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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전망대

버라이어티 틈새시장 개척하는 일밤 김영희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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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너무나도 메마르다. 가뜩이나 웃을 일도 없는데, TV에서는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하는 오락프로그램들뿐이다. 그나마 무한도전과 1박2일은 재미있기는하다. 가끔 감동도 준다. 무한도전은 공익성까지 약간 가미되어있다. 하지만 가끔 예전에 MBC에서 했던 '이경규가 간다'에서 정지선 잘 지키는 사람 냉장고 주는 거랑, 느낌표,칭찬합시다같은 예능이 그리울 때도 있었다. 요즘은 그렇게 일부로 눈물샘자극하는 소재는 예능에서 안먹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말이다.

어떤 이들은 김영희 PD 아니 오히려 쌀집아저씨라고 잘 알려진 이 노장PD(?)를 현대 예능 콘셉을 잘 못읽는다고 폄하하기까지한다. 무한도전이나 1박2일, 남자의 자격,패밀리가 떴다 등 요즘 주말 버라이어티를 보면 전부다 리얼이다. 자연스럽게 웃음을 유발하고 거기서 감동을 자아낸다. 무한도전에서 시작된 리얼 버라이어티는 이제 모든 예능의 핵심이다. 그래서 김영희 PD도 나름 리얼 버라이어티를 준비했다. 산에서 멧돼지 잡기로.ㅡㅡ;

하지만 오히려 방영 전부터 멧돼지 지못미해서 반대 의견이 많았던 '헌터스'의 반응은 그저 그렇다. 그냥 멧돼지 인가 없는 곳으로 쫓아내고, 아직은 리얼 버라이어티에 적응하지 못한 메인 MC 이휘재도 조금 아쉬어보이고, 필자가 보기 에는 취지는 참 좋으나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히려 어디서 많이 차용한 듯한 구닥다리(?) 컨셉의 코너들이 주목을 받는다. 시청률은 아직 고정 마니아들이 있는 경쟁방송사 해피선데이때문에 안습이긴하지만, 입소문이 너무 좋다. 평소 주말 오락은 무한도전 어쩌다 한번 보는 필자도 만족시켰으니 말이다. 



굳이 무한도전, 1박 2일이 요즘 유행하는 버라이어티라고 그 프로그램을 따라하면 그건 표절일 뿐이다. 21C에는 창조의 시대다. 굳이 새로운 걸 창조하지 않아도 그걸 다르게 변형을 하면 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아닌가. 무한도전이 다른 리얼 버라이어티보다 특별한 건 그동안 없었던 예능의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고, 처음에 무도 따라한다고 비판도 많았던 1박2일이 무도와 차별화를 이룬 것도 단순히 1박2일 여행가는 거에서 벗어나 6명의 다양한 캐릭터의 남자들이 모든 이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특별 활동을 벌인 것 때문이고, 곧 있으면 묻혀질 거 같았던 남자의 자격이 무도나 1박2일 팬덤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해왔던 것이 연기나 개그, 음악밖에 없었던 7명의 연예인들이 보통 남자들의 일상을 체험한다는 거에서 보통 사람들인 대다수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은 이제 리얼버라이어티라고 보지 않는다. 아니 이제 무도나 1박2일, 남자의 자격, 패떳이외에는 리얼이름만 들려도 질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무리 요즘 대세라는 여자 아이돌들이 우르르 농촌에서 리얼을 한다고 해도 챙겨보지 않는다. 그들은 이제 다른 형태의 오락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야외가 아닌 실내 안에서 입담과시하는 세바퀴나 강심장이 인기를 끄는 것도 그런 이유이다.



현재 일밤의 '우리 아버지'가 나름 호평을 받는 것도 우리들의 아버지들의 진솔한 모습을 담았기 때문에(하지만 다들 너무나도 특별한 사연이라 가끔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럴지도 모른다. 다 대한민국 중장년층들은 대부분 자기 자식들의 아버지아닌가? 일밤의 '우리 아버지' '단비'는 전혀 새롭게 창조된 코너가 아니다. 오늘 단비에서 보여줬던 건 KBS의 장수프로그램 '사랑의 리퀘스트'나 가끔 특집으로 하는 어려운 사람돕기에서 많이 본 장면들이다. 하지만 칭찬합시다, 느낌표를 통해 그런 프로그램에는 이제 도가 튼 쌀집아저씨이기 때문에 조금 더 색다르게 좀 더 감동적으로 눈물 펑펑 흘리면서 보게 할 수 있을 뿐이다.



어떻게 보면 김영희PD는 도무지 요즘 예능의 코드를 못읽는 한물간 연출자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90년대말 00년대 초식의 공익 예능만을 고집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 아버지'도 나름 리얼 버라이어티다. 진행자들이 직접 시장을 돌면서 예고도 없이 술마시고 있는 아버지들 붙잡고 아버님만의 남다른 사연을 터놓고 이야기하라고 하니 이것보다 더 리얼이 어디있는가?



필자가 봤을 때 김영희 PD는 현재 예능 코드를 못읽는 PD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리얼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리얼도 아닌 버라이어티들의 홍수 속에서 '진짜 리얼 버라이어티는 이런 것이다'라고 자신있게 들고 나오는 관록의 PD이다.
그리고 그는 앞서 말한 거처럼 느낌표,칭찬합시다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틈새시장도 개척할 줄 아는 선구자이다. 그러면서 그는 현실을 외면하고자 하는 가혹한(?) 시청자들에게 외친다. 지금 우리 주위에는 너무나도 어려운 분들이 많아요. 이런분들을 외면하고 우리가 웃고만 있을 수 있나요? 우리 모두 우리 주위를 한번 돌아보아요~ 이렇게 말이다.
그래서 김영희 PD는 어느 PD보다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이래서 MBC 대표 PD이다 전 PD를 대표하는 직책도 맡았구나. 아무튼 김영희 PD만의 차별화된 리얼 버라이어티 일밤이 나날히 기대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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