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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전망대

영화와 음악이 함께해서 좋았던 '대관람차' 개봉기념 인디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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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계에서 음악 영화는 그야말로 불모지에 가깝다. <원스>, <인사이드 르윈>, <비긴어게인>, <라라랜드> 등 음악을 소재로 한 외화들이 엄청난 화제를 모으며 흥행에도 성공했고, 인디 뮤지션, 밴드를 다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영화제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지만 한국 극영화 중 음악을 전적으로 다루는 작품을 만나기는 여간 쉽지 않다. 


아무튼 음악 영화 없기로 소문난 한국 영화 시장에 겁없이(?) 음악 영화 타이틀을 들고 나선 용감한 작품이 있었으니, 지난 30일 개봉한 영화 <대관람차>(2018)다. 연출 데뷔작 <그들이 죽었다>(2013)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인 뉴커런츠에 초청된 백재호 감독의 신작 <대관람차>는 그간 <어떤이의 꿈>, <어떻게 헤어질까> 등 여러 독립영화에 촬영감독으로 참여했던 이희섭 감독이 공동 연출로 영화를 함께 만들었다. 


슬로우 뮤직 시네마를 표방하는 만큼, <대관람차>는 개봉 전인 지난 28일 서울 홍대 컨벤트 라이브클럽에서 개봉 기념 영화 속 OST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를 여는 등 영화와 음악을 접목시킨 다양한 프로모션 활동을 이어왔다. 지난 8월 10일, 제1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초청 상영 당시에도 출연자 강두와 스노우의 라이브 공연을 펼쳐 제천 시민과 영화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개봉 첫 날인 지난 30일 저녁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대관람차> 개봉을 기념하는 미니 라이브 공연 및 관객과의 대화(GV)를 가졌다. 관객과의 대화에 앞서 열린 미니 공연 또한 영화에 등장 하는 노래들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관람차> 주연으로서 영화 OST 에도 직접 참여하여 팬들의 관심을 모은 강두의 라이브 무대에 뒤이어 영화에서 감초 캐릭터로 활약한 스노우의 단독 공연이 펼쳐져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일본 간사이 지역을 중심으로 뮤지션으로 활동 중인 스노우는 <대관람차> 개봉 기념 프로모션 활동을 위해 직접 내한하여 이날 행사에 참여한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기도 했다. 




공연에 이어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는 백재호 감독의 진행 하에 훈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다. 애초 관객과의 대화는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전문 모더레이터가 따로 붙긴 하지만, 각종 영화제, 독립영화 GV 모더레이터로 참여하여 진행 실력을 인정받은 백 감독인만큼, 차분하고도 안정적인 셀프 진행을 보여주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였지만, 인디스페이스 한 관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은 GV 행사가 끝날 때까지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 듯 했다. 이날 관객석 사이에서 여러 질문이 쏟아졌지만, 시간 관계상 모든 질문을 받을 수 없어서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들이 감독과 배우들에게 던진 질문 또한 인상적 이었다. 배우 강두가 맡은 주인공 이름이자 영화 곳곳에 등장 하는 ‘우주’가 가지는 상징성 부터 시작해서,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세월호 참사, 꿈에 대한 깊은 이야기가 오고 갔던 이날 관객과의 대화는 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고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심오한(?) 이야기만 오고 갔던 것은 아니다. 일본 배우인 호리 하루나와 스노우에게 강두의 일본어 연기 평가를 부탁하는 재치있는 질문도 있었고,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속 릴리 프랭키에 버금가는 스노우의 감초 연기와 견주어 자신의 연기를 자책(?)하는 강두의 자학 유머가 펼쳐져 관객들의 배꼽을 잡게 했다. 




2000년대 초반 인기 듀오그룹 더 자두 출신 강두가 주연으로 참여했지만, 저예산으로 제작되는 독립영화 특성상 홍보가 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대관람차>는 이러한 좋지 않은 여건에도 불구하고 이미 영화를 접한 관객들 사이에서 소위 ’N차 관람’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조금씩 입소문이 나고 있다. 


요즘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대관람차>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제대로 만든 음악영화라는 데에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적인 아티스트 루시드폴과 일본의 실력파 뮤지션 스노우의 협업으로 만든 <대관람차>의 영화 속 음악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빼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며 꿈과 치유와 성장을 그리는 주제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와 음악의 아름다운 조화가 인상적인 <대관람차>는 현재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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