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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KBS 가요대축제에 올해의 가수 싸이가 없는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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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연말을 장식하는 공중파 3사 가요 대상은 아이돌 축제로 굳어진 지 오래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가요계 자체가 아이돌 위주로 판이 돌아가긴 했지요. 그러나 지난해, 올해는 사정이 좀 달랐습니다. 






지난 해 우리나라 가요계에 '세시봉'과 '나는가수다'가 있었다면, 2012년 올해 가요계 총평은 '싸이' 입니다. 지난해 '세시봉'과 '나는가수다' 열풍이 아이돌 위주 가요계에서 주춤했던 실력파 뮤지션들의 유쾌한 재발견이었다면 '싸이'는 우리나라 가수에게 다소 힘들 것 같았던 미국진출로 대박을 친 성공의 아이콘이지요. 


대한민국 부르주아의 대명사 강남을 집중 조명하며,  현대 사회의 트렌드를 훤히 꿰뚫는 통찰력있는 가사에 지난 80,90년대 나이트에서 유행했다는 현란한 말춤에 신나는 멜로디. 설령 '강남'이 어딘지, 그 가사가 뭘 내포하는지 전혀 모르는 전세계인들도 싸이와 함께 말춤을 추면서 즐길 수 있는. '강남스타일'은 그야말로 잘 될 수 밖에 없는 작품이었습니다. 


'강남스타일'로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끌고, 싸이가 본격적으로 미국 진출을 시작하면서 한국에 있는 대중들은 제눈으로 보아도 믿기기 어려운 싸이의 성공 신화를 접하게 됩니다. 미국에서 웬만한 인지도가 없다면 출연하기 어렵다는 라이브쇼를 시작으로, 어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슈퍼스타들과의 친밀한 술자리. 게다가 몇 주 이상 빌보드 차트 2위 수성. 아 최근에는 마돈나와의 화끈한 합동 공연으로 싸이가 미국에서 얼마나 '핫'한 인물인지 정점을 찍었군요. 


싸이 이전에도 우리나라 대표적 아이돌 기획사들은 오래전부터 해외 진출을 긴밀하게 준비하고 성사시켰습니다. 실제 우리나라 정상급 아이돌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 등지에서 괄목한 성과를 내어왔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대단하기에 그들의 업적을 높이 사야겠지요. 거기에다가 아시아 석권에만 만족할 수 없었던 SM과 YG는 여러 통로로 유럽 진출을 시도해왔고, 자기네들 소속사 아이돌이 유럽에서 얼마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지, 언론보도를 통해 대중에게 계속 피력해왔습니다. 




하지만 빅뱅, `2ne1'을 키워낸 YG 소속이긴 하지만, 아이돌은 아닌 '싸이'가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 난공불략을 넘어 아예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도도한 미국 시장을 초토화시키는 순간 대중들의 관심은, 아니 이제 아이돌 음악에 질릴대로 질러버린 이들의 눈과 귀가 온통 '싸이'에게 향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싸이야말로 정말 대중들이 간절히 원했던 '월드스타'이고 실제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뜨거운 뮤지션 중의 하나니까요. (그러면서 본인 스스로는 자신을 국제가수로 칭하는 겸손함까지). 





이 때문인지, 지난 28일 한국 갤럽이 조사, 발표한 '2012년을 빛낸 10대 가수와 가요' 에서 싸이는 22.4% 득표율로 소녀시대, 빅뱅을 제치고 '올해의 가수' 1위를 차지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잘 나가는 싸이의 인기를 봤을 때, 당연하다싶을 정도의 설문 조사 결과이기도 했지만요. 



그러나 우리 대중들은 올 한해를 총정리하는 가요축제에서 올해의 가수 '싸이'를 볼 수 없었습니다. 물론 싸이의 바쁜 해외 스케줄 특성상 참석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긴 했죠. 지난 가을 미국에서 한창 '강남스타일' 열풍이 불 때 한국 팬들과의 약속을 이유로 본의아니게 싸이를 한국에 발을 묶어놓았던 다소 미안한 전력이 있기에, 몸은 외국에 있으면서도언제나 한국을 생각하는 싸이의 마음만이라도 고마울 뿐이죠. 


하지만 가요팬 입장에서는 제아무리 공중파 가요축제라고 해도, 지난 11월 30일 싸이가 참석한 CJ E&M의 'MAMA'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 그 때는 싸이뿐만 아니라 빅뱅도 참석했지요. 하지만 지난 28일 열린 <KBS 가요대축제>에서는 싸이는 커녕, YG 소속인 빅뱅을 볼 수 없었습니다. 여전히 KBS와 YG의 껄끄러운 관계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기도 합니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KBS 가요대축제>는 말만 가요대축제지, 어여쁘고 잘생긴 아이돌들의 향연이 이어졌습니다. 싸이를 제외하곤 여전히 아이돌들만 주구장창 방송을 탔던 2012년이였으니까요. 소녀시대 윤아, 씨앤블루 정용화 등과 함께 공동 MC를 본 성시경 외에 그저 <뮤직뱅크> 확장판을 보는 느낌. 





물론 아이돌 팬들에게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밤이였겠지만, 2012년을 빛낸 최고의 가수는 누가뭐래도 '싸이' 아니면 방송 출연을 아예 안하는 '버스커 버스커' 라고 울부짖는 저같은 사람에게는 어딘가 모르게 민숭맹숭한 가요축제였습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 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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