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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생각보다 맑은.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의 맑은 미래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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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개봉한 <생각보다 맑은>은 한지원 감독이 연출한 단편 4편을 하나로 묶은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이다. 


2010년 제6회 인디애니페스트에서 대상 격인 인디의 별을 수상하며 한지원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린 <코피루왁>을 필두로, 2013년 제9회 인디애니페스트에서 관객상을 받은 <학교 가는 길>, 그 외 <럭키 미>, <사랑한다 말해>을 만날 수 있다. 





<코피루왁>으로 단숨에 애니메이션계가 주목하는 신성으로 떠오른 한지원 감독의 작품 세계는 상당히 독특하다.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자유롭게 오가며, 스토리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연출력은 보는 이들을 단숨에 매료시킨다. 


<생각보다 맑은>에 수록된 4편의 짧은 애니메이션이 각각 다른 소재,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 각 영화가 말하고 싶은 정서는 하나로 모인다. <럭키 미>의 주인공 두식은 대학 졸업 이후의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는 이 시대 흔한 청춘 중 하나요, <사랑한다 말해>에서 아슬아슬하게 사내 연애를 이어가는 여과장은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않는 남자친구 김부장에게 지쳐있는 상태다. 





<코피루왁>의 고3 강보는 좋아하는 음악을 계속 하고 싶지만, 대학 입시에 전념하라는 엄마의 말을 거역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매일 집에서 주인을 기다리며, 무료한 하루를 보내던 푸들 마로는 주인을 따라 길을 나서다가 생각지도 못한 모험을 하게된다.(<학교 가는 길>) 


좋아하는 것이 있지만, 주위의 시선과 사회가 만든 룰에 의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질 수 없는 청춘들. 설상가상으로 그들은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이, 진짜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지 관해서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래서 늘 선택의 기로에 서야하는 <생각보다 맑은>의 청춘들은 늘 불안하고,  그들의 꿈과 사랑은 막연해보인다. 





우중충한 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와중에도, 자신이 마음 속 간절히 바라는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 과연 그들의 내일은 오늘보다 맑을까? 


하지만 <생각보다 맑은>의 한지원 감독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쉽게 풀리지 않는 청춘의 불안에 대해 섣불리 정의내리려고 하지 않는다. 막연한 희망을 제시하는 대신, 지금을 살아가는, 앞으로도 어떻게든 살아가야하는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맑은>의 이야기는 마치 나의 이야기같고, 소소한 위안을 얻는다. 





이 시대 청춘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 법한 고민을 솔직하게 담아내며, 그들의 꿈과 사랑을 따뜻하게 응원하는 <생각보다 맑은>. 이제 첫 발을 내딛었을 뿐인데,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의 맑은 미래를 보여준 한지원 감독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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