 때문에 그런 표현을 사용한 것이 아닐 겁니다. 그 당시 성노동자 여성들이 자신들을 위안부 피해자처럼 시위하는 것에 대한 비판의식으로 나온 막말인듯 하나, 어찌되었든 입 밖으로 나와서는 안될 중대한 말 실수이자 사고이기 때문에 그가 본의아니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상처를 안겨주고 국민에게 분노를 안겨준 점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자숙으로 책임을 져야하는게 맞는 듯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김구라 잠정 은퇴를 둘러싼 사건이 씁쓸한 것은, 무려 10년 전 그것도 인터넷 방송에서 잠깐 주고받았던 발언 하나가 앞뒤 사정 안가리고 불연득 퍼치더니 온 국민을 분노케하여 속전속결로 김구라를 역사상 죄인으로 내몰리며 방송계를 떠나게 했던 것이죠. 김구라가 결코 잘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김구라가 과거 막말에 책임을 지고 잠정 은퇴한지 하루도 되지 않아, 2007년 일본 극우파 구로다에 맞서 일본을 향한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적 정서를 당당하게 설파한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은, 사람이란 존재는 어느 한 사건의 단면만 보고 '그 사람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라고 쉽게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것 같아요. 


어찌되었든 김구라는 2002년 다시 주워담을 수 없는 막말에 변명 한 마디 없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속죄하는 시간을 갖기로 하였습니다. 하루 뒤 구로다와의 설전이 화제가 되어 '역사 의식'이 전혀 없는 무개념은 아니었다는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이뤄지긴 했지만, 그렇다고 김구라가 쉽게 방송으로 돌아올 것 같지는 않아보이네요. 개인적으로 위안부를 둘러싸고 막말을 펼친 5년 후 방송이 알려진 직후에도 김구라의 잠정 은퇴가 지나치다, 지금이라도 다시 사과 한 마디만 하고 방송에 돌아오라면서 10년 전 막말은 섣불리 용서가 되지는 않네요. 


그래도 김구라는 본의 아니게 자신의 막말에 대해서 늘 부채의식을 갖고 있었고, 그래서 유명 방송인이 된 이후에 남들보다 더 앞장서서 일본 극우파를 앞에서 똑똑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서를 분명히 알리는데 큰 몫을 했을 지도 몰라요. 무엇보다도 김구라가 그나마 대중들에게 용서를 받은 주요 원인은 자신의 막말이 뒤늦게 논란이 된 이후, 어떠한 변명 없이 과거 행적을 반성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하면서 자신의 본업에서 물러났다는 것입니다. 


오래 전 과거라 할지라도, 그 이후에 자신의 막말에 속죄하는 행위를 방송에서 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에 통감하며 진심으로 뉘우치는 모습. 방송인보다 더 국민과 나라를 책임지는 위치에 처한 높으신 분들이 연예인 김구라에게 보고 배워야할 자세가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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