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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전망대

김혜수 사건으로 보는 진정한 언론인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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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김혜수가 새로 진행을 맡게된 'w'의 기자회견장에서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게하는 기사의 제목을 보고 '이건 뭐지'하고 궁금함에 클릭해보았습니다. 기사를 보니 시사프로그램 기자회견장에서 사적인 질문을 하는 기자도 상당히 한심해보였다만, 그래도 김혜수씨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을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연예인이 기자와 틀어져봤자 그닥 좋은 일은 없거든요.


만약에 그 기사 댓글까지 클릭하지 않았다만, 전 김혜수가 그 기사 그대로 말했다고 알고있었을겁니다. 그러나 댓글을 보니 김혜수의 답변 내용이 상당히 왜곡되어있었더군요. 순간 그 댓글을 보고 이 문제에 관해서 블로그에 글을 쓸까 잠시 생각해보았지만, 그냥 덮어두었습니다. 앞으로 뭘해먹고 살지 모르는데 괜히 이걸로 오프라인 기자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는 싫었거든요.

이번에 우연치않게 '오연호의 기자만들기'를 수강하게되면서 언론에 대해서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신문을 비롯한 언론매체를 자주 보기는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제 관심사는 제가 어릴 때부터 보아왔던 '조중동'기사였고 그 외의 기사는 웃으면서 넘어가는 수준이였죠.
그런데 짧은 시간동안이다만, 캠프에 참석한 예비기자 혹은 현직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우리나라에서 저명하다는 언론인들에게 언론인이란 무엇이고, 언론인의 자세에 대해서 강의도 듣고 토론을 한 터라 모든 신문 기사가 그냥 그대로 흘려버려지지는 않더군요.

저역시도 소셜미디어라는 블로그를 통해서 일종의 언론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저자신을 제대로된 언론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더욱더 깨져야합니다. 다만, 그 과정을 통해서 진정한 언론인이 되고자 노력하는 편이죠. 요 며칠전에도 저만의 생각을 블로그에 쓰다가 많은 분들에게 반감을 사고, 애정어린 댓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대해서 조금의 변명을 하자면, 블로그는 원래 자기 생각을 쓰는 공간입니다. 단지, 다음뷰라는 공신력있는 메타블로그 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기에 객관성도 갖추어야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저만이 가지고 있는 견해에 비추어 글을 쓰고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그에 대한 의견을 받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기자는 다릅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지만, 기사는 언제나 '사실'에 근거해야합니다. 이번 김혜수 기자회견장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과 마찬가지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부풀리거나 왜곡하는 건 기사는 아니죠. 아무리 인터뷰 당사자가 못마땅하더라도 그녀의 인터뷰 문장 자체를 왜곡하는 건, 사실 그대로 보도해야하는 기자로서의 의무를 저버리는 거죠.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 문맥,단어 선택이나 또는 기사 선별과정에서 기자의 견해가 들어갈 수 있다는 건 인정을 해야합니다.

그러나 최대한 누구에게나 보편타당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쓰는게 기사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주류 언론들은 그렇지가 못하죠. 매체의 성격에 따라 똑같은 내용이 다른 기사로 쓰이는게 작금의 한국 언론입니다. 그래서 오기만에서 '언론인의 자세'에 대한 토론 과정에서도 한국에서 한국 신문만 읽은 친구들은 기사에 은근슬쩍 자신의 견해를 넣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10여년동안 사진기자로 일하신 분은 이런 한국언론의 현실에 대해서 비판적이더군요. 기사는 어디까지나 사실만 알려줘야한다고. 독자들이 한쪽으로 치우처진 기사를 알아서 판단하게하는 건 언론의 자세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워낙 객관주의즘에 치우친 미국언론이다보니 그 나름대로 문제가 있긴 합니다. 실제로 미국 언론은 총기난사 사고를 다룰 때에도 그에 대한 어떠한 대책이나 보안방법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쪽입니다. 이럴 때에는 차라리 제대로 된 견해를 가진 언론이 독자들을 이끌어나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봅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 일부 언론들은 그동안 독자들에게 자신들의 생각만을 강요해왔습니다. 그들이 사실 자체를 왜곡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정말 알아야할 사실을 언론인이 아닌 개인의 입장을 고려하여 독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던 것뿐이고, 별거 아닌 일을 크게 부풀렸던 일밖에 없습니다. 덕분에 저도 지난 몇 년전까지 그들이 원하는 인간군상이 되어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직업언론인이라는 것 자체에 불신감이 팽배해졌는지도 모르구요. 물론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사명감을 가지고, 이 사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인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국민 70%이상이 신문보다 인터넷을 더 믿는다는 현실을 볼 때 신문을 위시한 직업 언론인이 다시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됩니다. 그도 그럴것이 자꾸 직업기자 못지않은 트위터, 블로그를 통한 1인 미디어 매체가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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