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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박휘순을 통해 본 뜨형의 성공조건은 솔직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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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만에 일밤이 제대로 웃겼다는 호평까지 들었던 일밤 '뜨거운 형제들'이건만, 솔직히 어딘가 편찮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박휘순이 빵빵 터져서, 시청자들의 웃음보 터트리는데 일등공신을 수행했다고해도, 결론은 여자들의 선택을 못받고 한강을 건너야하는, 그야말로 껍데기만 중시하는 지금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불편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죠.

아마 뜨형 제작진들도 제대로 웃겼다는 게시판 반응 속에서도 중간에 껴있는, 역시 외모지상주의를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을 이미 알고있었는지, 과연 아바타 소개팅이 순전히 외모에 의해서만 이루어졌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지난회의 아바타와 그를 조종하는 주인을 바뀌는 모험(?)을 시도했죠.

일단 너무나도 반전이 많았던 소개팅이였습니다. 저번회와는 다르게 화기애애하게 소개팅을 이끌어나간 노유민은 소개팅녀들의 애프터를 받지 못했던 반면에, 적어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은 제대로 날린 박명수-박휘순의 조합과는 달리, 처음에는 아예 자폭하는 듯한(그런데 알고보니 연애경험이 별로없다는 사실에 의한 착오라는 동정심 유발에 성공) 별로 호감가는 인상을 주지 못했던 박휘순이 유일하게 애프터 신청을 받아 말그대로 패자의 역습을 제대로 이루어냈죠.



어짜피 '뜨거운 형제들' 프로그램 자체가 그저 웃음만 강요하는 예능인지라, 소개팅녀들이 누구를 선택했고, 또 박휘순이 어떻게 유일하게 선택을 받았는지는 중요한 건 아닙니다. 지난회 박명수-박휘순이 소개팅을 실패하고도, 일단 뜨형을 본 시청자들은 박명수, 박휘순 이야기만 하니까요. 그러나, 이번 뜨거운 형제 아바타 소개팅 패자의 역습이 짜여진 각본에 의해서 움직이는지, 아님 박휘순처럼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주눅을 든 남자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일부로 박휘순만 선택하게 했는지 그것까지는 몰라도, 마지막 순간빼곤 그닥 여성들에게 좋지못한 인상만을 남긴 박휘순이 선택을 받았다는건, 여러모로 의미가 크죠.

박휘순이 애프터 신청을 받을 수 있었던건, 적어도 마지막에는 자신의 진정성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 대사도 탁재훈의 머릿속에 나온거지만, 아마 박휘순이 탁재훈의 조종을 받지않더라도, 그 대화 한마디가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여실히 드러낸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하지만, 다른 것은 몰라도 여성의 마음을 읽는데는 능수능란한 탁재훈은 처음에는 박휘순을 계속 망가트리더라도, 진짜 박휘순의 진심인 것처럼 그동안의 쇼는 아직 소개팅의 경험이 없어서 실례를 한거고, 저 사람은 방송 출연이 아니라, 진심으로 소개팅에 임하는 것같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함과 동시에, 저 남자의 숨겨진 매력을 찾아주고싶다는 동정심까지 유발한거죠.

결국 처음에는 그를 좋게보지않았던 소개팅녀가 박휘순에게 마음을 연 건 박휘순의 솔직함때문입니다. 이건 박휘순을 선택한 소개팅녀말고도, 앞으로 뜨형에 많은 기대를 거는 시청자들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뜨거운 형제들이 웃음만을 위한 프로그램이라도 해도, 일단 뜨거운 형제들은 8명의 남자들이 서로 부닥치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유발하는 리얼버라이어티입니다. 리얼버라이어티의 가장 큰 장점이자 비장의 무기가 되어야할 것은 뭐니뭐니해도 리얼입니다. 물론 지금 일밤이나 뜨거운 형제들에게 중요한 건 시청자들의 배꼽을 빠지게하는 큰 웃음 유발이겠지만, 이제 리얼이 대세인 시대에 웃음만으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가 어려울 겁니다.물론 지금같이 웃음과 동시에 공감을 얻는 웰메이드 리얼버라이어티가 즐비한 시점에, 저 사람은 지금 자신의 매력을 제대로 발산 못하는데, 그 매력을 찾아주고 싶다는 자비심하나로 뜨형을 보지는 않을겁니다. 물론 지금 뜨거운 형제들은 일밤에 등돌린 너무나도 많은 시청자들을 위해서 기존의 일밤이나 리얼버라이어티와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줘야합니다. 그러나 초반에는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박휘순이 막판에 큰 웃음과 진실함으로 유일하게 애프터 신청을 받았다는 것이 앞으로 뜨거운 형제라는 리얼 버라이어티가 나아갈 길이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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