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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미생 10회. 박과장 공금횡령. 통쾌함보다 씁쓸한 가르침 일깨워준 장그래의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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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도 가장 화제가 되었고, 흥미진진했던 박과장(김희원 분)의 횡령사건을 다룬 tvN <미생> 10회는 박과장의 비리를 고발한 오상식(이성민 분) 과장, 김동식(김대명 분) 대리, 장그래(임시완 분)의 대활약을 다루었다. 





철강팀에서 에이스로 일하다가 영업3팀에 충원된 박과장이 진행하는 요르단 계약건에 이상한 점을 발견한 오과장은 즉각 김대리와 장그래를 불려 박과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그 뒤 장그래의 활약으로 박과장이 요르단 현지에서 친인척을 동원한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거액의 공금횡령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데 성공을 거둔다. 


자신과 팀의 위협이 되는 인물의 비리를 포착하여, 자신도 살리고, 팀도 살리고, 회사도 살린 장그래의 이야기. 하지만 <미생> 10회는 단순히 장그래와 영업3팀의 무용담으로 즐기기엔, 그리 가벼운 소재가 아니다. 





과거 회사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거래를 성사시켰지만, 자신이 일한만큼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앙심을 품은 박과장은 자신에 대한 보상의 의미로 회사의 공금에 손대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회사 오너도 아니고, 일개 직원인 박과장이 벌이는 비리에 회사는 엄중 대처로 나선다. 결국 박과장은 물론, 그의 사업을 진행시켰다는 이유로 영업팀 김부장도 함께 옷을 벗어야했다. 


자신이 회사에 기여한만큼 제대로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불만은 다들 있겠지만, 그렇다고 회사에 몸담는 임직원 모두가 박과장처럼 회사돈에 손대는 행위를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자했던 박과장의 행위는 잘못이요, 그에 따른 처벌을 피해갈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박과장은 그간 회사 여직원들을 상대로 벌인 성희롱에 원 인터내셔널 사람들 모두가 이골이 난 상태였다. 





한 때 원 인터내셔널에서 촉망받는 유능한 사원에서 이제는 모두에게 민폐를 끼치는 트러블메이커가 되어 불명예스럽게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는 박과장. 어쩌면 박과장은 원 인터내셔널 임직원으로 자긍심을 느끼기 전에 돈의 맛에 물들어버려 회사 내에서도 가장 물질만능주의에 영합해버린 괴물이 되어버린 듯하다. 


분명 박과장에게도 회사가 잘 되어야, 나도 잘 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순수한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꿈이 보기 좋게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박과장은 자의반 타의반 거래처에게 뒷돈을 받기 시작했고, 그것이 자신을 위한 정당한 보상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박과장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분명 박과장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할 것이다. 나만 회사돈에 손을 댄 것이 아닐텐데, 왜 나만 몰아붙이나고 말이다. 그렇다고 회사 입장에서는 박과장이 벌인 비리와 회사에 끼친 손해까지 너그럽게 감싸줄 수는 없는 법이다. 회사에 아무리 큰 공헌을 해도, 오너와 오너 가족이 아닌 이상 회사원들은 그저 회사의 ‘을’로 남는게 현실이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 회사라는 전쟁터에 기꺼이 뛰어든 직장인들은 간혹 일개미처럼 열심히 사는 자신을 좌절케하는 수많은 사건사고를 마주하여도, 다시 마음 다 잡고 일에 몰두한다. 나 하나쯤 어찌 살아도 사회든 회사든 아무렇지 않다는 사실을 다들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내 일이니까. 이 일이 지금의 나니까.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 한다는 김대리와 장그래의 말이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일에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세상 모든 이들을 따뜻하게 위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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