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능전망대

정부는 못하는 균형발전. 무한도전은 해냈다.

반응형



무한도전이 새로 자리배치를 한다고 했을 때, 지난 도전 달력모델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일환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기획 의도는 차이가 있으나 작년 여름에 방영했던 여드름 브레이크와 유사한 시각으로 접근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한도전이든 1박2일이든 메인 mc인 유재석과 강호동 옆에 서있는게 가장 큰 프리미엄입니다. 아파트로 말하면 초역세권에 8학군을 가진 최상의 주거지가 되겠군요. 반면 맨 끝은 학군도 미미하고 편의 시설도 잘 갖추어지지 않은 변두리나 지방 중소 도시, 군이 되겠네요. 이 쪽 동네는 간혹 선거 때만 꼭 개발을 해주겠다고 주민들의 마음을 들뜨게하는데 선거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소외된 지역입니다.



하지만 늘 언제나 특정 지역 주민들만 생각해주는 누구와는 달리 자애로운(?) 김태호 pd는 그동안 재개발 제한구역에 가려져서 소외받았던 주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판교 신도시 분양 빰치는 자리 재분양을 시행했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너무나도 높은 산에 가려져 일조권조차 제대로 받지못했던 정형돈이 재개발 주민을 위한 특별 분양권을 받았으나, 다시 한번 태클에 걸리고 맙니다. 역시나 없는 사람들은 재건축을 하든 재개발이 되든 도로묵입니다. 그저 자신들의 생존권을 위해 투쟁하다가 죽거나 재판에서도 지지나 않으면 다행입니다.

그동안 유재석 프리미엄을 줄기차게 받고있었던 박명수는 유독 혼자 자리 재배치를 반대합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희망 자리 배치표에 유재석과 자신만을 맨 앞에 내세우는 이기심(?)을 발휘합니다. 결국 박명수의 이런 마음이 강남특별시라는 씁쓸한 새 지명을 만들어냈죠.



노홍철, 정형돈, 하하, 길 등은 유재석 옆에 박명수가 붙어있는 시스템은 반대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정준하 옆에 서는 것도 반대합니다. 그래도 유재석은 중앙에 있어야합니다. 그저 나이드신 연장자들은 자기네들끼리 놀라고하시고 자기네들끼리 유재석 옆으로 신도시를 건설할려고합니다. 신도시에서 허락되는 인구는 딱 3명이기에 나머지 소외된 한명은 죽을 맛입니다. 생각해보니 이들이 촬영한 장소가 서울의 과밀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만든 일산신도시이군요. 신도시 분양할 때도 경쟁률이 엄청 치열했습니다. 저희 집은 분당, 일산 다 떨어지고 평촌 신도시에 아파트 분양 받았는데 한번도 살아보지 못하고 경남 창원에 내려갔습니다. 어린 시절 서울에서 잘 살다가 갑자기 지방으로 내려간 소감은 어떤지 아는 사람은 압니다. 그 후 10년간 제 꿈은 서울로 다시 올라가는 것이였습니다. 아무리 새로운 도시를 건설한다고 해봤자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중심 발전입니다.
 


늘 항상 중앙에 있었고, 멤버들 모두 다 당연히 그는 센터에 있어야한다고 관습법처럼 믿고있는 유재석은 속마음은 알 수 없으나 나름 자리를 이동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여전히 재개발 제한 구역에 묶인 변두리나 수도권에 비해서 상당히 낙후된 지방, 그리고 난개발 지역은 그에게도 역시 기피대상입니다. 말로는 이 자리에 한번 와봐. 형도 이제 메인에 설 때 됬지 이렇게 말하지만 여전히 그도 6년 째 그래왔듯이 늘 항상 중앙에 서고 싶겠죠.

그래도 유재석에게는 자신이 자리를 바뀌어서는 안된다는 합리적인 변명거리가 있어요. 이게 가장 안정된 포맷이고 이것이 바로 진정한 균형 발전이라구요. 그리고 일부에서는 될 만한 지역을 밀어주어 그 지역에서 큰 소득을 창출하고 나머지 지역에 배분을 하면 된다는 시각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60~70년부터 그렇게 참고 살아왔어요. 그런데 늘 항상 혜택을 보는 사람만 더욱 배를 불리고, 소외된 사람은 그나마 자신들의 삶의 터전마저 잃어가고있네요.

하지만 박명수, 길까지 그동안 철통같이 지켜져왔던 유재석 메인 룰을 잘 지켜왔는데, 하필이면 남는 자리가 가장 명당자리인 중앙과 정준하에 의해서 시야가 가려지는 습지인 오른쪽 맨 끝 자리밖에 남아있지 않았어요. 어디서 여기가 앞으로 재개발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리 돼지 축사를 세워서 살고있다가, 갑자기 재개발이 취소되어 정형돈만 피본거죠.



결국 중앙이나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맨 끝자리를 두고 하하와 유재석의 손이 땀을 쥐게하는 게임이 벌어졌네요. 솔직히 게임으로 보면 유재석이 승인데, 그동안 유재석의 프리미엄에 예능 최고 1.5인자로 굳힌 박명수가 하하 승으로 판정냈어요. 박명수는 아마 하하가 부담스러워서 중앙에는 안 올거라고 잘못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하는 정중앙을 택합니다. 결국 유재석이 자기 스스로도 원하지 않았던 맨 끝자리로 갑니다.
그 결과 재개발이 불투명하여 하루하루 신음하던 정준하, 정형돈은 좋아 죽습니다. 아무리 그곳에 박명수나 노홍철 등이 온다고해도 결국 유재석이 계속 중앙에 있는 한 여전히 유재석 근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거고 다른 지역은 여전히 소외받습니다. 그러나 박명수의 희생(?)으로 결국 처음부터 당연히 중앙에 포진해있었던 유재석은 맨 끝으로 쫓겨났고 처음에는 유재석이든 다른 멤버들도 많이 어색해합니다.

자리 새 배치 기념으로 시험방송을 실시했는데 처음에는 모두 자리 배치 이전 원래 자리(?)에 서게됩니다. 맨 끝으로 가게된 유재석이 진행을 계속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 그들의 구도는 기존의 일자 배열에서 ㄱ자 배열이 되고 맙니다. 리드하는 사람이 맨 끝에 있어서 역시 반대편 맨 끝에 있는 길이 유재석 목소리를 제대로 못듣는다는 단점이 있으나 그건 확성기 하나면 충분합니다. 재개발을 기대했다가 정준하때문에 좌절된 정형돈은 유재석 옆에 서게되어 이제 카메라 샷을 많이 받을 수 있고 늘 항상 유재석 옆에만 설려고했던 박명수 역시 이 구도에서도 여전히 1.5인자를 유지하여 만족하고 있습니다. 유재석과 정반대에 있는 노홍철과 길은 스피커만 있으면 ok라고 합니다. 중앙에 서게된 하하는 부담감과 예능감만 높이면 그 자리가 좋다고 합니다. 결국 무한도전은 모든 프리미엄의 원천지인 유재석을 아무도 가지않으려는 어둠의 지역으로 보내면서 멤버들 모두 만족하는 성공적인 자리 배치를 하였습니다.



분명 김태호 pd가 의도적으로 기획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행정 수도로 예정된 세종시는 몇 년 째 행정 부처가 내려가니 못내려가니 국회에서 싸움 중이고 수도 서울마저 강남, 강남 이외지역으로 제대로 나뉘어진 판국에 한 번 쯤 생각해볼 방송인 것 같습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