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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전망대

김희철 본질을 빗나가서 안타까운 노예부인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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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비라고하면, 작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추노의 등장인물들처럼 주인집에 기거하면서 시중을 드는 신분만을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외거노비라고하여, 주인의 집에 살지 않고, 따로 가정을 꾸리고 주인에게 얼마간 신공을 바치고, 재산을 축적하는 노비도 있었습니다. 어떤 외거 노비들은, 자신들의 노력 하에 상민보다 더 많은 재산을 축적하여 추노 언년이 오빠처럼 돈을 주고 노비라는 신분에 해방된 경우도 더러 있었습니다. 심지어 고려 시대 말에는 양인임에도 불구하고, 먹고 살기 위해서 스스로 권문세족의 노비가 되는 사람도 있었구요. 양천 신분제가 엄격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노비, 천민을 천대시하곤 했으나,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 권세있는 자들의 수탈이 극심해지면 차라리 노비로 있으면 더러워도 밥은 굶지 않고, 또 남의 땅이지만 농사를 짓고 주인에게 좀 많이 떼줘도 내 땅에서 농사짓고도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나 관리들에게 수탈당하는 것보다는 나은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노예라고 말하긴 뭐하지만 조선 후기들어서 상민의 신분에, 재산상으로 예속당하지는 않았으나, 소작농으로 자신의 땅이 아닌 남의 땅에서 농사짓고 상당수를 땅 주인에게 떼어주는 경우가 보편화되었죠.


하지만 비록 돈많고 힘있는 주인의 밑에서 어떤 상민들보다는 잘먹고 자신의 능력 하에 돈을 모아놨을 지 몰라도, 이들은 늘상 노비에서 해방되길 원했습니다. 아무리 기를 쓰고 열심히 일을 해도 결국은 자기네들은 주인의 뜻대로 목숨과 인생이 결정되어있는 재산일 뿐이였고, 천한 것들이였으니까요. 그래서 임진왜란 때는 왜군에 의해서가 아니라 노비들에 의해서 노비문서를 보관해두었던 장예원이 제일 먼저 불탄 이후 노비들의 도망이 가속화되어, 추노의 대길이 같은 '추노꾼'들이 활기를 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막을 수 없는 법. 결국 일부 공노비 해방을 시작으로, 이제는 도망간 노비를 쫓는 것보다 차라리 그들에게 세금을 더 받자 쪽으로 기울게 되었고, 1894년 갑오개혁이후 노비와 천민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단어가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분명 갑오개혁 이후 노비라는 신분은 없어진지 오래인데, 이상하게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선망한다는 연예계에서는 노예라는 말이 자주 들리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노예계약이 아니라, 불공정계약이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소속사에서 연습생 시절부터 많은 돈을 투자하여 한류스타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고려해도 심한 10년 이상의 계약, 그리고 너무나도 턱없는 소속사와 가수 간에 수익 분배 때문에, 그냥 쉬운 말로 노예계약, 노예가 통용화된 듯 합니다. 당연히 언론과 몇몇 대중들 사이에서 본의아니게 노예라고 들을 수 밖에 없는 연예인들은 그 단어를 싫어할 수도 있겠죠. 노예라는 말은 단순히 주인에게 얽매여서 자유를 잃은 삶을 사는 뜻 외에, 더럽고 천한 자들을 일컷는 말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 나이 또래들보다 더 많은 돈을 벌어, 부모님께 건물도 사주고, 좋은 차, 좋은 옷을 입는 김희철이 노예라는 말이 싫다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몇몇 사람들도 소속사 잘만나서 스타되서 보통 20대들은 상상도 못하는 거금을 만지는 그들이 뭐가 노예라고 반박을 하기도 합니다. 지금 88만원 세대들은 대학을 나오고도 노예만도 못한 비정규직을 전전하며 지극히 적은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데, 강남에 집사고 외제차에 호화롭게 사는 그들이 왜 자기 스스로를 피해자니, 노예라고 규정하나고 말입니다. 김희철 역시 sm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슈퍼주니어로 연예인 데뷔 이전, 혹독한 사회 체험을 해봤기 때문에, 그저 현재 자기의 삶이 너무나도 고마울 뿐이라고 합니다. 네, 비록 소속사에 불만도 많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스타로 만들고 남부럽지 않게 부를 이루게해준 회사이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능력이 좋아 회사에 100억을 벌어주고, 1억 이하를 가져간다면, 과연 그것이 지극히 합당한 계약 조건이고, 정당한 수익 배분인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소속사나 여전히 그 소속사의 잔류를 원하는 쪽들은 그래도 우리를 이만큼 키워준 분들이고 집사고 술 자유롭게 마시게 해줬으니, 노예가 아니라 고마운 분들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김희철처럼 회사에 불만이 많고, 회사가 잘되는 것은 아무 관심이 없고, 회사가 싫어 나간 친구들도 충분히 이해를 하나 슈퍼주니어와 멤버들 간의 의리를 위해서 재계약을 이행한 소속 연예인도 있을 겁니다. 한 때 제가 좋아했던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최강창민도 그런 입장이였고, 저 역시 jyj와 달리 그 소속사에 남고자하는 멤버들의 뜻을 충분히 존중합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최선일 수도 있고, 또 같은 대우를 받아도 서로의 만족도와 가치에 따라서 다르게 볼 수 있는 문제니까요.

그래서 sm 잔류를 선택하고, 정작 본인은 자신의 삶의 만족하고 있고 노예라는 말이 싫다는 김희철의 발언을 확대해석하면서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그에게 담지못할 악플을 남긴 한 트위터인이 큰 잘못을 저지렀지만, 김희철 또한 그의 소신을 밝히는 것은 좋고, 먼저 인격모독적인 소리를 듣긴 하였지만, 다소 과격한 발언들로 보일 소지가 다분했습니다. 분명 김희철은 누구들처럼 jyj나 한경을 겨냥해서 한 말은 아니였다고 봅니다. 누구보다 jyj의 재중과 친했고, 슈퍼주니어 멤버 중 가장 한경에게 잘해주었던 김희철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과는 단지 다른 길을 걸었을 뿐이고, 자기 스스로는 만족하고 살고, 노예라는 단어를 제일 싫어한다고하는데, 굳이 노예라고 부르는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하긴 조선 후기 자유를 원해 도망치는 노비들이 속출하는 가운데도, 여전히 주인 곁에서 평생 지내길 원하는 노비들도 있었는데 일반 서민들보다 더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옷도 입고 술도 자유롭게 마시러다닌다는 그들을 보고 노예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도 이상해보이기는 하네요.

그러나 대길이같은 도망 노비 쫓아다니는 추노꾼이 있는 시대도 아닌데, 회사에 많은 돈을 벌어주고, 계약조건이 불공정하다고 생각, 제발로 나가는 도중 발목 잡고, 이미 재판 1심에서 나간 쪽의 손을 들어줬는데 계속 활동 방해하는 것이 노예가 아니라면 과연 어떤 것이 노예인지 묻고 싶습니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지만, 회사를 위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돈을 벌었는데, 그 중의 일부도 많으니 그냥 묵묵히 회사가 시키는대로 아이돌로서 상품성이 떨어질 십여년 더 일해라가 과연 정당한 계약인가요? 그저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돈독이 올랐다고 매도하면서, 지금보다 더 누릴 수 있는 정당한 권리와 자유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노예근성이 아닐까 싶네요. 정작 김희철 스스로는 그동안 회사에 많은 불만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멤버들간의 의리를 생각해 재계약에 응했고, jyj와 한경을 겨냥한 말은 아니였다고하나, 동방신기 문제에 이어, 카라 해체 위기문제까지 생긴 마당에 큰 논란의 소지가 다분한 발언이였습니다. 평소 어떤 아이돌들보다 정치적으로 소신이 강한 김희철인터라,조선시대 주인에게 상당한 신공(몸값)만 내면 독자적으로 가정도 꾸릴 수 있고, 부모님에게 효도도 할 수 있고 집도 가질 수 있는 외거노비를 몰라서, 의도치않게 논란 한 가운데에 서있게 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래서 이번 그의 발언이 더욱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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