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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복면가왕 클레오파트라 김연우 덕분에 행복했던 10주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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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방영한 MBC <일밤-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의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이하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많은 시청자들의 예상대로 가수 김연우였다.

 

 

 

 

 

그야말로 '온 국민이 다 아는 클레오파트라'였다. 김구라의 말처럼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온 국민의 암묵적인 비밀이기도 했다. 오직 목소리로만 무대 위 가수의 정체를 추측하고, 가수가 복면을 벗는 순간 예상 외의 반전이 프로그램 정체성 그 자체였던 <복면가왕>이었지만, 클레오파트라는 첫 등장부터 그가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락, 발라드, 오페라, 그리고 민요까지 다양한 장르를 특유의 맑고 깨끗한 음색으로 자유자재로 소화해내는 클레오파트라는 아무리 들어도 역시 김연우였다.

 

이미 클레오파트라의 정체는 그가 <복면가왕>에 첫 출연한 지난 5월 24일 방영분부터 예상 가능했으나, 클레오파트라의 뛰어난 가창력에 매료된 시청자들과 판정단들은 되도록이면 오래 클레오파트라의 노래를 듣길 원했다.

 

클레오파트라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대신 클레오파트라가 가왕 방어전에서 어떤 노래를 부를까가 더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는 '이 밤이 지나면', '사랑 그 놈', '사랑할 수록' 등 시청자들과 청중단의 심금을 울리는 명곡을 들려주며, 그의 노래를 기대하는 팬들의 기대를 100% 이상 충족시켜주었다.

 

 

 

 

허나 경연 프로그램으로서 <복면가왕>의 퀄리티를 대폭 향상시키는데 기여했다는 클레오파트라라고 한들, 그의 장기 독주는 되레 프로그램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컸던 탓일까.

 

결국 클레오파트라는 지난 19일 5연승의 문턱에서 '한 오백년'을 끝으로 '노래왕 퉁키'에게 가왕의 자리를 물려주었다. 하지만 구성진 가락에 김연우 특유의 청아한 고음이 조화롭게 어울러진, 클레오파트라의 마지막 무대 '한오백년'은 끝까지 노래의 신 김연우다운 인상깊은 마무리였다.  

 

김연우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라는 예명으로 <복면가왕>에 출연하기 이전에도 그의 보컬 실력은 최고로 인정받아왔다. 때문에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로 인해 가창력이 평가절하되어오던 가수들을 재발견하는 취지가 강했던 <복면가왕>에 다소 어울리지 않는 참가자라는 평도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복면가왕>을 통해 비로소 토이의 객원가수로 활동해오던 시절 각인되었던 '발라더' 이외에도 다양한 장르를 완벽하게 소화해해는 김연우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연우가 노래를 잘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져있는 사실이었지만, 왜 그가 '보컬의 신'이라 불리우고, 최고의 보컬 선생님으로 통하는지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던 10주의 시간이었던 셈이다.

 

분명 아무리 들어도 김연우인데 속시원히 김연우라고 말할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덕분에 귀가 즐거웠던 <복면가왕>은 이제 클레오파트라의 뒤를 이은 새로운 가왕 '노래왕 퉁키'를 맞이하게 되었다.

 

김경호의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을 통해 폭발적인 성량을 뽐낸 '노래왕 퉁키' 또한 범상치 않은 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다음주 가수왕 통키가 계속 가왕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를 듯하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는 '한오백년'을 끝으로 <복면가왕>과 작별을 고한 클레오파트라, 새로운 가왕으로 등극한 노래왕 퉁키만 있지 않았다.

 

오랜만에 방송에 등장하여 녹슬지 않은 시원시원한 가창력을 선사한 '하루세번 치카치카' 정수라, 그녀를 꺽고 가왕 후보결정전에 오른 '죠스가 나타났다' 테이의 등장 또한 시청자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회자될 감동적인 음악을 선사하였다. 그 이전에 노유민이 선사한 깜짝 반전도 있었다.

 

가수가 그간 쌓아온 커리어를 철저히 배제한 채, 오직 목소리로만 평가한다는 <복면가왕>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최근 방영하고 있는 그 어떤 노래 경연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실력파 가수들을 매료시키고 끌어모은 것이다.

 

 

 

 

김연우도 그들 중 하나였고, <복면가왕>의 출연을 통해 노래 잘하는 가수에서, 못하는 노래 없이 진짜 잘 부르는 가수 김연우가 되었다. 가면으로 얼굴을 철저히 가린 덕분에, 평소 가수 김연우가 할 수 없었던 파격적인 시도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고, 그 덕택에 김연우의 넓고도 깊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이미지의 굴레에 갇혀 변신이 쉽지 않았던 다른 참가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절호의 기회다. 기존에 갖고 있던 이미지에서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가창력과 끼를 뽐낸 참가자가 그 회 우승한 가왕 못지 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 또한 경연 프로그램이기 이전에 의외의 실력자를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한 <복면가왕>만이 가진 최대 장점이자 무기이다.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가수들도,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도 그들이 가역량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무대.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덕분에 행복했던 10주의 시간들이었지만,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가 영예롭게 물러난 이후의 <복면가왕>이 그려낼 세계 또한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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