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신이 진정 말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올해 초 '공부의 신'이란 드라마가 방영됬을 때 몇몇 분은 가뜩이나 심각한 명문대 지상주의를 부추길 수 있는 막장드라마라고 까지 평하셨다. 반면 학교다닐 때 공부를 제대로 안한 탓에 서울대가 아닌 서운대를 나와서 4년내내 기못피고 살다가, 끝내 필자가 진정 하고 싶은 것은 못하고 지금까지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필자는 필자가 고등학교 다닐 때 이 드라마가 했었음. 내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까지 통탄(?)을 하였다. 아마 이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의 평은 이처럼 극과 극일 것이다. 왜 이제 나왔나고 환호하는 분들. 이런 드라마 왜 하나고 하시는 분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끝내 그 어느 한 쪽의 편도 들어주지 못한 것 같다. 사실 바닥에서 1년만에 천하대간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에서는 서울대나 연세대 고려대가 아닌 천하대라는 가상의 명문 국립대(그래봤자 서울대말하는거 다 안다)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다만. 하긴 평범한 서민과 재벌남자와 결혼하는게 흔하디 흔한 드라마 세상인데 그깟 천하대 못보내주겠나만은이다.


그러나 황백현,길풀잎,오봉구,나현정,홍찬두 중에서 천하대 간 사람은 딱 2명이다. 황백현은 물론 천하대 1단계에 합격은 했다만, 자신이 어릴 적 할머니를 치료해주시던 마음씨 착한 한의사를 보고 품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 지방에 있는 한의예과에 진학했고(사실 서울대 상위학과빼고는 한의대가 더 낫다만;;) 현정은 아깝게 1단계에서 떨어졌고, 가장 관심이 모아졌던 찬두는 아예 원서조차 쓰지 않았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예전에 어떤 분의 글에서 '홍찬두의 진로가 이 드라마가 뭘 말하고자 하는 지의 키포인트'라는 뉘앙스의 문맥을 본 것 같은데, 결국 공신 제작진들은 홍찬두 대학 진학 포기라는 극단의 카드를 내놓으면서까지 그들이 우리 교육, 학부모, 그리고 제일 중요한 학생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말한 셈이다.

사실 대한민국 대다수 학생들. 그리고 지금 성인이 된 사람들. 다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혹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그 꿈을 못이루고 사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도 그렇듯이 우리는 명문대만 가면 다 해결되는 줄 알았다. 물론 필자는 대한민국에서 최고 공부잘하는 애들이 간다는 법대는 꿈꾸지 않았고 역사학과에 진학해서 교수가 되겠다 혹은 경영학과에 진학해서 스포츠 마케팅이나 연예 사업쪽을 전공하겠다라는 나름대로 꿈이 있었지만, 결국 지금 돌아보면 필자가 원한 것도 명문대 간판 그 뿐이였다. 왜나하면 지금은 필자가 앞으로 하고 싶은게 비슷하기는해도 좀 바꿨기 때문이다.


가끔 지금도. 아 그 때 이것을 했으면 좋았을 것 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뭐 그것을 하기에는 그만한 재능도 없고, 집에 돈은 없는터라 터무니 없는 환상에 불과하긴 하다만, 지금에서라도 필자가 정말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았기에 인생에 후회는 없다. 다만, 이 꿈을 좀더 확고히 가졌더라면, 필자도 딴맘 안먹고 공부해서 지금 그 꿈을 향해가는데 근접해있을 건데, 그런 아쉬움은 있긴하지만.

다행히 강석호가 원하는 대로 5명의 천하대 특별반 학생들은 피터지게 공부하는 동안, 자신들이 뭘 원하는지를 알게되었고, 그래서 자신감까지 생겼다. 예전같았음 늘 언제가 기가 죽어있던 찬두가 대학을 가지 않고, 아버지가 그토록 싫어하는 춤을 춘다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하지만 찬두는 천하대 갈 실력 정도 나왔을까도 의문이다만, 아무튼 적어도 대학다운 대학(?)에 갈 성적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안가서 그런지 몰라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춤을 추기 위해 엄한 아버지께 당당히 말씀드리고, 자신있게 춤을 추게 되었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서 노력을 했다만, 설령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실패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말그래도 대학 간판의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앞으로 그 이상이로 노력하면, 더 나은 길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노력하지 않았고, 단순히 대학입시에 실패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후회가 남는 것 뿐이고..

결국 공부의 신이란, 부모님이나 사회에서 정해준 대로 명문대 의대나 상위학과에 진학해서 평범한 엘리트(?)가 되는게 아니라, 올바르고 따뜻한 인격체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만의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서울대 의대, 경희대 한의예과에 진학했다고해도, 그렇지 못하면 그냥 공부의 기계일 뿐이다.


단순히 서울대 몇명, 연세대 몇명, 의대 몇명 이게 답은 아니다. 대학 간판이 중요한게 아니라, 정말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고 그래서 거기에서 삶의 행복을 찾으면 되는거 아닌가? 하지만 필자는 아쉽게도 그걸 지금에서야 알았고, 또 지금 그것을 바로 실행에 옮기기는 어렵다. 그러나 필자는 이제 더이상 서운대라는 학벌때문에 난 못해 이 소리는 못하겠다. 강석호 말대로 자기가 뭘해야할지를 알았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 맞는 땀과 시련을 겪어야겠지만. 아무튼 이 드라마 조금만 더 빨리 했어도 필자나 많은 분들의 인생이 바뀌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실행에 옮기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공부란 학교다닐 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하는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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