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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걸스 공중파 진출 무한도전 아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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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무한도전> 여성 버전을 컨셉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MBC 자회사에서 운영하는 케이블 예능이다보니 몇몇 <무한도전>의 인기 아이템을 차용한 적도 있었고 <무한도전> 팬들도 엄연히 <무한도전> 컨셉과 똑같아도 그냥 그럴러리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왜 <무한걸스>는 케이블 프로그램이고, <무한도전>에서 따온 여성 예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현재 <무한도전>은 오늘 16일로서 20주차 결방을 맞이했고, <무한도전>을 대놓고 아빠라 부르는 <무한걸스>는 MBC 파업 와중 예능 부진으로 인해 공중파에서 방영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무한걸스>는 15일 기자 간담회에서 분명히 "우리 <무한걸스>는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만약 <무한걸스>가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무한도전> 이름을 연상시키는 프로그램 명은 가만히 놔둔다고 치고, <무한도전>은 할 수 없고 <무한걸스>만이 할 수 있는 여성 특유 감성이 보이는 신선한 예능을 해야죠. 


그러나 <무한걸스>는 기껏 공중파 진출로 선보인 소재들이 과거 <무한도전>에서 인기있는 아이템을 그래도 착용한 것에 불과합니다. 심지어 <무한걸스>는 공중파 첫 방영날 작년, 올해 초 큰 반항을 얻었던 <무한도전-무한상사>에서 출판사로만 장소를 변경한 <무한걸스-무한출판사>를 진행하겠답니다. 그리고 17일 첫 방영 오프닝에서는 "<무한걸스>는 <무한도전> 자매 프로그램."이라는 대대적인 선언문(?)을 낭독하겠답니다. 


<무한걸스> 본인들은 애초부터 <무한걸스>는 <무한도전> 자매 프로그램이고, 시간대가 다르게 방영되기 때문에 대체 프로그램은 아닌데 과거 <무한도전>이 애지중지 개발했던 소중한 아이템을 잠시 빌려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만약에 MBC 사측에서 <무한걸스>를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아무리 자사 아이템이라고해도 과거 <무한도전>이 활용했던 소재들을 <무한걸스>가 그대로 사용하게 했나 싶은 의문도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현재 <무한도전>은 외주 제작 논란에 이어 내친 김에 폐지 검토까지 첩첩 산중입니다. 그런데 이 와중에 <무한걸스>는 <무한도전> 아이템을 고스란히 따와 버젓이 공중파에서 방영하겠다고 합니다. 만약 혹시나 <무한걸스>가 잘되면 <무한도전>이 MBC에 어떠한 상징성이 있는지 전혀 고민이 없어보이는 사측은 <무한도전>을 <무한걸스>로 금방 동급으로 만들 기세입니다. 그들은 오직 자신들의 위치를 공고히하는 안정적인 '시청률'과 '광고수입'이 우선인듯 보여지니까요.


하지만 <무한도전>은 8년동안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시청자에게 있어서 결코 단순한 예능이 아니에요. 8년동안 첨단 트렌드와 방송 환경에 발맞추기 위해 김태호PD를 포함한 제작진과 출연진이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힘겹게 탄생한 결실이 바로 <무한도전>입니다. 제 아무리 다른 프로그램에서 <무한도전>이 과거 했던 소재를 잠깐 이용한다하더라도, <무한도전>이 먼저 존재하는 이상 걍 그냥 예능일뿐입니다.


그런데 <무한걸스>는 그토록 원하던 역사적인 공중파 진출 기쁨을 맛봤음에도, 전혀 그에 해당하는 피나는 대가를 치루지 않은 것처럼 보여집니다. 고작 공중파에 맞는 예능을 위한 변화가 <무한도전> 인기 아이템 따라하기입니다. 그러면서 <무한걸스>는 <무한도전> 자매 아니 자식 프로그램이라고 당당히 외치고자 합니다. 한마디로 아빠 <무한도전>이 피땀 흘려 이뤄낸 영광을 보기에 친자식이 확실치 않은 딸이 아무런 노력없이 거저 먹으려는 것과 무슨 차이이겠습니까. 


<무한걸스>가 공중파에 진출하는 것까지는 좋습니다. 케이블치곤 큰 인기를 얻었던 프로그램이니, 현재 예능 제작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MBC 사측의 구미를 당길 만 하니까요. 하필이면 <무한도전>이 장기간 파업 중에 이름도 비슷한 <무한걸스>가 들어왔다고 그것 자체로 색안경끼고 볼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무한걸스>가 <무한걸스>만의 참신한 예능을 펼친다면 그것 또한 시청자에게는 소소한 행복이지요. 


허나 아직까지 <무한도전> 정상 방영을 기원하는 열혈 시청자들에게 <무한걸스>는 아무런 고민없이 <무한도전>이 힘들게 키워낸 과실을 함부로 따먹고자하는 아류작에 불과합니다. <무한걸스>가 여자들로만 이뤄진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무한도전>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가 느껴질 것이라고 자신들하는 것 같은데 예능은 단순히 성별 차이에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획이나 탄탄한 소재에서 웃음을 차별화내는 작업 아닌가요? 


<무한걸스> 제작진과 출연진도 이와 같이 <무한도전>의 가시박힌 소리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가 봅니다. 하지만 송은이는 지금도 거리에서 사장 퇴진을 외치는 <무한도전> 제작진과 절친한 친구 유재석, 그리고 <무한도전> 시청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무한도전> 결방이 안타깝고, <무한도전>이 그립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무한걸스>를 "좋은 컨텐츠."라는 운운을 범하고 맙니다. 





그런데 예능에서 "좋은 컨텐츠"란 그동안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혹은, 비슷하지만 차별화된 내용을 지칭하는 말이 아닌가요? <무한걸스>는 여자라는 고유의 성별빼곤 <무한도전>과 아무런 차별화도 색다른 도전도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어제 <무한걸스> 제작발표회에서 분명 <무한도전> 대체 프로그램이 아니라 했음에도 뜬금없이 계속 <무한도전> 이 언급된거 아닌가요?


시작부터 대놓고 <무한도전> 따라하기로 공중파 진출을 시도한 <무한걸스>. 과연 꿈에도 그리던 공중파 진출의 위업을 이룬 <무한걸스>가 본인들의 소원대로 <무한도전>과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발돋움 할 수 있을까요? 지금으로서는 "글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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