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쇼 김준현 낙하산을 부끄럽게하는 당당한 노력

요즘 '고뤠' 김준현의 전성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뤠' 캐릭터로 굵직굵직한 CF도 몇 개나 찍고, 그의 주 활동 무대인 <개그콘서트>를 넘어, 타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비중있는 게스트로 출연하는 기염을 토했으니까요. 또한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김준현의 이력과 엄친아로 불릴만한 남다른 과거가 화제가 되고 있구요. 

최근 <개그콘서트-비상대책위원회>에서 각광받긴 했지만, 그는 2007년 KBS 개그맨 공채에 합격해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왔습니다. 다만, <개콘>내에서도 인기 코너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고뤠'라는 비중있는 캐릭터로 여론의 큰 각광을 받았던 것이죠. 

하지만 요즘들어 김준현의 유명세가 만만치 않다보니 그간 대중들이 몰랐던 이런저런 소문과 경력들이 수면 위에 급부상하는 것 같아요. 그가 한국외대 철학과를 나왔다는 학력도 화제이긴 하지만, 무엇보다도 대중의 시선을 끄는 것은 단연 과거 KBS 교양국장을 지낼 정도로 KBS 내에서는 나름 파워있었던 아버지의 존재입니다. 과거 김준현 아버지가  <TV는 사랑을 싣고>, <체험 삶의 현장> 등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굵직굵직한 대박 프로그램의 제작을 성공시켜 재직 당시 영향력도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이 또한 보통 대중들은 김준현이 '고뤠'로 인기 개그맨이 되고 난 이후, <해피투게더3>에서 본인 입으로 털어놓은 이야기를 통해 그러한 사실을 접하게 되었구요. 

때문에 김준현이 최근 <해투>를 통해 아버지가 간부 출신임을 털어놓은 이후  "교양국 국장 아버지 (로비) 덕에 개그맨 공채에 합격한 것이 아니아."는 뒷말이 무성한가봅니다. 

반면 김준현은 이러한 뒷소문들이 말도 안된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입장입니다. 김준현의 말에 따르면 아버지는 2006년에 퇴직했고, 자신은 2007년에 개그맨이 되었던터라 아버지의 '힘'을 전혀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당시 김준현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할 때, 함께 녹화에 참여했던 신봉선도 김준현이 아버지가 간부였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았다면서 그의 당당함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왜 티를 내지 않았나는 진행자들의 물음에 김준현은 "내가 개그맨 될 당시에는 아버지가 퇴직해서." 라면서 스튜디오를 폭소케 하였구요. 

물론 혹자는 김준현은 결코 아버지 빽으로 개그맨이 되진 않았겠지만, 보통 아무리 힘있는 사람이 회사를 퇴직했어도 주위 사람 한명 심는 것은 일도 아니다면서 몇 년간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예를 들기도 합니다. 그런 점을 비추어보면 왜 몇몇 사람들이 김준현을 두고 사실도 아닌 이런저런 말을 흘리고 다녔는지는 이해가 갑니다. 몇 년 전 대한민국 보통 청년들을 들끓게 했던 외교통상부 유 모 장관의 석연치 않은 딸의 외교부 특채 비리 의혹은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는 '낙하산'의 폐해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여실히 말해주는 대목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정작 루머의 당사자가 된 김준현의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차라리 사람들의 말마따라 아버지의 덕좀 봤으면 딱히 할 말은 없겠지만, 그는 진짜 왕년에 잘나가던 아버지의 덕을 본게 하나도 없거든요. 그래도 나름 <6시 내고향>에는 앉아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와(?) 현실은 전혀 달랐다는 그의 목소리는 진짜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네, 몇몇 김준현을 둘러싸고 의혹 제기하는 사람들 말마따라 아버지 덕분에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다고 가정을 들어봅시다. 만약 개그맨으로서 자질도 끼도 없는데 단순 아버지 빽으로 합격했다면, 오늘날 '고뤠'로 수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개그맨 김준현은 존재하지 않았을거에요. 또한 진짜 그가 아버지 빽으로 개그맨 공채에 합격했다면, 이렇게 오랜 세월 KBS 내 프로그램 리포터 하나 꿰차지 못하는 힘겨운 무명 생활을 보내지 않았을거구요. 또한 김준현은 아무리 퇴직했어도, 한 때 KBS 간부였던 아버지 덕을 볼려고 하기보다, 동료들도 칭찬한 정도로 아버지 존재 티도 안내고 자신의 힘으로 스타가 되려고 했고, 이제야 그 노력이 결실을 맺은 거잖아요. 

2년 전 유 모 장관 딸에서 비롯된 '똥돼지' 논란은 그 자리에 적합한 인물도 아니면서 아버지 혹은 누군가의 힘과 로비로  다른 이들이 가야할 자리를 꿰차는 뻔뻔한 낙하산들에 대한 비판과 경멸에서 나온 것이지, 김준현처럼 자신의 노력으로 스타로 우뚝선 이들을 지칭하는 말이 결코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를 퇴행시키는 하늘같은 '낙하산' 문화가 본의아니게 김준현 같은 선의의 피해자가 나온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네요. 

아무리 퇴직했다하더라도 방송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아버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무명세월을 묵묵히 견디고, 트렌드에 맞는 개그와 아이디어로 데뷔 4~5년만에 인기 개그맨으로 우뚝 선 김준현. 여전히 그칠 줄 모르는 '똥돼지'와 '자기 사람 꽃아주는' 낙하산 문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 사회가 본받아야할 귀감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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