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무한도전. 변해야 산다.

반응형




10여년 전 지금은 대한민국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 모 그룹의 회장님이 임직원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대요. "마누라빼고 다 바꿔라" 그 한 마디때문에 모두다 변해서 그런 걸까요? 현재 그 그룹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글로벌 기업으로 위치를 굳히는 중입니다. 그 기업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기존 틀을 깨고 새롭게 살아라라는 이 말씀은 늘 항상 염두에 두고 살고있어요.


그렇다고 제 자신이 늘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건 아닙니다. 늘 항상 변해야산다는 신념 하에 크리에이티브한 젊은이가 될려고 노력은 하지만, 결국 제 자신도 그저 요즘 보수화가 되었다는 안정적인 삶만 추구한다는 젊은이의 일부일뿐이였죠. 그러나 전 항상 저에게 주어진 고정관념의 틀을 깨보려고 나름 여러가지 시도는 해보았습니다. 지금 당장은 차라리 안하는 만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 젊으니 계속 무언가 해보면 저한테 맞는 일을 찾겠죠.



전 무한도전의 도전정신을 높게 삽니다. 가끔 시청자 게시판에 쏟아지는 원성에도 불구하고, 자기 고집을 꺾지않는 태호피디가 의문스러울 때도 있지만, 한 프로그램의 연출자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하고, 또 결국은 무한도전 애청자들을 100%까지는 아니라도 늘 항상 수긍하게만들더군요. 뭐니해도 무한도전이 저한테만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지금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늘 항상 꾸준히 뭔가를 벌인다는 것이죠.

처음에 패션모델들처럼 화보형식으로 2011년 달력을 만든다고했을 때, 솔직히 무언가 맞지않는 옷을 입는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또한 제가 서바이벌 형식을 좋아하지않는 터라 꼴지를 2번하면 달력에서 영구탈락한다는 형식도 거부감이 들더군요. 이번 달력특집은 보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땅히 그 시간에 볼 것도 없고(?) 도대체 어제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궁금해서 계속 채널을 고정시켰죠.

그런데 보면 볼 수록 자꾸만 감탄이 나오더군요. 어제 특별히 별 내용은 없었습니다. 평소처럼 큰 웃음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1등이 되기 위해서 혹은 꼴지를 면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이글거리는 그들 모습을 보니, 웃음은 커녕 사뭇 진지하기까지합니다. 특히나 터프가이가 전혀 연상되지 않았던 박명수의 변신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저번주 늘 항상 똑같다는 충격적인 소리를 들은 mc유재석은 묘한 분위기의 중성적인 팜프마탈과 구릿빛 피부의 섹시한 남성을 잘 소화내 어느정도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습니다.

저번주 유재석은 식상하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제 자신도 놀랐습니다. 선한 유재석의 이미지가 좋았고, 그가 나오는 광고 모두 제품 자체가 호감이 된다는 느낌이 든 터라 한번도 그가 이제 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른 연예인들에게는 변화를 강요하면서도 유재석은 여전히 지금과 같은 mc유를 바란다는 아이러니였죠.  배려하는 자세가 돋보이는 유재석이 갑자기 호통을 치고, 박명수가 해왔던 악역을 도맡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유재석은 무한도전이 아닌 다른 프로그램의 mc를 봐도, 화보를 찍어도 광고를 찍어도 늘 똑같은 얼굴이라는 것이죠. 지금이야 유재석의 그런 이미지때문에 환호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몇 년이 지나면 식상함만 돌아올 뿐이고, 결국 유재석도 다른 국민mc선배들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가능성이 높겠죠. 그렇기 때문에 유재석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에게도 화보의 형식으로 지금의 그들 모습이 아닌 이면에 숨겨진 다른 모습을 요구하였죠. 무도 멤버들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연예인들이 화보를 통해 기존의 그들이 대중들에게 보여졌던 면과 위배되는 파격적인 모습을 선사한터라, 화보만큼 변신에 도움을 주는 도구도 없거든요.

장윤주처럼 타고난 재능으로 팔색조의 변화가 가능하면 좋을련만, 아마 장윤주도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자신의 포즈와 사진에 대해서 부단히 고민하고, 연구했을 겁니다. 장윤주처럼 카메라만 보이면 포즈가 달라지는 탑모델이 아닌 이상 아무리 연예인이라도 화보하고는 거리가 먼 예능인이나 그 마저도 기회가 없는 일반인은 카메라 앞에 서면 유독 어색해질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무도인이나 우리들이나 직업이 모델도 아니고, 본업이 따로 있고, 또 앞으로 도전할 분야가 많은 만큼 화보 촬영은 결국 이들의 도전의 일부일뿐이고, 앞으로 그들의 변화 방향을 모색하는 새로운 시도일뿐이죠.

코믹한 모습으로 망가지면서 사진을 찍는게 더 잘어울려보이는 7남자가 갑자기 조인성, 강동원처럼 멋진 화보를 찍는 모습을 보니 약간의 괴리감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네요. 그러나 그들이라고 늘 웃긴 것만 할 수는 없고 반드시 화보가 선택된 사람만 찍는 건 아니잖아요. 장윤주나 송경아같은 탑모델도 모델로서 축복받은 신체를 갖고있지만, 그들 스스로도 콤플렉스가 있었겠죠. 그러나 그들은 그 콤플렉스마저 장점으로 승화시켜 지금 대한민국 최고 모델이 된거구요. 결국 모델과는 영 거리가 멀어보였던 이들이 자신들의 의지이건, 제작진들의 요구이든간에 멋진 화보를 찍는다는건, 이리저리 안되는 이유를 갖다붙이면서 결국은 늘 그 자리에 안주하는 저나 요즘 젊은이들이 배울 점이 아닐까 싶네요.

그나저나 무한도전은 이번 달력촬영을 계기로 또한번 대대적인 변화를 시도할 것 같습니다. 그 첫번째가 5년째 변치않았던 자리 배치인데요. 과연 어떤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새로움을 줄지 기대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