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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비정상회담.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 의미있는 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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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아이돌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티파니가 광복절 전날 개인 SNS계정에 일장기와 전범기(욱일승천기)를 올린 이후 논란에 휩싸인 지난 15일 JTBC <비정상회담>은 광복절을 맞아, ‘식민 역사와 독립’을 주제로 각국 패널들과 토론을 가지는 시간을 가졌다. 




광복절이기 때문에, 단순히 한국-일본 양국 간의 역사와 갈등을 다루는 것이 아닌, 영국-인도, 프랑스-기니, 이탈리아-리비아 등 과거 지배-피지배 관계에 놓여있던 나라들이 식민 역사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 였다. 


여러 나라 패널들이 함께, 각국의 식민 역사와 독립을 이야기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이 날 <비정상회담>이 식민 지배를 다루는 방식은 비교적 객관적이었다. 자칫 감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한-일 양국의 문제도 비슷한 시기 식민 지배를 받았던 나라들의 이야기와 자연스럽게 섞이며, 과거 일본 식민 지배의 문제점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과거 식민 지배에 따른 한-일 양국의 깊은 갈등의 골이 완전히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여전히 한국과 일본이 역사 문제를 두고 오랜 대치를 벌이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게 있다. 지난 15일 <비정상회담>에서 일본 대표 패널로 출연한 오오기에 따르면, 일본은 역사, 특히 과거 식민 지배에 대한 역사를 거의 배우지 않는다. 반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원자폭탄 투하 등 자신들이 피해를 받았던 사실에 대해서는 자세히 가르친다. 




일본의 역사 교육은, 국민들에게 역사 만큼은 정확히 인지하게 하려는 독일과 확연히 대비된다. 독일, 일본 모두 제2차 세계대전 전범국이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대하는 두 나라의 태도는 극과 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여전히 과거 식민 지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진정으로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는 일본에 앙금이 남을 수밖에 없고, 최근 일제강점기 역사에 대해서 무지한 태도를 보인 AOA 지민, 설현, 그리고 티파니 또한 엄창난 논란에 휩싸이게 되었다. 


과거 지배-피지배 사이였던 다른 나라들의 사례를 통해, 여전히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서 회피하고자하는 일본의 실체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지만, 어느 한 쪽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세계사의 한 부분으로 각 나라의 식민 지배를 다루고자 했던 <비정상회담>의 시도는 경직된 한국과 일본과 얽힌 복잡한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의외의 실마리를 안겨주기도 했다. 


이 날 <비정상회담>은 프로그램 말미에, 한국 대표 패널로 출연한 조승연 작가의 말을 빌려 서로 가지고 있던 안 좋은 감정을 솔직히 털어 놓으며, 치유의 과정을 거쳐 서서히 관계를 회복할 것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이는 리비아 대표로 출연한 아미라의 말처럼 일본이 자신들의 역사에 사과해야 가능한 일이다. 일본이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한국 또한 지난 날에 있었던 아픈 역사를 제대로 배우지 않고, 알지 못하면, 양국 간의 벌어진 깊은 갈등의 불씨는 다음 세대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최근 몇몇 여자 아이돌이 보여준 역사 특히 근현대사에 대한 무지도, 과거 피지배 관계에 있었음에도 불구, 역사를 학교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한국 교육 시스템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과연 위안부 문제, 몇몇 사회 지도층이 보여주는 역사 무지 등 한국 내에서도 과거사에 대해서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우리는 지금 이 산적하게 쌓인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고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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