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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전망대

대학등록금을 더 올리면 대학교육의 질이 좋아질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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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13년 전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도내 국어 경시대회 참석한다고 난생 처음으로 대학교 안까지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전 대학교니까 초등학교와는 다른 환경이겠죠 하고 막연히 생각만 했지요.



하지만 안에 들어가본 결과, 오히려 초등학교 책걸상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그 대학이 그렇게 좋은 대학은 아니였으니까 그래서 그런가보다 싶었죠.



그로부터 8년 뒤, 인서울이이긴 한데 서운대와 삐까뻔쩍한 대학을 다닌 저는 2학년 때까지, 오래 앉아있기도 불편한 책걸상에서 무려 한꺼번에 100여명이 함께 듣는 수업을 들었네요. 물론 모든 수업이 다 100여명이 함께 듣는 건 아니였어요. 교양수업만 그랬죠. 수강과목에 따라서 운이 좋으면 영화관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고, 넓직한 책상에서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도 있었죠. 하지만 요즘 대학교에서 취업이 안된다고 신경도 안써주는 인문사회계열 학생이라 전공은 거의 성인 남녀가 앉기에는 불편한감이 있는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수업을 들었네요.

출처: 한국대학신문(http://www.unn.net/News/detail.asp?nsCode=40042)


제가 3학년이 되니까, 넓은 강의실은 책걸상이 바뀌었더군요. 하지만 좁은 강의실은 여전히 그 책걸상이었어요. 그리고 수업은 초,중,고 때와 다름없는 교수님 혼자서 수업하시는 형태였어요. 그래도 명색이 학문을 탐구하는 대학이니까 발표수업도 있었고, 과제도 많이 내주었네요. 물론 인터넷에서 잘 긁어오거나 레포트를 잘 사서 짜깁기만 잘해도 어느정도 점수는 잘 받을 수 있었네요. 어떤 교수님은 토론 수업도 진행하시곤 했는데, 남앞에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걸 극도로 꺼리는 제 동기들은 그 교수님의 수업을 피하더군요. 그저 과제만 내주고 교수님 혼자서 수업하는 수업이 좋데요.


제가 너무나도 서운한 대학에 다녀서 그런건가요? 그래도 서울대, 연고대 등 저같은 학생은 감히 쳐다도 볼 수 없는 명문대 학생들은 남앞에서 발표도 잘하고 심지어는 영어로 토론한다는 이야기까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네들도 아마 대부분은 교수님 혼자서 수업하는 수업일 거에요. 그저 교수님 말씀하시는거 잘 받아쓰고, 잘 외우고, 그래서 시험보고. 이건 뭐 중,고등학교 때와 다를바가 없지 않나요?



아마 고려대 이기수 총장님이나 이명박 대통령님 말씀에 따르면 아직도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너무나도 싸서, 전혀 대학교육답지않는 수업을 받는지도 모르죠. 전 대학생이되면 뭔가 특별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요즘 대학생은 그저 20대 젊은이일 뿐이죠. 대학교에 나와서도 자기가 스스로 뭔가 찾아서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죠. 힘들게 대학 갔더니만, 또다시 영어배우느라 학원에 돈 갖다바치고, 외국에 1년동안 어학연수 다녀와야하고, 또 요즘은 공모전에 나가서 입상도 해봐야지, 그리고 인턴도 해봐야지. 행정학과를 나와도 공무원이 되기 위해서 신림동이나 노량진을 전전해야하고, 사범대학을 나와도 임용고시 학원에 다니고, 경제학과 학생임도 금융관련 자격증을 딴다고 학원에 다니는게 요즘 대학나온 학생들 현실입니다. 혹시 지금보다 대학 등록금이 2~3배 이상 오르면, 소규모로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는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대학교만 잘다녀도 영어회화가 능통하고 공무원되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편한 세상이 올까요? 유럽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 대학들보다 학비가 저렴해도, 우리나라 대학생들보다 훨씬 더 양질의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하던데요. 아 그 나라에서는 아무나 대학을 안가서 가능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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