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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왕의 남자 이재오가 은평을에서 압승을 거둔 이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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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은평을의 재보궐선거 투표율은 높았다. 40.8%. 지방선거나 총선에 비하면 택도 없지만 재보궐선거 투표율 치곤 상당하다. 투표율이 높으면 젊은층이 어느정도 참여를 했다는 증거다. 물론 젊은층들은 다 놀러가고, 노년층들의 결집력이 높았다는 이야기도 된다. 그러나 은평을은 불과 6.2지방선거만해도 민주당의 손을 들어줬던 지역이다. 게다가 2008년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압승에도 불구하고 현 정권 일등공신 이재오는 창조한국당 문국현에게 패배를 하고 만 뼈아픈 기억이 있다. 그러나 은평을 주민들은 어느 해보다 높은 재보궐선거 투표율로 왕의 남자 손에 들어줬다. 왜? 이명박 대통령의 진실한 아군이였던 뉴라이트마저 현 정권을 비난하고 있는 와중에 정작 현 정부에게 등을 돌렸던 국민들이 다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기 시작해서? 그리고 강용석 성희롱 발언에 모잘라 민간인 사찰, 국회의원 사찰까지 벌인 고위 당국자들이 너무 일을 잘해서? 아니다. 그들은 단지 은평을 일꾼 이재오를 본 것 뿐이다. 다른 지역인 주민인 내가 봐도 그동안 이재오의 선거운동은 진실했다. 주민 하나하나의 손을 잡으며 응대했으며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였다. 가식적인 악어의 눈물이라고 할지 몰라도, 적어도 그는 이번 선거운동기간동안 참된 은평을 일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게 먹힌 거뿐이다.

국회의원이 단순히 지역구 발전에만 이바지하는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럴거면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에게 기대를 걸어야지, 국회의원은 우리 지역구민을 대신해서 나라의 일을 도맡으라고 내보내려는 거지, 우리 동네 재개발 원활하게 해달라고 cctv설치해달라고 뽑는 자리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다수의 국민들은 여전히 국회의원에게 너무나도 많은 기대를 건다. 힘있는 여당 국회의원들은 그걸 잘 이용하는 거뿐이다.
그러나 정작 많은 은평을 주민들도 뉴타운이나 재개발은 국가적 사업이 아닌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사업임을 뻔히 알아도 서울시장, 구청장, 지방 의원 모두 민주당을 선택했다. 그리고 은평을 소속 시민단체는 줄곧 야당에게 경쟁력있는 다른 후보로 교체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그들의 요청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은평을의 깨어있는 주민들의 마지막 간절한 바람이였던 단일화마저 그들이 거부했던 후보로 결정됬다. 내가 은평을 주민이라도 왕의남자의 귀환보다 더 참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개중에는 단순히 뉴타운, 재개발 빨리 해달라고 그냥 한나라당이 좋아서, 이명박이 좋아서 이재오를 당선시킨 주민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을 비난할 자격도 없다. 그렇다면 야당은 이재오를 대신할 수 있는 인물을 내보냈나? 차라리 무소속이나 창조한국당에서 무명의 후보를 내놓아도 이겼다는 비이냥이 나돌 정도이다. 민주당은 누구를 내보내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번 은평을 재보궐선거는 이미 이재오의 압승으로 예견된 게임이였다. 결국 그들은 만날 못잡아먹어서 안달이였던 상대편에게 강한 날개를 달아준 꼴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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