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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무한도전 자선 경매를 통해 홍보 방송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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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무한드림>(이하 <무한도전>)은 자선 경매를 통해, <무한도전> 출연진들의 24시간을 각각 원하는 TV 프로그램, 영화에 파는(?)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였다. 매년 열리는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 이 날 특집은, ‘워린 버핏과의 점심식사’도 그랬듯이, 경매에서 얻은 수익은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한다. 





매주 빼곡한 스케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무한도전> 멤버들의 시간을 사갈 수 있다는 소문을 듣고, MBC 예능국, 교양국, 드라마국 제작진들뿐만 아니라, 현재 촬영하고 있는 영화 제작진들까지 총출동하였다. 멤버들 시간을 사가는데 평균 수백만원 이상 호가가 붙었던 이날 경매에서, 그럼에도 경매에 참여한 입찰자들이 엄청난 돈을 들어서 라도 <무한도전> 멤버들을 잡고 싶었던 것은 순전히 자신들이 제작하는 프로그램, 영화 홍보를 위해서다. 


방송 프로그램이든 영화든 일단 컨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내용물을 어떻게 포장하는지도 중요하다. 그래서 영화 같은 경우에는 개봉을 앞두고 홍보 프로모션을 들어갈 때 보통 제작비의 20-30% 수준으로 홍보비를 책정한다. <암살>, <베테랑> 등 수백억원 이상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일 경우에는 더 많은 홍보비가 투입된다. 손익분기점이 높기 때문에, 최대한 영화를 널리 알려서, 많은 관객들을 끌어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수라>는 크랭크인에 들어가기 전부터 정우성, 황정민 등의 출연으로 화제를 얻었고, 아직 촬영 중임에도 불구, 제작부 막내들을 <무한도전> 경매장에 투입시킨다. 평균 수백만원 이상의 호가가 오갔던 본 경매에는 적극적으로 입찰 경쟁에 뛰어들지는 않았지만(<아수라>는 오직 정형돈만 원했다), 박명수 이마 때리기 경매에 낙찰되어 12만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영화 <아수라>를 알리는데 성공하였다. 


반면, 박명수의 하루를 무려 1,3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구입한 <아빠는 딸>도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카메오 출연에, OST 제작, 개봉직전 프로모션 행사 동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박명수를 영화 홍보에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하하를 700만원에 낙찰한 <목숨 건 연애> 또한 경매에 참여한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었다. 





경매에 낙찰되던, 그렇지 않던 많은 방송, 영화 제작자들이 없는 시간을 쪼개어 <무한도전> 자선 경매에 참여한 것은 <무한도전> 만큼 자신들의 프로그램, 영화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물론 <아수라> 같이 수백억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작품은 영화를 알리기 위한 대대적인 프로모션 행사를 열 것이고, 정우성, 황정민, 주지훈, 곽도원 등 유명 스타가 총출동하기 때문에 매스컴들의 주목도 많이 받을 것이다. 한중합작으로 제작되며, 하지원, 진백림, 천정명 등 한,중 톱스타가 출연하는 <목숨 건 연애> 또한 개봉 직전 하지원, 천정명의 언론 인터뷰, 방송 출연으로 해당 영화를 알릴 수 있다. 


그러나 앞서 거론된 영화에 비해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톱스타 없이 오직 영화 완성도로 승부를 봐야하는 <아빠는 딸>에게 <무한도전> 경매는 그야말로 천군만마와 같은 기회다. 아무리 영화를 잘 만들었다고 한들, 이름난 스타와 대기업 투자 배급사의 지원을 받지 않고는, 안정적인 스크린 수를 확보 하기도 어려운 중소 영화에게 인지도 확보는 곧 배급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그래서 <무한도전> 자선 경매에 1,300만원의 비용을 지불한 <아빠는 딸>은 그 대가로 1,300만원 몇 십배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 





이 날 경매에 참여한 방송, 영화 제작자들 중에는 박명수 잡는 킬러를 자청한 <일밤-진짜사나이>의 최민근, 김민종PD처럼 <무한도전> 멤버들을 자신들의 프로그램, 영화에 출연 시키고자 하는 강한 집념을 보인 케이스도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들이 각각 진행하고 있는 컨텐츠 홍보가 주목적이었다. 


특히나 인기 예능, 드라마와 달리 프로그램을 홍보할 기회가 많지 않은 다큐멘터리, 교양,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이번 <무한도전> 자선경매를 통해 별다른 돈을 들이지 않고,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알릴 수 있었다. 이 중에는 230만원에 황광희를 캐스팅하여,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방어 잡이 특집을 기획할 수 있었던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 팀도 있다. 게다가 월요일 오전 11시에 하는터라, 젊은 시청자들은 도통 알 리 없는 프로그램 홍보 효과도 톡톡히 얻었다. 그래서 이날 자선 경매의 최대 수혜자는 영화 <아수라>와 <그린실버 고향이 좋다>, 그리고 경매에 뛰어들지 않고도 유재석, 박명수를 특별출연시킨 <서프라이즈>(이건 어디까지나 정형돈을 위해서다)라는 말도 있다. (2천만원으로 유재석을 잡은 <내 딸 금사월>은 두말나위 없다)





출연자들을 경매 형식으로 그들을 원하는 방송 프로그램, 영화에 투입시킨 <무한도전>은 그 촬영현장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아, 방송 분량을 확보하고, 경매에서 얻은 수익금은 기부하여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된다. 그리고 영화, 방송 제작진들에게 <무한도전> 멤버 프리미엄이 있는 유명 카메오, 게스트를 섭외할 수 있는 기회와 동시에 그들의 작품을 <무한도전> 시청자들에게 알릴 수 있는 일종의 혜택을 제공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무한도전> 멤버를 두고 제작자들간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크게 웃을 수 있었다. 자선경매라는 메인 아이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덕분에, 자칫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자사 프로그램 홍보 방송 냄새가 덜 했던 것도 이날 방송에서 돋보인 수확 중 하나다. 


이 정도면, <무한도전-무한드림>은 행사를 주최한 <무한도전>, 참여한 방송, 영화 제작자들 모두 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누이좋고 매부좋고,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었던 특집으로 평가할 만하다. 자선경매도 방송, 영화의 효과적인 프로모션 장으로 구축시키며, 의외의 재미를 안겨줄 수도 있다는 놀라움, <무한도전>이 가진 저력을 재확인 할 수 있었던 방송이었다. 





(그렇지만 <마리텔>의 기습낙찰로 울며 겨자먹기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정준하의 고군분투에도 박명수에 이은 제2의 웃음장례식의 비극은 막을 수 없었다. 박명수에 이어, 정준하까지. 이로소 <무한도전>, <마이리틀텔레비전>과의 악연은 계속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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