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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전망대

김탁구.서인숙이 만들어낸 비극의 전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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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악이 분명히 드러나고, 결국 선이 승리한다는 내용의 스토리는 결말이 뻔해요. 그래도 영웅 성공시대 드라마가 웃을 수 있는 건 그 과정에서 악역이 얼마나 영웅을 괴롭히느냐에 달려있죠. 그런 의미에서 제빵왕 김탁구의 악역들은 너무나도 훌륭하게 김탁구와 그의 편을 제대로 못살게 굴고, 시청자들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웃고있어요. 예전과는 다르게 악역들이 주인공보다 크게 인기를 얻는 세상이거든요.

그 악의 한 중심에 있는 서인숙 역을 맡은 전인화는 그동안 인현왕후 이미지가 너무나도 강하던 전형적인 한국 미인상이였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여인천하에서 문정왕후로 분하기 시작하던 시점부터 자신에게 줄곧 따라다디던 비극적인 한많은 여인상을 벗고 전형적인 악녀가 되었죠. 그러나 결국 자신의 발에 허무하게 당하게 되는 악인일 뿐이지만요.

결국 탁구를 사랑하던 유경마저 서인숙때문에 마준을 선택하게됩니다. 앞으로 그녀가 어떤 악녀가 될 것인지는 장담하지 못할 정도에요. 태생부터 악역이었던 서인숙과 한승재에 비해서 서서히 악마의 본성을 드러내는 사람이 더 무서운 건 이미 다크나이트에서 고담시의 정의를 외치다가 결국 조커에 의해 파멸된 하비 검사를 통해서 익히 알아왔거든요. 유경의 변신은 서인숙은 물론 자신을 사랑하지 않음을 알고있으면서도 자신의 어머니의 복수를 하라고 유경을 받아들인 구마준에게도 결국 큰 상처로 남을 것이고, 주인공 김탁구에게도 치명타를 안길 지도 몰라요. 서인숙은 물론 모두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는 무서운 여자 신유경이 나타났다는 건 이제 이야기의 시작일 뿐이라는 걸 알리는 셈이죠.

자신의 아들 마준이마저 태생부터 악인일 수 밖에 없는 처지로 만들어놓은 서인숙은 자신의 시어머니를 죽인 것에 모잘라, 조용히 물러나가려고했던 야심가 신유경의 숨겨진 본색마저 건드리고 이제는 자신의 남편 구일중까지 사라지게합니다. 남편 구일중이 실종되게한건 그동안 숱한 살인교사를 해오던 서인숙도 원치않았던 이야기였습니다. 신유경이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의 여자로 받아들이는 것또한 서인숙에게는 최악의 결과입니다. 이미 자신의 모든 것을 알게된 구일중을 제거하고 강적이었던 탁구를 물리치고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아들 구마준이 거성그룹을 물러받는 꿈을 이뤘지만, 자신을 향해 독기를 품은 신유경과 자신의 아버지와 사랑하던 여자마저 빼앗기고 더욱더 빵에 대해 애착을 가질 김탁구. 그리고 언젠가는 돌아올지도 모를 구일중이 들어있는 독이 든 성배를 마시게 되었습니다.

결국 서인숙은 자신이 자초한 부적절한 행동때문에 파멸할거고 시청자들은 그 과정을 즐기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결과가 뻔한 영웅 서사시가 고대 시대는 물론 21c에도 먹히는 것 같습니다. 상대작의 화려한 언플에도 불구하고 오늘 김탁구가 기다려지는 건 역시 앞으로 시작될 서인숙과 한승재의 화려한 몰락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그도 그럴것이 전인화,정성모 연기가 서인숙,한승재라는 최고의 악역 캐릭터를 창조한 동시에, 밋밋해 질 수 있는 극마저 살려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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