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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걸스 무한도전 따라 차린 밥상도 제대로 못먹는 한심한 예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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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걸스>는 애초부터 <무한도전>을 스핀오프(기존의 작품에서 파생된 작품)한 프로그램입니다. 하지만 스핀오프라고해서 무작정 본편 따라하기에 급급한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스핀오프는 이야기의 초점이 본편과 다르다는 점에서 요즘들어 흔히 있는 일반적인 영화화, 드라마화 등과는 다르죠. 예를 들어 요즘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각시탈>과 <닥터진>은 원작인 만화와 약간 차별화하는 내용은 있어도 캐릭터나 기본적인 내용 구조는 원작에 충실한데 반해 스핀오프한 프로그램들은 주인공이나 내용 자체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죠.


하지만 <무한도전>을 스핀오프했다는 <무한걸스>는 도저히 '스핀오프'의 정신은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원작 재해석에 충실한 것도 아니요, 하다못해 대놓고 표절로서 원작을 따라하는 것 조차도 부족해보였습니다 분명 기본 설정은 <무한도전>을 그대로 차용했는데, 중구 난방에 재미도 없고 그저 눈살찌푸리는 장면만 난무한. 더도말고 딱 케이블에서 방영했으면 좋았을  예능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애초 <무한걸스>가 각광받은 것은 공중파보다 수위가 높은 편인 케이블용이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대중들에게는 마이너 요소가 강하게 박혀있는 케이블이다보니 <무한도전>을 따라한들,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는 선정적인 장면이 있어도 그냥 너그럽게 이해할 수는 있었습니다. 오히려 그 당시에는 <무한도전> 스핀오프 개념에 충실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본편 <무한도전>에 비해 완벽하진 않았지만 적어도 스핀오프 <무한걸스>만의 독특한 웃음이 있었다는 이야기이지요. 





 mbc 자회사에서 방영했던 <무한걸스>가 공중파에서 방영하는 것은 윗선의 지시니 그럴러리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무한걸스>도 케이블에서는 나름 인정받은 프로그램이니까요. 허나 <무한걸스>는 mbc 파업 이유로 공중파에 진출한 이후, 아예 대놓고 <무한도전>의 인기 아이템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무한도전>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게 됩니다.


<무한걸스> 공중파 진출 기념으로 그동안 <무한도전> 베스트 특집에 도전한다는 무모한 출사표. 설상가상 <무한도전>이 20주 결방에 난데없이 외주 제작화, 폐지 검토 논란까지 일고 있는 어두운 상황 속에 마치 '짝퉁' <무한걸스>가 진짜 <무한도전>을 밀어내는 듯한 황당한 뉘앙스까지 풍길 정도입니다. 


그런데 사측에서 분명 <무한도전> 대항마로 자신있게 선보이며, 지나치게 속보일 정도로 <무한도전> 따라하기까지 너그럽게 허락한 <무한걸스>는 안타깝게도 거저 주는 밥도 제대로 못떠먹는 불쌍한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미 <무한도전>에서는 연속 시리즈로 제작될 만큼 검증된 아이템이었지만 <무한걸스>는 기본적인 웃음이 보장된 콩트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했습니다. 송은이는 여자 mc 중에서 탁월한 진행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기 캐릭터만 강하고 혹은 지나치게 무존재인 <무한걸스> 멤버들을 다독이기에는 역부족이였고, 그 외 신봉선이나 안영미는 콩트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가기보다 따로 노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김숙이나 김신영은 유능한 개그우먼답게 콩트와 웃음을 풀어내는 능력이 탁월했지만 어디 콩트가 소수의 몇 명만 잘한다고 가능한 장르인가요. 


더욱 가관은 <무한걸스> 오프닝 다음으로 이어진 회식 장면입니다. '무한 출판사' 회사 번영 기념 단합 겸 열린 회식 자리에서 그녀들은 진짜 술은 마시지 않았지만 진짜 소주병에 물을 넣고 서로에게 술을 권하는 리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거기까지는 좋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심지어 무한 상사에서도 실제 소주병에 물을 넣고 술에 취한 연기를 보여줬으니까요. 그런데 인턴인 안영미에게 마늘과 된장, 술처럼 먹은 물을 억지로 먹이고, 먹는 안영미가 고통스러워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조차 '헉' 하게 합니다.


다른 공중파 방송에서도 그 정도의 가학적인(?) 벌칙은 내보내니 그럴러리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한걸스>는 본편 무한상사 회식 때처럼 술 자리에서 직장 스트레스를 풀고, 서로의 애환을 나누면서 실제 직장인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웃음이 아닌 그저 아이들과 함께 보기 민망한 가학적인 벌칙만 펼쳐질 뿐입니다. 아무런 스토리도 없이 임기응변식으로 말장난과 자극적인 씬으로 어찌어찌 시간 때우는 데만 급급한 모습입니다. 


그렇게 <무한걸스>는 <무한도전>의 무한 상사를 자극적이게 표현하는 것 외에는 본편과 아무런 차별화도 이루지 못하는 안습의 능력을 보여줍니다. 더도 말고 딱 기존의 <일밤>에서 소리 소문도 없이  자리를 뜬 코너 퀄리티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무한도전>에서 억지로 아이템을 가지고 왔는데 따라하기도 제대로 못하는 <무한걸스>. 이것이 정령 송은이가 기자 간담회에서 그렇게 자신하던 "좋은 콘텐츠" , <무한도전>과 차별화된 예능인지 진지하게 묻고 싶네요.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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