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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남격 이윤석의 눈물나고 부끄럽게하는 도배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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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석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저의 평소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부러운 이유는 저는 가지지 못한 연세대 학벌 때문이고, 안쓰러운 건 늘 언제나 몸이 안따라줘서 고생하는 부실 체력을 가지고 있으시기 때문이죠. 하다못해 그분은 공부라도 잘하셨고 끼도 있어서 인지도 높은 개그맨이 되시고 교수도 되셨지만, 이도저도 아닌 저는 체력마저 따라주지 않고 손재주마저 없어서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에 처해있지요.

공부는 그야말로 똑똑하거나 성실해야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윤석은 제가 재수시절 학원 선생님에게 듣기에 누님되시는 분도 우리나라 명문 여대를 졸업하셨기때문에 두뇌쪽에 타고난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이윤석은 성실하기까지도 합니다. 그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기는 개그맨이라고 손꼽을 수는 없지만, 참으로 성실하고 진지한 연예인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끔 자신의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분이, 극강 체력을 요하는 마라톤에 도전했을 때는 굳이 왜 저 사람이 저걸 해야하나라는 생각도 들곤 했지만, 늘 최상의 결과보다 최선의 과정을 추구하는 남자의 자격이기 때문에 이윤석의 10시간 마라톤 투혼은 남자의 자격을 명실상부 일요 예능 최강의 반열에 올려놓는 일등 공신이 되었구요.



이윤석 말에 의하면 대학교 입학 시험, 운전면허 시험, 심지어 대학원 시험까지 한번도 떨어져본 적이 없는 이 탄탄대로 엘리트는 아무리 어려운 도전을 요하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다고해도 마라톤 정도의 체력과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도배기능사에 도전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분이라 매사 꼼꼼함과 집중력을 요하는 도배와 잘 어울릴 듯도 하지만, 그의 체력이 문제였습니다. 심지어 도배 시험에 도전하는 도중 다리가 후들후들거려 자칫 사고로 이어질뻔한 아찔한 순간이 있었고 막판에는 서있는 것도 어려워보였습니다. 오죽하면 감독관이 연예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물 한잔을 건내줄 정도로 시험 도중 이윤석의 상황은 그야말로 보는 사람을 안타깝게 하였습니다. 특히나 막판에 체력이 안되서 비실비실거리는 모습이 늘 약을 달고 살아야하는 저와 저희 아버지를 연상시키도 하였구요.



게다가 이윤석은 오래전 교통사고로 팔을 다친 휴우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편의사항없이 시험을 치루기도 하였습니다. 원래 지난 시험에 합격을 할 수 있었으나, 아쉽게 손가락이 다쳐서 난생 처음으로 재수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구요. 저야 김성민처럼 많은 시험을 재수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재수로 합격을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아무리 공부와 전혀 다른 분야고 자신의 실력과 관계없는 갑작스런 사고 때문이라고해도, 늘 언제나 합격의 기쁨만 누리던 사람이 탈락의 고배를 맛본다는 건 그야말로 마음 추스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요.

하지만 이윤석은 다시 한번 도배에 도전을 합니다. 조금 쉬어도 괜찮겠다는 제작진들의 말에도 아랑곳않고 쓰러지더라도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도배를 마치고 쓰러지겠답니다. 그 한 장면만 보았을 뿐인데 평소에도 이윤석은 늘 언제나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타고난 공부머리를 가지고 있었으나, 나는 이건 꼭 하고 해야겠다는 그의 집중력과 결단력이 오늘날 이교수 캐릭터를 만들어 온 것이구요.



자격증이나 공부는 똑똑하거나 성실을 반증하는 문서 혹은 척도입니다. 특출나게 타고난 머리와 재능을 갖추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 잘난 사람들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재능이 타고났더라도 열심히 하지 않으면 도로묵이 되어버리구요. 제 주위 사촌들중에서는 워낙 머리가 타고나 남들만큼 공부를 하지 않은 것 같아보여도 명문대에 갈 수 있었지만, 반면 그 오빠들보다 아이큐와 순발력이 좋음에도 주위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오빠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명문대에 간 오빠들도 겉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노력을 안하는듯 보였을지도 모르겠으나, 그 오빠들 나름대로 몰래 숨어서 남모르게 공부를 하고 안하는 척 했다더군요.

반면 전 이윤석이나 그 오빠들보다 좋지 않은 머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언제나 저질 체력과 수학 머리가 없음을 핑계삼을면서 그렇게 열심히 살아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내 체력을 위안삼기도 하였구요. 그런데 남격에서 이윤석이 도배하면서 보여준 그 투혼을 보니 그동안 그가 살아왔던 노력의 반의 반도 한 것 같지 않은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더군요. 저는 그처럼 어떤 일을 하면서 다 끝내고 쓰러지겠다는 결의를 가져본 적도 없고, 늘 언제나 가볍게 살아왔거든요.



남자의 자격 자격증 편을 계기로, 수많은 시청자들이 남격 멤버들과 함께 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래서 땀이 서려있는 자랑스러운 문서 한 장 받으신 분이 점차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직업보다 바쁘고 매주 시청률로 살얼음판을 걸어야하는 연예 생활 틈틈이 도배와 pop,뜨개질,굴삭기 기술을 배우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그들은 한 번의 실패도 있었지만 자격증 취득에 성공을 하였습니다. 솔직히 가슴에 손 얹고 생각해보면 그분들보다 바쁘고 치열한 삶을 사는 것 같지는 않은데, 비록 지나친 경쟁,실적 위주 사회에는 반대하지만 저 스스로도 제가 하고 싶은 분야에서는 정말 치열하게 도전해야겠다는 각성이 생기더군요. 남자의 자격이 합창단 종영 이후 많이 무너졌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아직까지는 일요 예능 중에서는 시청자들에게 매주 주말마다 자신의 살아온 나태한 나날들을 반성하게하고, 아울려 나도 뭔가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 일으켜주는 명품 예능임은 틀림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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