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예계전망대

배우를 넘어서 진정한 지성인 김여진에 대한 삐딱한 시선들

반응형




우리 역사의 최악의 비극을 꼽자면 아마도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이 아닐련지요. 그 당시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사는 국민들은 현재 몇몇 사람들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의 소행'인줄만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방송에서는커녕, 어느 누구도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전두환이 구국의 영웅이고, 박정희를 이은 한국식 민주주의에 걸맞는 지도자라고 굳게 믿고 있었던 대다수 '선량한' 한국 국민들은 몇 십년 뒤 북한의 소행이라고만 알고있었던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그 일에 전두환과 노태우가 관련되어있다는 말을 듣고 경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민주화 운동 자체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보수이든, 아님 진보적 성향에 관계없이 어찌되었든 그들이 1980년 5.18일에 단지 자신의 뜻과 어긋난다는 이유로 광주 시민들의 생명을 무자비로 짓밟은 악행을 '한국식 민주주의'를 구축한다는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싶습니다. 


지금에야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있었던 일이 제대로 평가받고, 희생되신 분들의 유가족은 공무원 시험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유공자가 되었지만, 여전히 광주는 31년 전 그날로 인해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아무리 제대로 묘역을 만들고 매년 5.18일마다 희생되신 분들을 위해 기념식을 열고, 백날 한국 민주화를 위한 거룩한 희생이라고 치하를 해보아도, 억울하게 '빨갱이'로까지 몰리면서 아무도 모르게 이 세상을 떠나야했던 그 분들의 치떨린 한을 모두 위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분들을 강제로 땅 속으로 잠재우게했던 사람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보석으로 풀려나와, 게다가 자신의 재산은 29만원밖에 없다는데, 정작 자신의 팔순잔치는 차기 한류 스타로 각광받고 있는 김현중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억지로 참석할 정도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다시 31년 전 그 마인드로 돌아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은 여전히 북한의 소행이였다고 주장하는 자칭 보수 세력이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난날 역사의 과오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마당에 기념하게된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그 당시 희생되신 분들에게 너무나도 죄스러울 정도로 심란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전두환이 서민 경제는 잘 살렸고, 난 그 때 제일 잘 살았다면서 전두환이 다시 대통령에 나오면 찍어주겠다고하는 제 지인같은 분들도 가끔 보이긴 하지만, 전두환에 대한 평가는 평소 북한을 적대시하고 다소 보수성향을 가지고 있고, 나름 전두환의 대통령 시절 업적에 대해서 좋게 평가하는 국민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시킨 그 일은 국민으로서 지성인으로서 충분히 언급할 수 있는 일입니다. 왜나 그건 배우 김여진의 말대로 1980년 5월 18일 이후부터 한시로도 자유로울 수 없는 학살자니까요. 

웬만하면 연예인들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자신의 사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는 것이 예의인 이 사회에서 주저없이 전두환을 보고 학살자라고 한 배우 김여진의 행동에 더이상 충격적이고 신선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녀는 이미 배우를 넘어서 이 시대 젊은이들이 가장 주목하는 진정한 지성인의 양심이니까요. 어떤 분들에게는 앞으로 정치인으로 활동하기 위한 초석에 자신의 지적인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쇼라고 폄하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너무나도 나댄다는' 김여진에 대한 삐딱한 시선과는 달리 김여진을 보는 시선은 대부분 우호적입니다. 심지어 지난 백분토론에서는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평론가, 지식인들을 제치고 토론의 달인 진중권이 인정할 정도로 현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서 요목조목 집어 눈길을 끌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여진이 배우로서 자신의 본업을 게을리하고, 오지랖넓게 자꾸만 사회문제를 지적질하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그녀는 이미 여배우로서 그녀가 맡은 역할에 관객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현실성있고도 날카로운 연기로 인정받아온 사람입니다. 그리고 '이대 나온 여자' 이지만 누구들과 달리 학벌로만 승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화여대'라는 학벌이 묻힐 정도로 훌륭한 연기로 진정한 공감대를 자아내기도 했구요. 그리고 백분토론에서 숨겨왔던 지성인의 면모를 보여주면서도, 최근 mbc 주말극 '내 마음이 들리니'에서는 짧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장애우의 역할로 단순히 말잘하는 배우가 아니라 연기로서 대중들에게 큰 인상을 남기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배우 김여진을 더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보수, 진보 무조건 이분법적으로 설명하기 좋아하면서 자기와는 반대의 성향은 무조건 비난하기 바쁜 형국으로서 단지 '진보적' 입장에 가까운 행동을 많이 보여준다는 이유로 이미 자꾸 그 쪽 이미지로 굳혀버린 김여진의 상황이 유감스러울 때도 있습니다. 그녀의 행동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그녀는 자기가 보여준 행동과 반대의 입장의 사람들에게 그녀가 앞으로 펼칠 연기생활마저 그녀의 성향으로 평가받는 일종의 시련을 겪게될 것입니다. 역시나 그녀는 여배우이기 이전에 제대로 대학교육까지 마친 지성인의 일환으로서 자기 나름대로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을 평가했을 뿐인데 많은 네티즌들의 지지와는 달리, 여전히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김여진을 못마땅하게 보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김여진은 앞으로 누구들과 달리 정반대로 전향하지 않는한, 진정한 빨갱이, 배우라고 하는데 연기보다 입으로 승부하는 연기자로 낙인찍히겠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김여진은 그녀와 마찬가지로 배운 사람들이라고 하는데 자신의 주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취업난과 번듯한 고시텔, 원룸 얻을 돈이 없어 반지하 셋방에서 계속 웅크리고 살 수 밖에 없는 대학생,젊은이들을 대신하여 좀 더 얼굴리 알려진 유명한 사람으로서 그들의 힘든 입장을 대변하고 있을 뿐입니다. 김여진이 맡은 역할은 어느 누군가는 총대를 멜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악역입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1980년 5월 18일의 광주시민들, 그리고 1987년 6월 그 때 거리에 나섰던 선배들과는 달리 그 '악역'을 맡으려고 하는 젊은 친구들을 보는 것은 바늘 구멍에 실찾는 것보다 더 어렵습니다. 분명 대학 등록금으로 허덕이고 있는 것은 김여진이 아니라 보통 평범한 집안에서 자란 대다수의 대학생인데, 한 때 공약이기도 하였던 반값등록금을 자신있게 주장하는 무리는 김여진과 정작 또래 대학생들은 관심도 안가지는 일부 대학생들뿐이네요. 

너무나도 당연한 말, 지성인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을 당당히 한 것 뿐인데 여전히 뒤에서 숨어서 김여진과 같은 사람들이 원하는 직장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해서 상처받은 우리들을 위했으면 좋겠다는 이기심에 사로잡힌 유형 중의 하나로서 괜스레 김여진의 앞으로의 안위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배우 이전에 누군가를 대신하여 할 말을 꼭 하면서 그렇지 못한 소외된 자들을 진정으로 어루만질 수 있는 김여진같은 진정한 지성인이 있기에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이란 단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소신있는 행동하는 양심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