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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제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아 운동을 쉬는 틈을 타서 황금물고기를 보게되었습니다. 지난 주 태영이 일주일만 지민과 살고싶다는 장면을 보고 보지를 않았으니 한 며칠을 황금물고기와 등을 돌렸군요.
비록 아버지뻘과 딸뻘이 결혼을 하는 설정, 그리고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가 전 연인이 자신의 장모님이 되는 걸 방해하기 위한 갖은 술수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되는 장면이 다분했지만 그래도 요즘 일일극보다는 볼만하고 다들 설득력이 있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유일하게 기대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였던 황금물고기는 결국 마지막을 남겨두고 완전히 등을 돌리게 하였습니다. 지민의 전 시어머니 강여사가 올가미같은 행동으로 기어이 지민의 뱃속의 아이를 없애고 이혼까지 시켰을 때까지가 저의 인내심의 최대한 한계였습니다. 하지만 건장한 체력에 논산 훈련소 조교 시절 터미네이터라까지 불렸던 이태곤이 갑자기 췌장암으로 쓰려지는 순간 이 드라마에 학을 떼고 말았죠. 결국 작가의 역량이 남자 주인공 한명을 사지로 몰릴 수 밖에 없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걸 입증하는 셈이죠.
태영의 췌장암 말기는 그를 오랫동안 묵묵히 있어주었던 현진과 이별하게하고 지민과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태영과 지민의 죽음을 불사한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위해 태영은 졸지에 힘도 못쓰는 불치병 환자가 되었고 현진은 닭쫓던 개가 되어 다시 혼자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지민을 잊지못하면서도 어머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어지고 이제는 그 여자를 전 사위에게 멋지게 보내준 문정호는 전처 이세린과 다시 연결될 것 같지만 문현진은 사랑해서 보내준다는 쿨한 여자로 남아 부모님의 재결합이나 바라는 효녀가 되어 태영의 투병생활과 지민의 애처로운 병간호보다 더욱더 시청자들의 안타까움과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과연 이 드라마에서 문정호,문현진 부녀는 그야말로 태영과 지민의 아름다운 사랑의 결실을 위한 도구에 불과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이태영과 한지민이 다시 사랑을 나누게 된 이상 문정호와 문현진은 예전에 그들이 없었던 지극히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갔고 문정호는 이세린과 문현진은 이태영 못지않게 멋진 남자와 다시 결혼해 잘 살 겁니다. 아마 보통 사람들같으면 자신들의 관계에 이용당한것뿐이였다는 배신감에 치를 떨었을건데 이들 부녀는 그야말로 참으로 착하고 쿨한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문현진이 이태영을 놓지않으려고했는데, 이태영이 한지민을 찾는다고 결국 승복하고 깨끗이 자신의 자리를 한지민에게 내주게됩니다. 과연 문정호 부녀는 태영과 지민에게 어떤 사람들이였는지, 그저 두 사람의 사랑을 굳건하게 일조한 사람들 그 정도밖에 보여지지 않는군요.
며칠 전 이 드라마 남자주인공 이태곤의 열애설이 나오기 직전, 황금물고기의 마지막 촬영현장에서 해피엔딩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혹시나 이태영이 한지민의 극진한 보호 아래 다시 살아나서 이태영은 섬 보건소에서 수술하고 둘이 행복하게 산다는 걸로 결말이 날까 우려했는데, 다행히 그렇게까지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태영이 아픈 몸을 이끌고 구태어 의사로서 소명을 다 마친 후 어머니가 생전에 가장 좋아했던 장소에 올라가 잠시 잠을 청한다고 지민의 어깨에 기대더니, 갑자기 카메라 이동에 변화가 일어나더니 갑자기 황금물고기 4명의 주인공들이 생뚱맞게 해변가를 걷는 것을 보고 웬지 모를 불길한 예감이 들었는데 역시나 그렇게 마지막을 장식하면서,제작진 나름대로는 평범하게 죽이기는 싫고 나름 열린 결말이랍시고 머리를 쓴듯한데 그야말로 일일극 사상 가장 멍때리는 결말로 그동안 황금물고기를 시청해주셨던 시청자들의 성원에 끝까지 보답하시더군요.
평소 일일극을 좋아하진 않지만, 그래도 황금물고기는 참으로 많이 좋아했고 아꼈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지금같이 한 드라마에 이토록 심각한 배신감까지 든건 또 처음입니다. 제가 한낱 막장 일일 연속극 따위에 너무나도 많은 기대를 했는가 봅니다. 애초부터 일일극을 볼 때는 시간을 때운다는 기분으로만 별 생각없이 봐야겠습니다. 아니 이제 더이상 일일연속극이라는 걸 자체에 애정을 쏟고 싶지 않네요. 다시한번 저에게 일일연속극이 어떤 존재인지 제대로 확인사살 시켜준 황금물고기 제작진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네요.
사진들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했고 저작권은 mbc와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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