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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가수다' 열풍과 여전한 '1박2일' 건재로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sbs '일요일이 좋다'가 모처럼만에 활기를 찾은 느낌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번 세계선수권을 계기로 여러가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은메달에 머물렀지만 명실상부 세계 최고 피겨여왕의 위엄을 선보인 김연아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난생처음으로 본격 mc에 도전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얼마 전 있었던 키스앤크라이 첫 촬영에서 연예인들을 압도하는 자체발광 여신 미모와 그녀 특유의 우아한 피겨동작을 선보이면서 스태프들의 혼을 빼놓기 까지 하였다고 합니다.
솔직히 김연아를 좋아하는 팬으로서 김연아가 예능 출연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기대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일단 sbs '일요일이 좋다' '키스앤크라이' 측에서 요즘 서바이벌 오디션 열풍에 편승하여 최고 브랜드 '김연아' 이름을 팔아먹는 것이 아닐까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출전으로 녹초가 되었고 자신의 아이스쇼를 준비하는 과정 속에서도 '키스앤크라이' 첫 촬영에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임하는 등 프로그램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연아가 흔쾌히 '키스앤 크라이' 출연을 승낙한 이유는 단순히 돈과 개인적인 인기 그리고 은퇴 이후 연예계 진출 등 김연아를 물어뜯고 싶어서 안달난 분들이 생각하는 그런 이유만은 아니거든요.
sbs는 이번 키스앤크라이 촬영을 위해 일산 탄현 제작세트장의 일부를 피겨연습 전용 빙상장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비록 규격에 맞는 피겨연습장보다 1/3수준의 작은 크기이지만, '키스 앤 크라이' 출연진들이 연습하기에는 아무 지장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록 '키스 앤 크라이' 가 촬영하는 몇 달 간만이지만, '키스 앤 크라이' 촬영이 없을 때는 일반인들에게도 그 세트에 설치한 피겨연습 빙상장을 개방하겠다고 하더군요. 한 방송사가 하나의 프로그램을 위해 몇 달 간 세트를 빙상판으로 만들고, 피겨스케이팅 유망주들을 위해서 그 세트를 무료로 사용하게 한 건 유례없는 일인데요, 아마 김연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였나 싶습니다.
김연아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뒤를 잇고자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는 후배들을 위한 피겨연습장을 만들어달라고 늘 당국자에게 부탁해왔습니다. 본인만 쓰겠다는 것도 아니고, 후배들을 위한 일이였습니다. 그러나 말로는 피겨전용빙상장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하였던 분들은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김연아를 광고로 돈도 많이 벌었는데 국고로 자신이 연습하기 위한 피겨연습용 빙상장을 만들어달라고 떼쓰는 것 처럼 몰고 갔습니다. 마치 김연아 너가 번 돈으로 후배들을 위해 빙상장을 지어라와 같은 뉘앙스였습니다.
슬프게도 '키스앤 크라이' 제작진이 방송 촬영을 위해 자신들이 직접 촬영 세트용 빙상장을 만드는 것도 김연아와 함께 피겨 스케이팅을 연습할 공간마저 없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키스앤 크라이' 제작진과 sbs가 많은 이들이 연습하기에는 참 부족한 공간이지만 그나마 서울, 경기권에 사는 피겨스케이팅을 타고싶어하는 유망주와 일반인들을 위해서 몇 달 간만이라도 개방을 해야하는 판입니다. 아마 이마저도 김연아 측에서 '키스앤크라이'에 출연하는 대가로 방송국 측에 촬영 기간만이라도 연습할 공간을 개방해달라고 조건이 붙었는가 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선수생활을 계속 유지해나가겠다는 김연아가 한국, 미국을 오가는 바쁜 와중에서도 '키스앤크라이' 출연에 임한 건, 이 방송을 계기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의 즐거움을 알리고 좀 더 대중화시키겠다는 김연아의 속깊은 의도가 아닐까 싶네요. 김연아 덕분에 피겨스케이팅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또 피겨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사람은 아직까지 김연아 외에는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이마저도 참 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선수생활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사람이 그리고 2년 연속 2위밖에 못한 선수가 아직도 정신 못차리고 너무 딴 곳으로 한 눈을 파는 것 같다구요.
하지만 김연아는 지난 1일 세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밝혔듯이 이미 선수로서는 지난 해 모든 것을 다 이룬 피겨계의 전설입니다. 또한 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는 조그마한 소망을 밝히기도 하였습니다. '키스앤 크라이' 출연에 임한 것도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면서 선수생활을 유지하겠다는 김연아의 작은 외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김연아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발전을 위해서 혼자 모든 짐을 짊어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심지어 그녀의 조그마한 어깨에는 온 국민의 염원인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사명까지 걸려있습니다. 게다가 그녀는 올림픽 금메달과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압도적인 연기와 기술력으로 세계 최정상 선수라는 것이 확실히 증명되었지만 2년 연속 세계선수권에서 2등에 그친 2인자(?)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세계선수권 금메달과 소치올림픽 금메달보다도 동료선수들의 예의를 위해 그랑프리 선수권까지 참여해야합니다. 참으로 모든 것을 다 해내야하는 김연아는 하늘이 내려주신 원더우먼인가요?
게다가 이제는 대놓고 2년 연속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밖에 따지 못했던 이유가 예전만큼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열정이 부족해졌고, 그래서 관중들과 심사위원의 마음을 흔드는 절실함과 혼을 담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분도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작년처럼 피겨스케이팅 정규리그인 그랑프리에 출전하지 않는 것은 김연아가 아직 더 땀을 흘릴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거기에다가 최선을 다해 정규리그에 임하는 동료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는 말까지 남기셨더군요. 한마디로 이제 정상에서 내려왔으니 또 다른 정상에 올라가기 위해 예전 금메달을 향해 죽자사자 연습했던 시절보다 더 노력하라는 충고아닌 충고였습니다.
더욱 웃긴 것은 계속 예전만큼 더 땀을 흘리고 그랑프리 포함 정규리그 시즌에 모두 참여하라고 강요를 하는 분이 끝에는 김연아가 팬들이 원하는 것은 의무감때문에 어쩔 수 없이 김연아가 스케이트를 타는 것이 아니라면서 본인 스스로 행복해하고 그 즐거움과 열정을 보는 사람에게도 전달해줄 수 있는 '행복한 피겨여왕'이라고 마무리 지었더군요.계속 김연아가 예전만큼 열정이 부족해서 2위밖에 하지 못했다고 훈계하시던 분이 도대체 팬들의 의무감때문에 선수로서 이룰 목표가 없는데도 계속 이어나가는 것이라면 그만 두고 즐겁게 스케이트를 타라는 건지, 아니면 오로지 피겨스케이팅 연습에만 전념하라는 건지 도통 의도를 알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연아 팬들은 몇몇 분들이 원하는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열정과 동료들에 대한 예의 때문에 굳이 나가기 싫어하는 '그랑프리'까지 출전까지 고민해야하는 김연아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리고 김연아 뿐만 아니라 그랑프리에 출전을 하지 않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도 더러 있는데 왜 김연아만 그랑프리를 출전하지 않는 것이 동료선수들을 위한 예의가 아니라고 비난받는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김연아가 예전만큼 피겨스케이팅 연습에 흘리는 땀의 양이 적다고 하는데, 이번 세계선수권 연습에서도 보았지만, 어느 출전 선수들보다 압도적인 연습기간으로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실력뿐만 아니라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열정도 김연아를 따라갈 선수는 아무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발목부상 중에서도 몇 번의 실수를 빼면 타 선수들보다 우월한 기량으로 변함없는 스케이트 실력을 발휘했던 김연아입니다.
하지만 몇몇 분들은 이제 김연아도 2년 연속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더이상 최고의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아니고, 예전만큼 절실함과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녀에게 채찍질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연아는 여전히 전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 중에서 타고난 재능과 엄청난 훈련으로 최절정으로 물오른 예술의 경지로 많은 이들을 감동시켰습니다. 단지 제사보다 젯밥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바란 금이 아니라 은이였기 때문에 예전만큼 김연아의 연기에 대한 감동이 떨어진 것이겠죠. 도대체 김연아는 예전만큼 평범한 사춘기 소녀의 일상을 모두 포기할만큼 오로지 한눈 안팔고 피겨스케이팅 연습만 해야지 그제서야 그녀의 땀과 열정이 인정받는 것인가요?
김연아는 이미 자신이 목표로 하였던 모든 것을 다 이룬 전설입니다. 이제 선수로서 모든 것을 다 이룬 그녀가 자신의 챔피언 등극에도 여전히 열악하기 짝이없는 피겨스케이팅을 위해서 심란한 마음을 애써 추스리면서 발목 부상 와중에도 다시 스케이트 신발을 타는 것이 아닐까 마음이 아파옵니다.
이제 수많은 팬들이 그녀에게서 보고 싶은 것은 그녀가 예전처럼 절박하게 스케이팅에 임하며 모든 세계 피겨대회에서 출전하여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아니라 점수에 상관없이 피겨 여왕 김연아 스스로가 즐기는 피겨스케이팅입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유독 김연아에게만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 그녀 스스로의 즐거움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도대체 석연치 않은 심판 속과 그동안 있었던 숱한 마음 고생과 압박에도 슬기롭게 극복하여 최상의 연기를 선보이면서 실질적 1위로 다시 우뚝서며 많은 피겨팬들을 감동시키면 됬지, 거기서 김연아가 얼마나 더 피터지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어야할까요? 이미 원하는 목표를 다 이루고도 나라와 자신의 또다른 목표를 위해서 자신과의 싸움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그 와중에 작은 일탈을 꿈꾸기만해도 예전만큼 열정적이지 않다고 비난받는 상황이 딱할 뿐입니다. 이제 김연아를 그냥 김연아가 하고 싶은대로 지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녀는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었고, 앞으로도 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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