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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슈가맨. 철이와 미애, 바나나걸. 가수와 팬들이 함께 소통하는 열린 무대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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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이 <슈가맨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파일럿 형태로 첫 공개가 될 때만 해도,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잘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슈가맨>이 처음 방영했을 때만해도 많은 사람들은 프로그램의 산만한 구성, 유기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는 진행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유재석, 유희열 등 유명MC의 힘으로 정규편성이 된다고 한들, 그리 오래 인기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태반이었다. 





하지만 10월 정규편성 이후, <슈가맨>은 예상과는 달리,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선전하고 있으며, 원래 시즌제로 16부작으로 계획되었던 프로그램은 어느덧 지난 26일부로 28회를 맞게 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슈가맨>은 같은 JTBC 에서 방영하는 <비정상회담>, <냉장고를 부탁해>처럼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한 때 평균 시청률이 6~7%을 육박하며, 공중파 프로그램도 위협하던 이들 프로그램과 달리, <슈가맨>의 평균 시청률은 2~3% 내외다. 하지만 <슈가맨>의 인기는 기복없이 꾸준하다. 최근에는 시청률도 꽤 오르고 있어, 평균 3%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슈가맨>이 날로 꾸준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파일럿 방송 때만 해도 불안해보이던 <슈가맨>이 어느덧 JTBC 간판 예능 프로그램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 것은 역시 유재석, 유희열로 대표되는 MC들의 힘이다. 


그런데 <슈가맨>의 인기비결은 오직 MC들의 능력 덕분으로만 국한되지 않는다. <슈가맨>의 힘은 다름 아닌 한 때 인기를 얻었으나,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진 가수들을 재발굴하는 콘텐츠에 있다. 그리고 슈가맨으로 출연하는 가수들의 옛 노래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하는 역주행송 반응도 심상치 않다. 하지만 <슈가맨>의 핵심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오랜만에 무대에 등장하는 슈가맨들과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있다. 





지난 26일 <슈가맨>에 등장한 슈가맨은 '너는 왜'로 1992년 가요계를 평정한 '철이와 미애', '엉덩이'를 불렀던 '바나나걸(안수지)'였다. '철이와 미애'는 최근 재결합한 이후, 복고열풍과 맞물려, 콘서트를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으나, 바나나걸 안수지와 같은 경우에는 이번 <슈가맨>의 무대가 '엉덩이'를 부르는 첫 공식무대라고 할 만큼, 철저히 베일에 쌓여진 인물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날 '100불 특집 2탄'이라는 특집에 걸맞게, 10~40대로 구성된 방청객들 모두 '너는 왜', '엉덩이'를 알고있다고 응답하여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했다. 참고로 지금까지 <슈가맨>에서 100불이 나온 케이스는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 차수경의 '용서못해(드라마 <아내의 유혹>OST) 였다. 노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세대불문 많은 사람들이 한 노래를 알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100불의 위엄을 기록한 가수들 뿐만 아니라, <슈가맨>에 등장한 가수들 대부분 이런저런 이유로 1~2곡만 히트시키고, 더 이상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지 못했다. 


설령 <슈가맨>에 출연했다고 한들, 이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활동을 시작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잊혀진 가수들이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재기를 모색할 수 있는 시도는 필요하다. <슈가맨>은 주류 가요계를 떠난 이후, 여전히 무대를 그리워하고 팬들과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기회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슈가맨>은 한 때 자신이 좋아했던 노래와 가수들을 만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노래에 얽힌 옛 추억을 새록새록 전달해준다. 그래서 <슈가맨>은 무대에 등장하는 가수들뿐만 아니라, 과거 그들의 노래를 사랑했던 사람들도 함께 하는 열린 무대이기도 하다. 





공감 뮤직 토크쇼라는 타이틀대로, 단순히 시청자들에게 과거 인기있었던 노래를 소개해주는 수순에서 벗어나, 이들의 노래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 팬들, 가수와의 소통의 접점을 통해 2016년의 시각에서 각각의 노래를 새롭게 바라보고자하는 <슈가맨>. 부디 이 프로그램이 오래오래 시청자들과 함께 해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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