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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하와이. 달콤한 휴가보다 좋았던 어쿠스틱 오감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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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작년 가을 방영한 <무한도전-니가가라 하와이>에서 최종 우승한 노홍철만 하와이로 갈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씨 좋은 와이키키 씨의 초대로 출연진 모두 지상의 낙원 하와이로 발을 디딜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꿀맛같은 하와이 관광이 휴식이 아닌, 상상 이상의 미션이었다. 


주사위만 잘 던질 수 있다면, 팬케이크 먹는 것처럼 어쩌면 성공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는 미션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기가 막히게도 육잡이 박명수가 던지는 주사위는 기가 막힌 타이밍을 보여주었다. 언제나 여섯을 던지면서도, 정작 많은 인원수가 필요한 미션에는 하나를 던지는 박명수의 운빨은 최고였다. 덕분에 <무한도전> 출연진은 유음탕의 바람대로(?) 미녀들과의 뜨거운(?) 휴가는 커녕, 따사로운 햇빛 아래 하와이에서만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기상천외 체험을 단행한다. 





지난 30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하와이-와이키키 브라더스> 2탄은 2005년 <무한도전> PD 김태호가 연출을 맡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상상원정대>를 연상시킨다.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스릴 있는 놀이기구를 직접 찾아가 출연진이 직접 타보는 <상상원정대>는 보는 것만으로 아찔함을 일으켰다. 비록 <상상원정대> 수준의 어트랙션은 없었지만, 30일 방송에서 <무한도전> 몇몇 출연진이 시도한 제트팩 플라이어나 에어로바틱 무동력 글라이더는 웬만한 놀이기구 못지않게 스릴 있었다. 


시청률이 낮다면 신설된 지 얼마 안된 프로그램마저 가차없이 폐지시키는 공중파 방송국에서, <무한도전>이 <무모한 도전>시절 포함 무려 8년 가까이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열정과 의지가 있었다. 그 중심에는 대한민국 연예계 최고의 성실 아이콘 유재석이 자리잡고 있었다. 유능한 진행실력에 노력형이기까지한 유재석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김태호PD, 재치있는 여섯 남자들과의 만남은 대한민국 예능 역사를 다시 쓰는 최고의 시너지를 발휘한다. 





지난 8년동안 안해본 도전이 없을 정도로 다 해본 <무한도전>이라고 하나, <무한도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쏟아내는 화수분처럼 기어이 새로운 무언가를 뚝딱 내놓는다. 물론 했던 아이템을 기존의 룰만 살짝 바꿔 진행하는 미션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무한도전> 제작진도 창의에 한계가 있는 인간인지라, 언제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한도전-하와이편> 외에도 하와이 혹은 세계 유명한 휴양지를 찾아간 예능 프로그램은 많았다. 하지만 아름다운 휴양지를 배경으로 기존에 했던 게임의 룰에서 판만 크게 벌였던 예능 프로그램에 비해 애초 일곱 남자의 무한도전 외에 딱히 정해진 콘셉트가 없었던 <무한도전>의 미션은 고난도였다. 제작진이 정해준 단계별 미션만 완벽히 수행하면 남은 일정 휴가를 주겠다고 약속했었으나, 미션들의 면면을 보면 시작부터 자유 휴가는 아예 없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하와이를 떠난 마지막날 전날, 무동력 글라이더를 체험하기 위해 비행장에 도착한 <무한도전> 멤버들 얼굴엔 '휴가'에 대한 체념이 가득하다. 그래도 낙하산을 타고 공중 낙하가 아닌, 경비행기를 타면서 지폐를 센다는 비교적 쉬어보이는 미션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잘하면 우리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겠다. 





그런데 박명수가 타던 글라이더를 줄로 지탱해주던 경비행기가 훌쩍 떠나고, 홀로 남은 글라이더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는 순간 타고 있는 박명수는 물론, 밑에서 보고 있던 출연진의 얼굴이 노랗게 질리기 시작한다. 그럼 그렇지, <무한도전> 역사상 쉽게 가는 미션이 있을리가 없다. 차라리 산 위에서 낙하산 타고 낙하하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하늘 위에서 360도 자유 회전하는 글라이더는 왜 타기 전 박명수가 낙하산을 꼭 챙겨야하는지의 이유를 납득시킨다. 


아이언맨을 연상시키는 아찔한 제트펙 플라이어나, 에어로바틱 글라이더까지, 심지어 정준하가 젤로 자신있다는 먹는 것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던 <무한도전-하와이 편>은 박명수 다음으로 줄줄이 공포의 글라이더에 탑승할 출연진의 겁먹은 표정만을 남겨두며 유유히 다음주로 넘어갔다. 


출연진 중 3명이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불구 실로 오랜만에 <상상원정대>, 그리고 <무모한 도전> 시절을 능가하는 '무한도전'에 성심성의껏 임했던 멤버들의 희생정신 덕분에, 우리 시청자들은 집안에서 편안하게 그리고 마음껏 웃으면서 하와이에서만 볼 수 있다는 '진기명기'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다. 





하와이에서는 아름다운 해변에서 여유롭게 일광욕을 즐기고, 잔잔한 물살을 즐기는게 최고인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하와이 관광의 신세계'를 열어준 <무한도전>의 이름값이 아깝지 않은 하와이 특집이었다. 이 정도면 노홍철 외에도 <무한도전> 멤버 하와이로 불러들인 와이키키 선생께서도 굉장히 흡족할 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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