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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전망대

롤러코스터 김국진에 버금가는 파란만장 황선홍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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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그 당시 월드컵이 뭔지도 잘 모르는 시절에 같은 반 학우들끼리 모여서 스페인전을 본 기억이 있어요. 그 당시에는 월드컵이 얼마나 대단한 경기인지 모르던 시절이니, 그저 대한민국이 골을 많이 넣어서 이기길 바랄 뿐이였죠. 그 때 스페인과의 경기가 무승부로 기록되었는데, 왜 무승부인데도 왜이리 좋아하는지, 어린이의 눈에도 늘 1등만 대우하는 세상으로 비춰진터라 도통 이해가 안갔죠. 그 경기 이후 전 드디어 스페인이라는 나라를 알게되었고, 아직까지 그 때 기적의 동점골을 만든 서정원 선수를 여전히 기억합니다.


황선홍 선수는 홍명보 선수와 함께 제 어린 시절 가장 유명한 축구 선수였어요. 제 기억에도 실력은 있었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운이 안 따려줬던 비운의 스트라이커로 기억되었죠. 그가 스페인전에 있었던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역적이 되었는지까지는 기억이 안나는데 아무튼 황선홍에 대한 여론은 그닥 좋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02년 그는 그동안의 불운을 훌훌 털어버리는 멋진 골로 월드컵 첫 승의 주역이 되었고, 부상에도 불구하고 머리에 붕대를 칭칭감은 노장의 투혼은 4강 신화라는 아직도 짜릿한 순간의 역사의 명장면을 낳는데 큰 기여를 했죠.
그리고 그는 월드컵때면 심심찮게 나오는 올드 축구 스타로 여전히 그 감동을 잊지못하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합니다. 특히나 tv만 틀면 나온다는 황선홍 밴드 광고는 손발을 오글오글거리게 하는 동시에, 그저 동경의 대상이였던 4강 신화 영웅들이 한층 더 대중들과 가까워지는 신선한 시도가 아니였나 싶네요.



아직 어릴 때라 그 당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랐던 시점이라 황선홍 선수 역시 2002년 월드컵 이전 엄청난 시련과 고된 시간을 보냈는지는 이번 무릎팍 도사를 보고 알았습니다. 늘 창창대로일것같았던 명실상부 대한민국 간판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역시 볼세비아전 이후 극심한 비난에 시달렸고(그 때는 인터넷이 없어서 망정이지) 명예회복을 벼르고있던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예선전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부상으로 결국 프랑스에서는 벤치만 지키고 있어야했어요. 정말 유세윤 말대로 김국진의 롤러코스터에 버금가는 기복이 심한 파란만장한 축구 인생을 가지고 계셨더군요.



21살 그당시에는 너무나도 어린 나이에 파격적으로 대표팀에 발탁되어, 예상치못했던 맹활약을 선보이며 순식간에 스타가 된 황선홍이나 개그 콘테스트에 입상하여 데뷔와 동시에 고정프로 몇 개를 꿰찬 김국진이나 모두 순탄한 데뷔와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신인시절을 보냈네요. 하지만 항상 잘나갔을 거라는 자만감때문인지, 아님 그들의 어깨에 놓여진 주위의 부담감 때문인지 결국 그들은 가파르게 내리막길로 치솟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고통과 괴로움의 시간을 잘 이겨내고 다시 재기에 성공해서, 본인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희망과 용기와 기쁨을 주었습니다.

아마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이 황선홍, 김국진의 최전성기의 찬란한 영광을 가지기는 어려울 거에요. 그러나 늘 항상 잘나갔을 것 같은 그들 역시 견디기 어려운 긴 시련의 기간이 왔듯이 우리들에게도 역시 그 험난한 순간이 오기 마련이지요. 인생의 고통은 다 비슷하다고하나, 늘 항상 대중들의 이목과 사랑을 받아온 그들이 받게되는 냉담과 조롱 그리고 악평은 더더욱 견디기 어려울 거에요. 하지만 그걸 잘 이겨내어 지금 이 자리에 다시 올라왔기에 다시 한번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거고, 게다가 경외의 대상까지 올라가는거지요.



이번 무릎팍 도사에서 황선홍 자신은 무릎팍 도사 강호동 앞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이는데, 정작 본인은 후배들이 너무 긴장한 나머지 자기처럼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못할까봐 걱정이시랍니다. 이미 그들보다 먼저 자신의 뼈아픈 실수에 대한 질타와 비난여론을 한몸에 받았던 사람이라 지금 몇몇 선수들이 받고 있는 고통의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거고, 또한 이제 대한민국 축구의 살아있는 증인으로서 가지는 무거운 책임감도 가지고 계실 것입니다.  

이번 무릎팍 도사 황선홍 편은 월드컵 특수 하에 정체불명의 월드컵 특집 방송이 난무한 현재 방송계에 진정으로 다시 한번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축구선수들과 이전 대표팀 선수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뜻깊은 방송이였습니다. 지금은 비록 본인은 물론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플레이를 했다고해도 오늘 우루과이와의 16강 전에는 그리고 다음 경기에는 나아가 2014, 2018년에는 황선홍같이 그동안의 불운와 악평을 날려버리는 멋진 골과 어시스트를 선사할 것으로 믿습니다. 보니까 황선홍 평생 통한의 실수를 한 6월 23일이 우리나라가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기록한 기념일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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