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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끝까지간다. 갑에게 고개숙인 을. 모순된 현실 꼬집은 살아있는 시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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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끝까지간다> 2편에서,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 모두 특별 상여금을 받기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부채밖에 없었다. 





애초 결과가 정해져있는 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지난 7일 방영한 <무한도전-끝까지 간다> 1편에서 <무한도전> 제작진은 게임을 종료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누군가가 마지막 상자를 여는 것과, 출연진들간의 합의 끝에 게임을 종료시키는 것 중 두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합의로 게임을 끝내고자하는 시도도 있었지만, 계속 쌓아져만가는 엄청난 빚과 그 빚을 탕감할 수 있는 특별 상여금에 혹한 출연진들은 순순히 게임을 끝내려고 하지 않았고, 결국 정형돈이 마지막 상자를 개봉함으로써, 빚만 남은 채 허무하게 끝나고 만다. 


하루 동안 서울 시내 곳곳을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각 개인당 800만원에서 1,375만원의 빚만 늘어난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즉각 김태호PD에게 따지기 시작한다. 그러자, 김태호PD가 하는 말. 계약서를 찢으면 탕감이 된단다. 이렇게 김태호PD가 베푸는 ‘선심’에 한시름 놓은 멤버들은 김태호PD에게 굽신거리며,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그런데 <무한도전> 제작진이 선심쓰듯 갚지 않아도 된다는 돈은 애초,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응당 받아야할 노동의 대가였다. 허나, 각 멤버들의 출연료에서 각출하여, 한 사람을 위한 특별 보너스를 준다는 게임의 룰은 멤버들 중 어느 누구의 승자도 없이, 갑인 <무한도전> 제작진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되었다. 


특별 상여금은 커녕, 한달 출연료도 받지 못하고 엄한 빚만 늘어난 <무한도전> 멤버들은 그럼에도 불구, 빚을 탕감해주겠다는 <무한도전> 제작진의 말에 뛸듯이 기뻐하며, 진심으로 고마워한다. 얼마간의 이익을 내세워, 을인 멤버들간의 싸움을 조종함으로써, 애초 멤버들에게 줘야할 출연료도 주지 않으려고 했던 악덕 갑 (?) <무한도전>은 그럼에도 빚을 받지 않겠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 인심 좋은 주인으로 탈바꿈된다. 


10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갑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주었음에도 불구, 특별 성과금도, 당연히 받아야할 월급을 뺏기고도, 애시당초 갚지 않아도 될 빚을 탕감해준다는 말에 진심으로 행복해하며, 다시는 욕심내지 않고 열심히 살겠다면서 갑인 <무한도전>에게 머리를 굽실굽실 조아리는 이 시대의 을이 되어버린 <무한도전> 멤버들의 모습. 





갑이 짜놓은 판에, 갑의 배만 불리고,  열심히 일을 한 을은 노동의 대가도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우리 현 사회의 모순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무한도전>의 예리한 시선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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