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 64화는 그저 화가 나더군요. 물론 중간중간 특별 출연한 윤종신과 장항준 감독의 허당액션 작렬에 헛웃음이 나오기는 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그저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바로 세경을 이유없이 트집잡고 그거가지고 자기를 무시한다는 엉뚱한 논리로 세경을 괴롭히는 보석때문이죠.
물론 보석이 왜 세경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를 못잡아먹어서 안달인 이유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건 보석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면 보편적으로 자기보다 잘난 사람에게 열등의식을 느끼고 자신의 라이벌을 괴롭히고 쫓아낼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저도 그렇구요.
보석은 본성이 악한 남자는 아닙니다. 그는 아내 현경에게는 자상한 남편이자 자식인 준혁과 해리에게는 한없이 좋은 아버지입니다. 단지 무능력하여 장인이자 회사 상사인 순재에게 만날 대놓고 무시를 받을 뿐이죠. 하지만 아내와 자식들도 보석을 좋아할지는 몰라도 그를 존경하는 마음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순재에게 한소리 듣는 보석을 아들인 준혁이 위로해주는 시트콤적(?)상황이 연출되기 때문이죠.
그렇기때문에 어디가서도 존경받지 못하고 최고 대접받지 못했던 보석은 그래도 식모로 들어온 세경에게만큼은 주인대접 받고 싶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고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으니, 보석은 당연히 그녀보다는 한수위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경이 명색한 두뇌를 가지고 있는지라, 보석은 세경에게마저도 번번히 참패를 당합니다. 게다가 세경은 순재로부터 보석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똑똑하다 소리까지 받았습니다. 그 후부터 세경을 그저 불쌍한 식모로만 생각했던 보석은 자신과는 다르게 머리가 잘 돌아가는 그녀에게 심한 피해의식을 가지게 됩니다. 그녀는 보석을 전혀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주인인 보석에게 진심으로 잘해줄려고 노력하고있는데, 보석은 그녀가 하는 뭐든지 다 그녀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결국 세경이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몰래카메라까지 설치하는 찌질함을 보여줍니다.
하필이면 카메라를 찍고 있을 때 지훈이 나타나서 보석의 의도가 잘 맞아 떨어지긴 했지만요.ㅡㅡ;
그러나 정도차이겠지만, 직장에서든지 학교에서든지 보석과 같은 상사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가령 보석을 회사에서 무능하다고 낙인찍힌 한 팀의 대리나 과장이라고 합시다. 그의 상사(순재)는 만날 보석을 꾸짖고 직장동료(현경)마저 그를 은근히 무시하곤 합니다. 보석보다 늦게 입사한 것때문에 그의 부하가 된 직원들(준혁,해리)도 그를 상사로서 떠받들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앞에서만 슬슬 비유를 맞출 뿐이죠.
그러다가 보석이네 부서에 비정규직 혹은 인턴(세경)이 들어옵니다. 그녀는 단순히 복사나 하고 정직원들 잔심부름이나 하는 업무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연히 보석의 상사 순재에게 능력을 인정받게 된 세경은 그 후 부터 여러가지 일을 맡게됩니다. 심지어 상사는 보석보다 인턴이 훨씬 일을 잘한다고합니다. 그 후부터 한참 고참으로서 체면이 깎인 창피함과 세경이 자신의 자리까지 위협할지도 모른다고 위기의식까지 느낀(?) 보석은 사사건건 그녀를 못괴롭혀서 안달입니다. 언제나 세경의 능력으로서는 역부족인 일을 주고, 또 무조건 세경보고 자신이 시키는 일에 복종할 것을 명합니다. 그의 상사와 직장동료 심지어 부하들까지 왜 그러나고 비정규직을 이해못할 정도로 괴롭히는 보석을 말리지만, 속수무책입니다. 하지만 세경은 너무나도 불안정한 상태의 비정규직이기때문에 보석의 억지에 고개를 숙여야하고 무조건 그의 명령에 따라야합니다. 왜나하면 보석에게 반항했을 시 그녀는 자신의 불안정한 일자리마저 잃게 되기때문이죠.
보석은 참 불쌍한 남자입니다. 50평생 내내 기한번 제대로 못피고 살고, 심지어 장인어른한테 식모 세경이 앞에서 "넌 머리가 없어"라는 개무시를 당하는 그이기때문에 그런 콤플렉스와 불만이 쌓여서, 결국 자신의 딸벌인 세경한테도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도 자신을 무시하고 있다는 피해의식까지 가지게 된 겁니다.
그렇기때문에 아무리 지붕킥 상 세경을 괴롭히는 보석이 미워도 그를 비난할 수 없는 이유가, 그가 대부분 사람들의 자화상이기때문입니다. 언제나 부모 혹은 선생님에게 제대로 칭찬한번 들어본 적이 없는 터라, 자신보다 조금 더 잘나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혹은 외모가 좋은 사람이 있으면, 그의 좋은 점을 본받아 더욱 발전하겠다는 생각보다도, 오히려 잘난 그를 이간질하거나 괴롭혀 결국 그를 자신의 조직에서 쫓아내게 만드는 우리네 사람들. 물론 인간의 질투가 만든 비극은 현대 대한민국에서 뿐만이 아니라 18c 오스트리아 궁정에서도 일어났지만요ㅡㅡ;;;
아무튼 보석이때문에 힘든 나날을 보낸 세경은 사랑마저도 힘들어보입니다. 백숙이 먹고 싶다는 보석의 억지주장때문에 닭을 사러 시장에 다녀오다가 커피집에서 나오는 지훈을 발견한 세경. 세경은 자신이 짜준 목도리를 하고있는 지훈을 계속 쳐다보다가 지훈이도 그녀를 보게 됩니다. 춥겠다고 세경을 따뜻하게 말걸어주는 지훈에게 목도리때문에 안춥다는 세경. 그리고 세경이 짜준 목도리를 만지면서 나도 이상하게 올겨울은 안춥다고 하는 지훈. 그 때 어찌나 므훗하던지. 지훈은 집까지 태워주겠다고하지만 그에게 누가 되기 싫은 세경은 그냥 가겠다고 합니다. 그 때 지훈은 자신이 들고있던 커피를 세경에게 주면서 마시라고 하면서 차를 타고 갑니다. 하지만 세경은 지나가던 오토바이때문에 지훈이 준 커피를 떨어트리고맙니다ㅠㅠ
그리고 보석이 세경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증거로 내세우기 위해서 찍은 카메라에 하필이면 지훈이 연신 나갔다 들어왔다 하는 터라, 보석에게 마음이 들킨 세경. 하지만 세경은 자신의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보석을 무시해왔다고 거짓말을 합니다.
아무튼 험난한 고행이 예상되는 세경과 지훈의 사랑. 하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건 지금 지훈이 세경에게 약간 마음이 있어보인다는 겁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요..
그나저나 김병욱 PD님. 만약 지훈과 세경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날시
너돌양의 분노의 하이킥을 기대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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