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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김어준 정확하게 불러 나는가수다에서 제일 위험하다는 김연우에 대한 아쉬운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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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가슴에 손을 얹고 고백하자면, '나는가수다'에 김연우가 나온다는 소문을 듣기 이전에 저에게 김연우라는 이름은 참 생소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김연우가 제가 너무나도 좋아했고, 또 꾸준히 잘듣고 있는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불렀던 객원가수였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혹시 김연우 이름을 들었을 때, 예전에 토이 노래 부른 객원가수 아니였나 얼핏 스쳐지나가기도 하였는데, 그 가수의 목소리는 좋아해도 정작 그 노래를 부른 가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김연우에게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비록 대중적으로는 인지도가 부족한 편이지만, 이미 그는 음반 발매 이래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밀리언 셀러급 노래로 잘 알려진 가수입니다. 실제로 지난 '나는가수다' 의 경연에서 김연우가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불렀을 때 많은 청중단들이 그 노래를 따라 부를 정도로 90년대 음악을 좀 듣던 20대 후반~30대들 중에서 그 노래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노래가 김연우라는 이름이 아니라 유희열의 토이 이름으로 나왔던지라 노래는 대성공을 거두었지만 상대적으로 김연우는 토이의 객원가수로만 알려졌을 뿐이였습니다. 

김연우가 '나는가수다'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그의 노래를 접하고 팬이 된 사람들이나 가요계 관계자들에게는 '연우신'이라고 불리면서 최고 실력파 가수로 명성을 날리던 그였지만, 사실 그가 김연우라는 이름이 아닌 '토이' 객원가수로 참여한 노래 외에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는 점이 불안요소로 다가왔습니다.  실제로 저는 이번주 '나는가수다'를 보면서 김연우가 7위를 할까봐 계속 조바심을 내면서 보았습니다. 역시나 예상대로 김연우가 노래 끝나고 개그맨 매니저들끼리 중간 평가 때 김연우에 대한 점수는 후하지 않았습니다. 노래의 정석답게 굉장히 잘 부르나 감정 표현이 느껴지지 않는다. 연기력이 부족하다. 그리고 노래를 너무 편안하게 부른다가 김연우 노래에 대한 주된 평가였죠. 다행히 김연우는 한달 전 경연에서 1위를 하였지만, 지지리도 잘 알려져 있지 않고, 김연우와 마찬가지로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애절한 감정표현이 더 돋보이지 않았던 무리수를 둔 김범수 덕분에 꼴찌가 아닌 6위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김연우는 여전히 불안합니다. 

 


흔히 김연우를 보고 '립씽커'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는 라이브나 씨디나 똑같은 양질의 음악을 제공합니다. 게다가 그는 늘 꼿꼿하게 가만히 노래만 부릅니다. 게다가 어떠한 표정 변화도 보이지 않습니다. '여전히 아름다운지' 가사 속 남자처럼 목소리나 표정도 참 담담합니다. 클라이맥스 부분에 고음이 올라가도 인상 한번 쓰지 않고 무난하게 소화합니다. 그래서 노래를 너무 편안하게 부르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최근 윤도현의 2시 데이트에 출연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의 말처럼 다른 출연 가수들은 온몸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는데 김연우만 혼자 꼿꼿하고 음정, 박자 딱딱 맞춰 정확하게 부르니 노래 뒤의 김연우의 인생이 보이지 않음은 물론 가사 한 마디 한 마디를 가슴으로 부르지 않고, 가수로서 열정이 덜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김연우가 편하게 노래를 부르기 까지 얼마나 많은 연습과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은 제대로 간과한 모양입니다. 실제 김연우는 지금도 하루의 많은 시간을 노래하는 독종입니다. 비록 무대에서만 편하게 느껴질 뿐이지 그가 그 반열에 올라가기까지는 편하지 않은 오랜 각고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또한 임재범의 말처럼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는데 애써 감정을 자제를 하는 것 뿐입니다. 실제 대한민국 남자 가수 중에서 김연우만큼 듣기만 해도 상당한 고음을 매끄럽고 그러면서도 귀가 거스리지 않을 정도로 아름답게 소화해내는 가수는 드물 것입니다. 그게 바로 김연우의 진가고,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가 발매당시 폭발적인 인기는 얻지 못해도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오랫동안 명곡으로 사랑받는 이유입니다.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는 사랑하는 여자와 이별 이후 가슴이 아프지만, 과거 아름다운 추억을 상기하면서 애써 꾹꾹 참으며 그 여자가 다른 남자와 행복하게 잘 살게 바라고 난 괜찮다고 애써 위안하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담은 노래입니다. 단지 난 예전만큼 웃지않고 좀 야웠을 뿐이라면서 너는 나의 모자람을 채워줄 다른 남자와 정말 행복하라는 가사가 서정적인 멜로디에 김연우 특유의 감정 억제 미성 보이스가 더욱더 이별의 아픔을 안으로 삮일 수 밖에 없는 한 남자의 슬픔이 들으면 들을 수록 구구절절 다가오는 명곡이구요.

 가수라는 직업은 단지 자신이 얼마큼 노래를 잘하고 자신의 가창력을 뽐내는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노래에 맞게 적절한 감정 조절로서 듣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하는게 가수의 본연 임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에 가사 자체가 자신의 아픔을 애써 담담하게 읊는 이 노래가 감정을 억제하는 김연우의 미성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과연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회자되는 꾸준한 사랑을 받았을련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가사와는 다른 과잉 감정 표현에 이질감이느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비록 김어준을 비롯한 어떤 분에게는 김연우의 노래에는 전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저한테만큼은 김연우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들을 때마다 눈물이 나고 플레이 횟수를 늘려갈 수록 애써 이별을 덤덤히 받아들이는 한 남자의 비애에 감정몰입에 되어서 더 깊이있는 감동이 느껴집니다. 아마 제 스스로가 냉정한 척은 하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한 남자를 그리워하면서 아파하는 스타일이라서 아무런 인생과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노래에 제 인생의 곡절을 감정이입하면서 혼자 눈물을 흘리는 과민반응을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노래에 맞게 애써 감정을 억제하고자 절제하는 김연우에게는 혼신의 힘을 다해 차오르는 아픔을 애써 참으면서 자신의 이별을 담담하게 노래하는 한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김연우는 다만 담담하게 자신의 슬픈 감정을 애써 억제하지만 그 감정을 삭여가면 갈 수록 까마득이 타들어가는 한 남자의 가슴아픈 사랑을 가사와 노래에 맞게 적절하게 감정 표현을 한 것 뿐입니다. 



오히려 담담한 노래에 자신의 가창력과 호소력을 뽐내기 위해 필을 내고 더욱 처절하게 부르는 것보다 노래에 맞게 스스로 감정을 자제할 줄 아는 김연우의 진정한 감정 호소 조절 능력이 대단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이러다가 폭넓은 다양한 노래를 선보이고자 기획한 나는가수다가 대중들에게 노래의 참된 의미을 느끼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장르, 노래의 본래 의미해석을 불문하고 누가 더 처절하고 폭발적으로 부르는 가에만 초점이 더더욱 맞춰져 한 때 소울 몰이가 반짝 인기를 끌던 시절처럼 식상함을 부르지 않을까 우려까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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