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100개를 먹은 것 같은 답답한 전개와 각종 막장 설정으로 연일 화제를 낳고 있는 KBS 주말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이 지난 17일 방송에서는 극 중 배우 고나은(개명 전 고우리)가 맡은 장소영이 함께 술을 마신 왕대륙(이장우 분)을 차로 집까지 데려다 주는 음주운전 장면이 등장해 지탄을 받고 있다.
극 중 장소영이 술을 마시는 직접적인 모습은 나오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술집에서 어울리며, 술잔을 받는 장면으로 '술을 마셨다'는 정황을 짐작케 하는 상황이다. 물론, 술잔을 받았을 뿐 술을 마시지 않는 경우도 있겠지만 어찌되었던 전 연령대가 시청 가능한 시간대에, 공영방송 KBS 주말 드라마에서 음주운전으로 해석할 만한 장면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비판의 여지가 상당해 보인다.
최근 음주운전 처벌 기준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국회 통과와 함께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연예인들의 퇴출이 강력해진 시점에, 음주운전으로 해석될 장면을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과 방송사 또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하나뿐인 내편>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본래 의도는 소영이 대륙을 우연히 발견해 말동무를 해줬으며, 만취 상태가 되어버린 그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집까지 데려다준 것이었다. 내용 흐름 상 소영이 대륙을 집에 데려다줘 두 남녀가 다시 만나게 된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최근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모르고 있지 않기에 대본상 음주 관련 장면을 최소화했으며 소영이 술을 마시는 장면 또한 넣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런데 <하나뿐인 내편>은 지난 17일 등장한 음주운전 장면 외에도 일반적인 상식 선에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막장 설정들이 여러 차례 등장해 연일 논란을 빚고 있다.
살인죄로 인해 28년간 교도소에 복역한 강수일(최수종 분)이 친딸 김도란(유이 분)을 만나서 삶의 희망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하나뿐인 내편>은 최근 강수일이 김도란의 동서 장다야(윤진이 분)의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으로 알려지며 여러가지 소용돌이를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이 살인범으로 알려져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고초를 치루는 내용은 여러 드라마에도 등장한 바가 있기에 이것만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하나뿐인 내편>은 장다야가 강수일에게 벌이는 복수가 너무 과도 하다는 지적이다.
복수를 이유로 강수일을 괴롭히는 장다야의 행동은 사실상 범죄에 가깝다. 유전자 검사, 블랙박스 절도, 범죄인 신상 취득, 영업방해 늘 이런 일들을 밥먹듯이 하는 장다야 이기 때문에 강수일이 운영하는 빵집(제과점)을 찾아와 난리 치는 장다야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대다수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하나 뿐인 내편>은 강수일의 복역 및 범죄 사실이 알려져, 그와 오랜 시절 헤어져 살아야했던 김도란과 김도란을 입양한 김동철(이두일 분)과 소양자(임예진 분) 사이에서 낳은 김미란(나혜미)까지 고초를 당하는 무한 반복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나 김미란은 강수일 때문에 장다야 오빠 장고래(박성훈 분)과 결혼한 김미란의 결혼 생활까지 위기가 찾아오자 소양자가 김도란을 더욱 괴롭히는 장면까지 이어져 눈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진정한 김도란의 편인 치매걸린 시할머니 박금병(정재순 분)의 도움으로 언제 그랬 나는듯이 모든 위기가 눈녹듯이 사라지는 반복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늘 답답한 막장 전개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하나뿐인 내편>은 시청률 4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현재 <하나뿐인 내편> 측은 높은 시청률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포상 휴가까지 계획 중이라고 한다. 최악의 주말 드라마로 지탄을 받으면서도 높은 시청률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공영방송 KBS의 현실. 출생의 비밀, 살인 교사 등 수많은 막장 요소가 있음에도 불구, 품격있는 사회 비판 드라마로 찬사 받았던 JTBC <스카이 캐슬>의 성공비결을 공영방송 KBS만 모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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