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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쓰리데이즈. 박유천의 절도있는 눈빛연기. 드라마 몰입도 높인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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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수행팀 경호관 한태경(박유천 분)은 이동휘 대통령(손현주 분)이 재래시장을 찾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경찰청장인 아버지 한기준(이대연 분)이 교통사고로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하지만,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예정대로 경호팀 업무에 참여한다. 하지만 아버지 때문에 도무지 경호에 집중할 수 없었던 한태경은 대통령을 향한 밀가루 테러를 막지 못했다며 근신 처분을 받았다. 





근신 기간 동안 아버지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을 파헤치던 한태경은 대통령이 암살당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대통령을 지키고자하는 사명감에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별장으로 급히 달려간 한태경. 하지만 대통령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한태경은 대통령 납치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기에 이른다. 


지난 5일 첫 방영한 SBS 수목 드라마 <쓰리데이즈>는 <싸인>, <유령> 등 그간 대한민국 공중파에서 보기 힘들었던 완성도있는 추리 수사드라마로 호평받았던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다. 법의관, 사이버 수사팀 등 수사 전문직의 세계를 낱낱이 파헤치던 김은희 작가가 선택한 새로운 직업군은 청와대 경호원이다. 





<쓰리데이즈>의 첫 회 내용은 비교적 간단하다. 과거 비리로 인한 특검 수사로 위기로 몰린 대통령이 설상가상으로 납치까지 당한다. 그리고 경찰청장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을 추적하던 경호원은 대통령이 곧 죽게된다는 소식을 알게되고 아버지의 죽음과 대통령의 암살 계획을 둘러싼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그만의 행동에 돌입한다. 


대통령 암살을 둘러싼 음모가 <쓰리데이즈>의 주요 내용이긴 하지만, <쓰리데이즈>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인물은 경호원 한태경이다. 드라마의 모든 스토리가 한태경의 시각으로, 그의 중심으로 움직인다. 그래서 대통령 역을 맡은 손현주, 경호실장 역 장현성, 비서실장 역 윤제문보다 한태경의 옷을 입은 박유천의 비중이 더 크고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동안 KBS <성균관 스캔들>, SBS <옥탑방 왕세자>, MBC <보고 싶다> 등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은 박유천이지만, 블록버스터 색채가 물씬 풍기는 묵직한 액션 추리극에 손현주, 윤제문, 장현성 등 연기의 대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원톱 주연이다. 청와대 경호원이라는 역할에 맡게 출중한 액션연기는 물론,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현장을 지키는 경호원의 복잡 미묘한 감정까지 보여주어야한다. 


하지만 아버지의 교통 사고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한태경은 눈빛부터가 달랐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아버지였기에 충격도 클 법도 하지만, 한태경은 묵묵히 유리창 안에 의식없이 누워있는 아버지를 바라본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행동하지만 한태경 또한 인간이기에, 아버지를 잃을 지 모른다는 슬픔을 참을 수 없다. 하지만 겉으로는 감정을 드러낼 수 없는 한태경이었기에 오직 눈빛만으로 그 당시 한태경이 갖고 있는 심리를 드러낸다. 애이불비. 슬프기는 하지만 겉으로 슬픔을 드러내지 않는다는 한자성어가 정확히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아버지가 곧 자신의 곁을 떠날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한태경은 대통령을 경호하는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다시 재래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행여나 경호원 선배, 동료들에게 누가 될까봐, 한태경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침착하게 일에만 집중하고자 한다. 그럼에도 노심초사하는 눈빛까지 숨길 순 없다. 결국 한태경은 아버지도 대통령도 지키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태경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탓한다. 한태경의 실책을 꾸짖다가, 모든 사실을 알게된 비서실장이 머쓱해 하는 와중에도 한태경은 모두 자신의 불찰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근신 처분 형식으로, 아버지의 상중을 지키기 위해 청와대를 나온 한태경은 그제서야 애써 꾹 참아온 슬픔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럼에도 한태경은 마음놓고 목놓아 울 수 없다. 경호원 뱃지와 신분증을 반납했지만 여전히 그는 대통령을 지키는 대한민국 경호원이다. 그래서 한태경은 고작 눈물 몇 방울만 흘리며 자신의 감정을 다스려야한다. 슬퍼도 울지 말아야하는 남자. 그럼에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한태경은 그 특유의 감정 절제 때문에 더욱 측은하게 다가온다. 





허나, 아버지를 잃은 슬픔도 잠시.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의문을 추적하던 중 대통령이 죽는다는 기밀을 알게된 한태경은 오늘 6일 방영하는 예고편에서 되레 그가 대통령을 납치했다는 의심 인물로 지목받는다. 한태경은 자신의 아버지의 죽음과 둘러싼 비밀을 알아내는 동시에, 위기에 빠진 대통령을 구해야하는 두가지 숙명을 모두 이루어 내야한다. 첫 회에서는 아버지의 임종과 대통령 모두 지켜지 못한 한태경. 과연 그는 아버지의 억울한 한을 풀어줌은 물론, 대통령을 둘러싼 엄청난 음모를 밝혀낼 수 있을까. 





비교적 단순한 스토리를 보여주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은 서스펜스로 다음 회의 내용을 궁금케하는 <쓰리데이즈>. 그 모든 사건의 한복판에 서서 균형감있게 이야기의 중심을 잘 이끌어가는 한태경 역의 박유천. 그리고 노련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을 들었다 놨다하는 연기의 신 손현주. 그리고 등장만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윤제문, 장현성, 최원영, 안길강의 무게 있는 존재감까지. 청와대 경호원의 시선에서 대통령 암살 음모의 비밀을 낱낱이 파헤치는 김은희 작가의 새로운 도전의 시작은 강렬하고도 짜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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