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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황금물고기. 태영이 완전한 악인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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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점점 진정한 복수극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mbc 일일드라마 '황금물고기'에서 가장 나쁜 캐릭터는 누구일까요?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고 사랑하던 여자를 배신함은 물론, 그동안 키워준 양부모와 여자마저 몰락시킨 이태영? 아니면 이 모든 복수극의 시초인 지민의 어머니이자 태영의 양어머니였던 조윤희(아이러니하게도 드라마상 조윤희 딸을 맡은 배우 이름이 조윤희네요ㅡㅡ;)


물론 아무리 남편의 옛사랑이라고해도 병이 들어 죽어가는 한 여자의 목숨을 앗아간 건 용서받지 못할 죄입니다. 이제 공소시효도 끝났기에 법적인 처벌은 면했다고하나, 결국 그 여자의 아들때문에 모든 재산을 잃고 남편은 정신을 잃어버리고 딸마저 폐인되기 일보 직전이 되어버렸습니다. 결국 그녀의 잘못된 행동이 파국을 맞게 한 셈이죠. 그뿐만이 아니라 그녀의 딸도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한 그 남자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비극의 시작이 자신의 어머니 조윤희에게 비롯된 사실이라면 지민의 마음은 어떨까요?

설령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고, 그동안 자신을 구박해왔다고해도 자신을 훌륭한 의사로 키워낸 양부모님들입니다. 게다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가족이기도하구요.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듣자마자, 아무렇지도 않게 지민을 배신하고 그녀의 모든 것을 짓밟아 버립니다. 아버지, 병원, 그리고 발레마저도요. 또한 호시탐탐 자신에 대한 복수를 노리는 지민에게 현재 그녀의 가족이 살고있는 집이 자신의 아내 장모 명의인것을 들먹이며, 또한 자기 부부에게 복수하면 자신의 장인이기도 한 문정호 이사장이 가만안놔둘 것이라고 협박까지합니다. 아마 문정호 이사장과 지민이 잘되어간다는 것을 알게되는 순간 오만 방해와 모함을 할 태세입니다.

조윤희가 태영의 친어머니를 계단으로 밀어 죽인 것, 태영의 복수 모두 용서받을 수도 없는 파렴치한 행동들입니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아예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록 병원장 사모님과 잘나가는 어여쁜 발레리나를 둔 어머니로서 겉보기에는 한없이 고상하고 걱정없는 사모님이였지만, 남편의 첫사랑에 대한 열등감과 그에 대한 트라우마는 그녀에게 평생 아픔이였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여자들이 남편의 첫사랑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는 것은 아니기에 또한 남편 한원장이 결혼 이후에도 태영의 어머니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한 것도 아니기에 윤희의 행동은 그저 오해와 독선에서 비롯된 행동일뿐입니다.

그러나 태영은 다릅니다. 태영이 자신의 남편에게서 나온 아이라고 착각한 조윤희때문에 그는 한원장네집에 양자로 들어온 순간부터 조윤희의 갖은 구박과 멸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원장의 따뜻한 보살핌과 지민덕분에 그 모든 외로움과 슬픔과 고통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그러나 그토록 자신을 괴롭혀오고 지민과의 만남을 강하게 반대해온 조윤희가 자신의 어머니를 죽였다는 사실을 안 순간부터 태영은 돌아버릴 수 밖에 없었죠. 게다가 한원장마저 부인이 태영의 어머니를 살해했다는 것을 알아도 자신의 아내를 감싸주고 애써 범행을 부인하는 것을 보고 태영의 마음은 돌아설 수 밖에 없었죠.

유일하게 자신의 지원자였던 한원장마저 조윤희편으로 돌아서버렸기에 이태영으로서는 달리 선택의 방도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민을 배신하고 문현진과 결혼을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굳이 한원장을 빨리 몰락시키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복수의 복수를 낳는 드라마 스토리 전개상 그렇게 극단적인 설정을 해야 지민의 복수를 유도할 수 있는 제작진의 고충은 십분 이해가 가나, 만약에 제대로 된 복수라면(?) 이태영이 문현진과 결혼하여 크게 성공하여 한원장의 병원을 압박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면 그저 지민의 복수는 실연에서 비롯된 사랑싸움에 불과해서 복수의 리액션이 적어보이겠죠.

일일드라마 상 남자의 복수보다는 여자의 한맺힘과 그에 따른 복수가 지지를 받고 있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황금물고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복수는 이태영의 칼부림이 아닐까 싶네요. 그 역시 다른 막장드라마 악인과는 다르게 나름 개연성있는 복수를 한 셈이라 그의 복수 강도에는 문제가 있었지만, 다른 악인들처럼 밉지는 않습니다. 왜 한지민과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그가 하루아침에 돌변한 것도 그 역시 복수의 희생양였기 때문이죠. 비록 그는 지금 악역으로 돌변했지만, 그동안 태영의 캐릭터 변화를 보면 그가 진정한 악인인지 피해자인지 애매모호합니다. 그래서 더욱 매력있는 캐릭터가 아닐까 싶네요. 너무 선하거나 지나치게 악인이면 식상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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