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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제 예상대로 아들 문정호 정인재단 이사장에게 과도하게 집착했던 강여사님은 의사로서는 성공한 삶을 살았을지 몰라도 여자로서는 그닥 행복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들이 기어코 집에서 나갈려고 했을 때 강여사는 지난날 자신의 남편이 자신이 버리고 떠났다는 뼈아픈 과거를 언급하면서 아들은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설득했으나 아들 문정호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아들에게조차 버림받은 강여사는 약을 드셨고 아내 한지민에게 갈려던 문정호를 잡는데 성공한 것 같으나 아무래도 강여사의 온갖 방해공작에도 문정호와 한지민은 헤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강여사의 행동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강여사의 심기를 건드린건 며느리 한지민이였습니다. 강여사뿐만아니라 어떤 시어머니,심지어 남편조차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들을 이용했다는 생각이 들면 용서할 사람 거의 없을 겁니다. 게다가 그 복수상대는 손자사위에, 사위입니다. 즉 한 때 죽고 못살았던 사이가 장모님과 사위로 만났으니 이 얼마나 웃기지도 않은 삼류 코미디입니까. 특히나 체통과 가문을 중시하는 강여사에게 자신의 며느리가 손주사위와 그런저런 사이였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며느리를 받아들일 수 없겠죠.
그러나 강여사는 정도가 아주 심한 시어머니입니다. 단지 지민과 태영이 함께 있다는 모습을 보이기만해도 지민을 구박하기 시작하고, 심지어 지민의 뱃속에 있었던 아이마저도 태영의 아이라고 의심해 결국 그 아이를 유산시키고 맙니다. 비록 시어머니의 호된 구박에 마음고생 하고 있는 지민이지만 그래도 아이와 자신을 받아준 문정호를 생각해 꾹꾹 참던 지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 모자라서 이제는 한지민과 같은 수법으로 괴롭힌 후 불륜을 저지렀다고 모함하여 내쫓은 전 며느리 이세린에게 다시 문정호와 잘해보라고 훈수까지 둡니다.
이세린은 다른 남자와 놀아놨다는 죄목으로 집에서 쫓겨나고 심지어 아들에게조차 냉대를 받았지만 이혼 후에도 좋은 재혼자리마다하고 오로지 문정호의 재회만 바라던 순정녀였습니다. 인기 영화배우 출신답게 그 끼를 주체할 수 없고 치장하기 좋아하여 얌전히 시어머니,남편만을 모시길 바랐던 강여사의 눈밖에 났긴했지만 문정호를 생각하는 마음은 강여사 못지 않을 것입니다. 문정호와 재결합을 바랐지만 자신의 딸벌인 젊은 여자 그것도 자신과 친분이 있는 언니의 딸과 재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아는 언니 조윤희에게 투정도 부리고 가끔 문정호에게 심통을 부리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문정호가 자신이 아닌 한지민과 함께라도 그라도 행복하길 바랐던 여자였습니다.
하지만 워낙 감정이 풍부하고 여린 마음을 가진 이세린은 점점 추워지는 가을이 오자 쏟아지는 외로움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17년간 그렇게 살아오면서도 꾹꾹 참았습니다. 그렇게 참고 기다리던 남자가 자기곁에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을 잘 알면서도 좀 심히 여성적이긴 하지만 능력도 있고 착한 디자이너 권선생이 이세린에게 적극적으로 구애해도 혼자있기 너무나도 아까운 도도한 아름다움의 절정 이세린은 망부석처럼 그렇게 혼자 살아가겠답니다.
마침 한지민이 강여사에 의해서 아이가 잘못되고 이제 이세린에 대한 미움보다 한지민을 증오하는 마음이 더 커져버린 강여사때문에 다시 한번 문정호를 잡을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세린은 오히려 강여사에게 반격을 시도합니다. 당신이 그러면 그럴수록 사랑하는 아들 문정호만 더욱 힘들어진다고요. 이세린 말이 맞습니다. 문정호는 어머니 치마폭에 휩싸여 자기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였습니다. 훌륭한 어머니를 둔 덕분에 남한테 아쉬운 소리한 적 없이 남부럽지 않게 살아왔으나 정작 한지민 이전에 진정한 사랑을 만나본 적이 없을 정도로 병원경영 외에는 그야말로 철부지에 가까운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전 아내 이세린이 어머니에 의해서 억울하게 쫓겨나도 수수방관 바라볼 수 밖에 없었고 이제 50여년만에 만난 유일한 사랑 한지민마저 17년 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잃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제 문정호 역시 더이상 예전이 유유부단하고 오로지 어머니에게 얽매인 그런 남자가 아닙니다. 게다가 더욱 짠한 건 그렇게 문정호를 사랑하던 이세린이, 어머니가 지민을 쫓아내기 위해 자신까지 sos를 날렸다면서 지민에게는 자신처럼 상처주지 말라고 어머니를 버리라고 문정호를 충고하는 장면이였습니다. 그동안 이세린이 얼마나 문정호를 그리워했는지를 안타까운 마음에 지켜본 시청자로서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그를 놓아줄줄 아는 이세린의 눈망울이 참으로 슬피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멋진 여자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때 오래 전 유행어로 사랑해서 헤어진다는 말이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기 변명에 가까운 말로 들리기도하고, 솔직히 그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그 사람을 생각한다면 놔줄 수도 있어야합니다.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도 나를 사랑해야한다는 건 집착입니다. 이세린, 강여사 모두 진정으로 문정호를 사랑합니다. 이세린의 사랑이 강여사의 사랑보다 부족해서 문정호를 놔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세린은 내려놓음을 아는 것이고, 강여사는 여전히 자신의 아들을 못버리는 것 뿐입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이 모든 비극의 시초를 제공한 지민의 엄마 조윤희 역시 남편 한경산을 너무나도 사랑해서 결국 죄값을 치루는 것보다 더한 정신적 고통을 고스란히 받고 있습니다.
차라리 강여사가 아들을 사랑하는 만큼 이세린과 한지민을 사랑했다면 어땠을까요. 물론 이세린을 내쫓은 것도, 한지민의 아이를 유산시키고 구박하는 것도 다 문정호 이사장을 위하는 마음에서 어쩔 수 없이 자행한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애뜻한 사랑이 올가미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하긴 이제 돌아가면서 악행을 벌였던 이태영,한지민마저 당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의 불쌍한 피해자가 되어 동정심 유발하는 막장드라마에서 젠틀한 문정호가 망가지지 않으려면 이미 며느리 한 명 쫓아낸 전력이 있는 시어머니라도 악마가 되어야겠지요. 황금물고기 홈페이지에서는 그래도 소리소문도 없이 몰래 어려운 사람을 돕는데는 앞장서시는 따스한 분으로 소개된 강여사가 아무리 용서가 쉽지 않은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다고해도 왜 자신의 며느리들에게는 그렇게 도를 넘게 표독하게 구는지 이해는 되지 않지만 이성적 판단에 의해서 볼 수 없는 막장 드라마기에 그저 빨리 강여사님이 다른 막장 드라마 시어머니님들처럼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며느리와 알콩달콩 사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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