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완벽한 해피엔딩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JTBC <SKY 캐슬>(이하 <스카이 캐슬>)에서 내내독기를 내뿜었던 한서진(곽미향, 염정아 분)과 김주영(김서형 분) 선생은 순한 양이 되어 있었고, '차파국' 차민혁 교수(김병철 분)은 아내 노승혜(윤세아 분)과 극적인 화해를 이루고, 자신의 상징과 같은 피라미드를 버렸다. 자신의 친딸 혜나(김보라 분)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낀 강준상(정준호 분)은 병원을 그만두었고, 우여곡절 끝에 혜나 살해 누명을 벗은 황우주(찬희 분) 역시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서울대 의대를 포기한 예서(김혜윤 분)은 서울대 의대를 가기 위한 억지 주입식 공부가 아닌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고 있었다.
모두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인공처럼 자신의 그릇된 욕망과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스카이 캐슬 주인공들은 그렇지 못한 듯 하다.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입시 교육의 폐해를 지적한 <스카이 캐슬> 드라마 이후 오히려 강남 일부 학부모들 중에 김주영과 같은 입시 코디네이터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심상치 않은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일부고, 과장된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들 중에서 욕망에서 자유로운 이 있을까. <스카이 캐슬>이 비지상파의 한계를 극복하고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애써 숨기고자 하는 욕망을 제대로 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입시 위주 교육은 잘못되었지만, 그래도 내 자식은 좋은 학교에 갔으면 하는 바람. 혹자는 <스카이 캐슬>의 행복한 결말을 보고 이렇게도 말할 수 있겠다. 그래도 <스카이 캐슬> 속 주인공들은 돈이 많으니 자녀 교육문제에 관해서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고.
한국의 과도한 입시 경쟁 체제는 부모의 불안을 먹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상위 0.1%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카이 캐슬>은 '서울대 의대'를 상징으로 내 걸었지만, 모든 부모가 자기 자식이 서울대 의대를 가기 바라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학벌지상주의가 공고한 대한민국에서는 소위 SKY, 하다못해 서울에 이름있는 대학에 들어가야 그나마 대우 받고 살 수 있다는 환상이 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드라마 속 주인공들처럼 자신이 욕망하는 많은 것들을 내려놓으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지극히 공감하는 바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명문대에 연연하지 않고, 학생들간에 지나친 경쟁을 부추기지 않으며 대학을 가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면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듯 하다. <스카이 캐슬>이 엄청난 인기를 얻고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SKY 이라고 불리는 명문대를 선호하고,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 계층 간 교육 격차를 늘리는 심각한 문제점이 있으니 그나마 공정한 수능, 정시 확대 만이 답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런데 과연 정시 확대 만이 지나친 입시 경쟁 체제에 갇혀버린 한국 교육을 구원할 수 있을까.
드라마 <스카이 캐슬> 주인공들은 자신들을 옭아매었던 욕망을 내려놓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런데 그 드라마를 열심히 시청한 현실의 우리들은? 여러가지 의문만 남게 하는 <스카이 캐슬>의 해피엔딩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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