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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아빠 어디가. 전남 화순 먹방 퍼레이드에 숨겨진 묵직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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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영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의 친구들과 함께한 가을 운동회편이 끝난 직후, 바로 다섯 가족들이 각각 전라남도 화순의 특색있는 음식을 먹는 '먹방'이 바로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올해 들어, '먹방'이 예능계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신드롬의 원조는 다름아닌 <아빠 어디가>가 아닐까? 


배우 하정우에 이은 새로운 '먹방' 유행을 일으킨 윤후를 배출한 프로그램에, 1박2일 동안 아빠와 아이들이 다양한 곳을 두루두루 여행다니는 콘셉트인만큼, <아빠 어디가>에서 '먹방'은 이제 떼래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또한 이번 '전남 화순 편' 뿐만 아니라, 여행 시작 전에 근처 식당을 찾아 한끼를 해결하는 아빠와 아이들 모습은 종종 보여주었기에, 딱히 생소한 장면도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전남 화순 편'은 그동안 <아빠 어디가> 아니 예능에서 보여준 '먹방'들과 좀 많이 달랐다. 단순히 전남 화순의 유명한 맛집을 소개시켜주는 수준에서 끝날 줄 알았던 아빠와 아이들의 맛집 탐방은, 주문한 음식과 함께 전달된 미션 카드를 통해서 그제서야 제작진의 남다른 숨은 뜻에 무릎을 탁 치게 한다. 


<아빠 어디가> 제작진이 여행 시작과 동시에 다섯 가족에게 육회, 홍어 삼합, 팥죽, 흑두부, 메밀 짜장 등 일부로 메뉴를 정해, 찾아가 먹게한 것은 단순히 가족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배불리 먹이고, 덤으로 맛집 소개만을 위함은 아니었다. 각자가 먹었던 음식을 정성껏 포장해서 당일 묵게될 동복면 주민들에게 선물로 드려라는 미션은 하룻밤 신세지는 주민들에 대한 제작진의 성의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다음주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할 전남 화순군 동복면 하가마을은 성동일과 깊은 인연이 있는 마을이기도 했다. 어린 시절 집안 사정상 엄마도 없이 어린 누나와 함께 동복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야했던 성동일에게 그곳은 추억과 회한이 고루 얽힌 제2의 고향이었다. 





학교 갈 나이가 훌쩍 넘었음에도 불구, 학교에 갈 수는 없었고 학교 운동장만 여러번 맴돌던 그 시절. 하지만 학교를 못간다는 것보다도, 더 아프게 다가오는 상처는 엄마와 떨어져살아야했다는 것. 그 당시 누나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 성동일을 위해 남의 집에서 일을 하고 쌀을 받아와 동생을 먹였다고 한다. 


그렇게 성동일은 차마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힘겨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자신을 짓누르던 가난을 아들 성준, 딸 성빈, 성율에게 대물림하지 않고, 내 아이들만큼은 남부럽지않게 키우기 위해 지난 세월 악착같이 살아온 성동일의 지난 47년의 인생이 다시한번 고개가 끄덕이는 순간이었다. 





전라남도 화순군의 그 많고 많은 마을 중에 동복면 하가마을을 택한 것은, 힘들었던 지난 날을 딛고, 오롯이 자신의 노력과 능력으로 배우와 어엿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성공한 성동일을 위한 제작진의 일종의 배려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가장 힘들었을 때, 잠시나마 진 신세를 지었던 눈물과 아픔이 뒤덮인 공간에서 성동일은 든든한 아버지로서 아들 준이와 함께 생애 잊지못할 아름답고도 행복한 또다른 추억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입에 침에 가득 고이는 먹방만 있을 줄 알았는데, 묵직함 감동이 숨어있었던 <아빠 어디가-전남 화순 편>의 여운이 꽤 오랜시간 잊혀지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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