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전망대

장래희망 고물상은 부모님께 야단맞는다?

반응형

지난주 토요일날 우연찮게 '수상한 삼형제' 보다가 잠시 지나가는 장면이였지만, 필자의 눈을 끄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엄청난의 아들 종남이가 새아버지 김건강과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에 놀러간 후 엄마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직업을 말하는 부분이였는데, 형사, 제빵조리사(요즘에야 요리사의 신분이 많이 올라갔지만, 이 직업도 10여년전만해도 부모님의 극반대를 받는 직업군이기도했다) 잘 나가다가 끝에 고물상을 하겠다고하자 엄청난에게 한 대 맞았습니다. 그 때 종남이 반응은 "왜 고물상도 밥먹는데 지장없어" 였다. 당연히 엄청난의 반응은 "야 할게 있고 안 할게 있지" 였다만, 오히려 건강은 "왜 고물상도 밥먹는데는 지장없다" 였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건강이 어쩌다가 고물상을 하게 되어서(그 날 보니까 건강이 새벽 일찍 폐품수집하고 있더군요) 이런 대화가 나오는지는 몰라도, 결국 우리 사회가 고물상 등 소위 노동을 요하고 폼 안나는 직업을 낮게 보는 건 사실아닌가요?

만약 종남이 끝에 고물상을 안하고 판사, 의사 등 사회에서 최고로 쳐주는 직업을 하겠다고 하면 아마 청난은 종남을 안아주면서 "그래 우리 아들 장하다. 꼭 열심히 해서 그 꿈을 이루기 바라" 이랬을 겁니다. 반면 청난의 기대에 못미치는 직업을 한다거나, 현재 사회에서 천시하는(?) 일을 한다면 결사반대를 외치고 어떻게해서든지 못하게 막았을거죠. 그건 청난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부모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청난이 종남이 앞으로 고물상을 하겠다고하는 걸 반대하는 이유는, 고물상 직업 자체를 미천하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돈을 잘 벌기가 어렵고, 판사, 의사, 교사, 공무원 이런 직업군 보다 몇 배의 노동을 해야할만큼 굉장히 힘든 직업이기때문이죠. 세상에 어떤 부모도 자기 자식이 고생하길 원하는 부모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이왕 부모들은 자기는 현장에서 땀 뻘뻘 흘리며 일해도 자식만큼은 사무실에서 펜대굴리면서 편하게 살기를 바래서 없는 돈 쪼개서 학원보내고 대학보냅니다. 이런 부모의 마음을 단지 자기 자식만 잘되길 바라는 이기적인 속성이라고 비난할 수는 없어요.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사람들은 대부분이 다 똑같은 길을 가고 있고, 또 비슷한 직업을 희망하고 있어요. 역시 아주 잠깐 지나가는 부분이였는데, 도우미의 가게에 일하는 종업원 역시 도우미 엄마 말대로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다 붙들고 있는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더군요. 아마 이 알바생역시 어릴 때부터 공무원을 꿈꾸지는 않았을 겁니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지금 공무원 시험 공부하는 수험생 대다수가 마찬가지입니다. 학교다닐 때만해도 나름 각자의 꿈이 있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수많은 평범한 젊은이들이 준비하는 공무원 시험까지 오게된거죠.

지금 수많은 젊은이들이 공무원, 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군을 선호하는 건, 대한민국의 획일화된 교육도 한몫했지만, 일단 대한민국에 고학력의 젊은이들을 만족시킬 안정적이면서도 나름 괜찮은 소득을 안겨줄 수 있는 직업군이 적다는게 가장 큰 이유겠죠. 그런데 찾다보면 의외로 공무원, 교사보다도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더많은 소득을 안겨주는 직업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직업보다 공무원의 사회적 지위가 더 높고, 더 높게 쳐준다는 것도 어쩌면 대학교나온 젊은이들이 공무원에 매달리는 것도 있어요. 일단 어른들이나 주위 친구들이나 공무원,교사라고 하면 "오" 이러잖아요.

일부 보수 언론의 말씀대로 지금 중소기업은 인력이 없어 난리인데, 정작 청년 구직자들은 노량진에서 안정적인 직업을 얻기 위해 공무원에만 매달리는 현실을 탓하고 싶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저나 그 친구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건 오로지 어설픈 공부와 공부로 명문대 가서 그 다음에 이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무직이나 아주 잘 되면 판검사, 의사, 금융인 정도를 꿈꿨던 것 밖에 없었네요. 물론 제 고등학교 친구처럼 요리사를 꿈꾸다가 갑자기 세무 공무원이 된 경우도 있겠다만, 결국 모두가 다 똑같은 직업을 희망하고, 또 그럴게 될 수 밖에 없는 교육현실과, 또 직업에 따라 사회적 평가가 달라지는 이 현실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학생 개개인들의 진로를 찾아주고, 여러가지 체험이 가능하다는 진보교육감들의 혁신학교와 수상한 삼형제에서 종남이가 놀러간 직업체험 테마파크가 조금더 많이 그리고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종남이 아버지 김건강 말대로 고물상도 잘만 운영하면 아주 잘해봐야 동사무소 동장에서 끝나는 9급공무원보다 훨 나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회적 지위는 9급 공무원이 돈 잘버는 고물상보다 높다는게 문제겠죠.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