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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초등학생에게 경쟁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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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지붕뚫고 하이킥'은 요즘 지붕킥에서 다루는 내용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웃으면서 지나갈 수 없는 다소 심각한(?)주제를 소재를 방영했습니다.

부잣집 딸 해리는 자기네 집에서 식모살이하는 세경의 동생 신애에게 공부면 공부, 품행이면 품행, 글쓰기면 글쓰기, 그림이면 그림 모두 뒤쳐집니다. 고등학교 체육선생님인 엄마 현경은 매번 신애에게 지는 딸 해리때문에 속상하지만 그래도 운동만은 해리가 신애를 이길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리기마저 11초대를 끊는 해리와는 달리 9초를 기록하는 신애(혹시 신사인 애트?) 때문에 참다못한 현경은 해리에게 달리기 특훈을 시킵니다. 결국 해리는 달리기 특훈 덕분인지,  자신의 케이크를 뺏어먹는 신애에 대한 응징인지 어찌되었던 신애를 따라잡고 맙니다.




그런데, 아무리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라고해도 100m를 11초를 기록한다는 것은 운동에 소질이 있는 어린이입니다. 저는 예나 지금이나 항상 20초대를 기록했기 때문에 ㅡㅡㅡㅡㅡㅡㅡㅡ; 단지 신애가 인간이 아닌거죠(지금 1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가 9초58) 
사회풍자를 통해 웃음을 주는 시트콤인지라 해리와 신애모두 다소 과장된 캐릭터로 묘사했지만, 이현경 캐릭터는 우리 주변에서 너무나도 흔한 이 시대 엄마들의 모습입니다.  

우리네 엄마들은 예나 지금이나 자기들 자식들앞에서 그들과 자신의 친구 아들 혹은 자신의 이웃에 있는 아이 심지어 자신의 아이보다 몇 살 더 많은 아이들까지 비교하는 걸 좋아하십니다. 오죽하면 인터넷에 모든 것이 나보다 우월한 엄마친구아들(엄친아)라는 신조어가 떠돌아다닐 때 대다수 네티즌들이 다 자신의 이야기같다면서 공감을 표시했습니다.

자기 자식은 언제나 최고여야하고, 또 남의 자식한테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대한민국 대다수 엄마들인지라 어릴 때부터 아이들을 가만히 놔두지않습니다. 언제부턴가 요즘 초등학생들에게 하교 후 학원 몇 개 다니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었고, 이미 초등학교 때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이나 과학을 마스터하는 어린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현 정부는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위한다는 명분 하에 초등학교에 일제고사를 비롯한 중간,기말고사를 다시 부활시키면서 가뜩이나 심각한 교육열에 불을 지피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 공부잘한다고 선생님의 칭찬을 듣는 어린이였지만 지금은 인서울 듣보잡학교에 들어가서 9급 공무원도 못되는 인생을 살고 있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다 부질없는 정책이라고 생각이 드는 건 먼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중,고등학교 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놀기에 바빴던 제 불찰이 크고, 초등학교 때 공부잘했던 애들이 앞으로 커서 좋은 대학에 많이 들어갔고, 대한민국에서 힘 좀 쓸 수 있는 전문직을 가질 확률이 높긴 합니다. 그러나 예외 케이스이긴하지만 초등학교 때 저보다 뒤떨어졌고 오히려 선생님에게 천시받는 어린이였는데 훗날 서울대를 가서 행정고시본다고하는 제 초,중딩 동창과 역시 초등학교 때 뛰어나지도 않고 그저그런 평범한 어린이였지만 지금은 저보다 훨씬 대학에 잘 들어가고 저보다 더 똑똑하고 영어도 잘하는 제 동생을 볼 때 과연 초등학교 때부터 시험을 보게하는 게 옳은 정책인지, 아님 다 부질없는 정책인지 의문이 갑니다.



하긴 이미 초등학교 다닐 때 아이의 수준을 잘 파악해서 앞으로 진로 방향을 확실히 제시하기 위해서 평가를 한다는 것은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제가 봤을 때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는 말그대로 초등,기초수준이고 중등과정에서 무난히 학업을 따라갈 수 있는 밑바탕이 될 정도면 가르쳐면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때는 중,기말고사시험에서 올백맞는 것 보다도, 여러가지 경험을 쌓게하고 많은 책을 읽게하며, 훗날 아이가 잘 할 수 있고 또한 흥미를 가지고 있는 분야에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고 전 생각합니다.



분명 100m달리기를 11초에 완주하는 해리는 운동을 엄청 잘하는 어린이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우수한 신애를 두고 해리의 뛰어난 성과에 대해서 만족하지 못하고, 오히려 신애를 따라잡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현경을 보면서 왜 그 장면을 보고 분명 웃어야하는데 쓴웃음만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랄 수록 해리가 뒷머리가 터서 신애보다 더 공부를 잘 할 수도 있는거고, 해리가 신애보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야도 분명 있을 터인데, 대한민국 엄마들과 교육당국은 발전 가능성이 많은 해리에게 아직은 그 아이가 할 수 있는 능력 밖의 일을 요구하는 게 아닌지, 아직 어린이인 해리에게 왜 신애를 이겨야한다는 강박관념과 아이들간의 지나친 경쟁을 유도하는지, 결국 그렇게 해서 남는 건 신애에 대한 지독한 열등감과 무조건 이겨야하고, 지면 끝이라는 이분법적 경쟁심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출처: 주작님 블로그(http://zazak.tistory.com) 록키가 된 '하이킥'의 악동 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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